(서울=뉴스1) 김명섭 기자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020 영입인사 환영식에서 윤봉길 의사의 장손녀이자 첫 여성 독립기념관장인 윤주경씨에게 환영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0.2.7/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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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서울 용산이요? 강남이나 마찬가지 아닌가요?"
한 자유한국당 공천관리위원(공관위원)은 황교안 대표의 출마 거론지역을 묻자 이같이 반문했다. 서울 양천구를 언급하자 역시 "양천이 무슨 험지냐"라는 답이 돌아왔다.
과거 선거결과를 보면 맞는 말이다. 용산구(진영 의원)나 양천구갑(황희 의원)은 모두 현역이 더불어민주당 소속이지만 원래 한국당 강세지역이다.
용산은 17~19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새누리당 소속으로 내리 3선을 한 진영 의원이 '친박(친박근혜) 공천' 파문 탓에 20대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으로 옮겼을 뿐이다. 양천구갑도 17~19대 총선에서 모두 한나라당, 새누리당 후보들이 이겼다.
두 지역 모두 제18대 대선에서도 박근혜 전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보다 더 많은 표를 얻었다.
당 안팎에서 "될 만한 곳을 고른다"는 말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달 3일 황 대표의 수도권 험지 출마 선언 이후 '종로 출마 선언'이 계속 안 나오자 추측만 무성하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출사표를 던진 서울 종로구가 아닌 다른 지역에 출마하는 건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게 그동안 당내 기류였다. 공관위의 분위기도 이와 다르지 않다.
황 대표의 또 다른 선택지는 비례대표와 불출마다. 일단 비례대표 후보는 "절대 안 된다"는 공관위원들의 인식이 강하다.
공관위 한 핵심관계자는 "비례대표로 가는 일은 결코 없다"고 밝혔다. 또 다른 공관위원도 "비례대표로 가려면 당 대표가 탈당을 해서 미래한국당으로 당적을 옮겨야 하는데 우스워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불출마는 지난해부터 꾸준히 제기됐던 카드였다. 중도·보수통합 과정에서 모든 것을 내려놓고 헌신하는 모양새다. 기득권을 버리면서 대권을 향해 더 가까이 가는 전략이다.
한 공관위원은 "황 대표가 결단을 내리지 못하면서 이제와 뒤늦게 종로 출마를 선언하느니 차라리 불출마 선언을 하는 것이 더 나은 전략이라는 분위기가 급격히 확산됐다"고 말했다.
황 대표를 포함한 대표급 인사들의 출마지역을 한번에 결론 내겠다고 밝혀온 공관위가 7일 회의를 10일로 미뤘다. 황 대표의 출마지역이 정해지지 않으면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 홍준표 전 대표, 김태호 전 경남지사 등 다른 주자들의 출마지역도 확정할 수 없다.
결국 공관위가 황 대표를 향해 종로 출마냐 불출마냐 결단을 내리라는 압박을 하고 있는 셈이다.
황 대표의 입장은 여전히 모호하다. 황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인재 영입식 직후 기자들과 만나 "공관위는 공관위원 역할이 있어 충분한 논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저는 저대로 한국당의 이번 총선 대승을 위해서 할 수 있는 역할들을 찾고 있다. 반드시 필요한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내 총선 행보는 내가 판단한다"는 기존 입장의 연장선으로 읽힌다.
'불출마도 선택지가 되느냐'는 직설적 질문에는 "대한민국을 살려야 하는 것이 지금의 시대적 정신이다. 어떤 방법으로든지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고 총선에서 승리함으로써 대한민국을 살려내야 한다"며 "시대 정신에 어긋나지 않도록 그렇게 하겠다"고 모든 가능성을 열어뒀다.
황 대표가 시대 정신에 맞는 판단을 어떻게 내릴지 정치권의 시선이 쏠렸다. 시간은 많지 않다.
박종진 기자 free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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