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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2 (일)

이슈 [연재] 아시아경제 '과학을읽다'

[과학을읽다]오랜만에 운동하면 근육통 생기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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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맘먹고 시작한 운동 고작 하루만에 멈추게 하는 근육통의 원인은 무엇일까요?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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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겨울이 끝을 향해 나아가면서 겨우내 불어난 몸집 때문에 운동을 시작하는 분들이 하나둘 늘고 있습니다. 그런데 큰 맘 먹고 피트니스센터에 출근한 첫날 아주 열심히 운동했지만, 둘째 날은 운동을 거의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바로 근육통 때문입니다.


첫날 열심히 운동한 시간과 근육통의 양은 비례합니다. 열심히 움직인 시간이 많을수록 고통은 더 커진다는 말입니다. 조금만 움직여도 처절한 고통이 몰려오는데 운동은 커녕 운동기구 주변을 배회하다 샤워만 하고 집으로 돌아온 경험 적지 않으실 겁니다. 이 근육통은 도대체 왜 생기는 것일까요?


근육을 사용하면 보통 '젖산(lactic acid)'이 생성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젖산을 흔히 '피로물질'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운동을 시작하게 되면 차츰 산소가 부족해지는데 이 상태에서 신체는 포도당을 분해해 젖산을 생성하게 됩니다. 이 과정을 '젖산 발효'라고 합니다. 이 젖산이 근육통의 원인이 됩니다.


근육에서 젖산 발효를 통해 만들어진 젖산은 전하를 띤 형태로 존재하게 됩니다. 이 전하는 친수성을 갖게 되면서 삼투압에 영향을 미치게 되지요. 농도가 다른 두 막을 사이에 두고, 저농도 쪽에 있는 용매가 고농도 쪽으로 이동하는 현상이 발생하는데 저농도와 고농도 사이를 가로막는 막이 받는 압력을 삼투압이라고 부릅니다.


근육에 젖산이 쌓이면 삼투압을 낮추기 위해 삼투현상이 일어나 수분이 들어와 근육이 붓습니다. 근육이 부으면 주변의 신경을 눌러 통증이 발생하는 것이지요. 근조직의 손상 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근육통도 있지만, 흔히 우리가 겪는 근육통은 대체로 피로물질인 젖산이 쌓여 발생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젖산으로 인한 이 근육통은 시간이 지나면 서서히 사라집니다. 운동한 다음 날부터 시작된 통증은 짧으면 3일, 길면 일주일 정도면 사라집니다. 그렇게 슬그머니 근육통이 사라지는 것은 또 무슨 까닭일까요?


과학자들은 이를 '포도당 신생합성', 또는 '글루코오스 신생합성(gluconeogenesis)' 현상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포도당 신생합성은 주로 간에서 아미노산, 글루세롤, 락트산(젖산) 등 당 이외의 물질로부터 새로 당을 생성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러니까 포도당 신생합성은 체내 혈당량이 떨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사용되는 방법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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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전후 유산소 운동이나 스트레칭으로 근육을 풀어주면 젖산 발생을 줄일 수 있습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다시 설명하면, 젖산(락트산)이 포도당 신생합성의 중요한 물질 중 하나로 변신하게 된다는 말입니다. 근육에 쌓여있는 젖산이 혈액을 통해 간으로 이동하고, 간에서는 젖산을 포도당으로 변환시키면서 체내 쌓인 젖산을 줄여가는 것이지요. 근육에 쌓여있는 젖산이 빠져나가면 신경을 압박하던 근육의 붓기가 빠지면서 근육통도 없어지는 것입니다.


포도당 신생합성은 주로 간에서 일어나거나 신장에서 일부 진행됩니다. 근육에서는 이 과정이 진행되지 않고, 간이나 신장으로 이동한 후에 포도당 신생합성이 일어나기 때문에 근육통이 사라지는데 며칠씩 걸리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젖산의 발생을 막을 수는 없지만 줄일 수는 있습니다. 운동을 시작하기 전이나 마친 후에 10분 정도 가벼운 유산소운동을 하거나, 스트레칭을 통해 근육을 풀어주면 갑자기 근육에 무리를 가하지는 않게 돼 젖산 발생을 줄일 수 있습니다.


아울러 마사지나 온찜질, 반신욕 등을 통해 혈액순환을 원활하도록 해주면 근육에 쌓인 젖산을 보다 빨리 간이나 신장으로 이동시킬 수 있기 때문에 젖산으로 인한 근육통도 줄일 수 있다고 합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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