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겨울철 `삼한사미` 미세먼지…물 하루 8잔 드세요

미세먼지가 가득한 서울 시내. [이승환 기자]

최근 들어 사흘 동안 추위가 찾아온 뒤, 그다음 나흘 동안 미세먼지가 찾아온다. 이 때문에 '삼한사미(三寒四微)'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졌다.

예년에 비해 따뜻했던 겨울에 이어 올봄에도 대기 정체와 중국발 미세먼지 유입으로 서울과 수도권을 비롯해 전국 9개 시도에서 비상저감조치가 자주 발령될 것으로 보인다.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는 고농도 미세먼지(PM2.5)가 심각한 수준(50㎍/㎥)을 웃돌며 일정 기간 지속될 경우 시민 건강을 위해 미세먼지를 단기간에 줄이고자 자동차, 공장, 공사장의 대기오염 물질을 줄이는 조치를 말한다.

미세먼지는 우리 몸의 방어막인 피부와 눈, 코와 점막을 자극해 염증을 유발한다. 또 크기가 작아 호흡기 섬모를 통해 걸러지지 못하고 흡수돼 혈관을 타고 전신에 영향을 준다. 또 미세먼지는 암, 뇌졸중, 심장질환, 폐암, 천식 등 급성과 만성 호흡기질환의 유병률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미세먼지가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미세먼지에 장기간 노출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외출을 하려면 기상청과 대기환경정보 홈페이지에서 제공하는 미세먼지 현황을 파악하고, 농도가 '나쁨' 이상이면 실외활동을 자제해야 한다.

실내에도 공기 질을 유지해야 한다. 귀가 시 옷과 몸에 묻은 먼지를 털고 바로 세수, 샤워로 몸에 묻은 먼지를 최대한 제거한다. 외부 미세먼지가 높으면 환기는 피하되, 필요한 경우 시간은 3분 이내로 제한한다. 미세먼지는 한번 노출되면 제거와 배출이 쉽지 않아 재채기와 기침 등이 약 6주까지 지속될 수 있으니 자주 손 씻기와 눈, 목, 코안 점막 세정에 각별한 신경을 써야 한다.

손지영 에이치플러스(H+) 양지병원 호흡기센터장은 "미세먼지는 코나 구강, 기관지에서 걸러지지 않고 체내로 유입돼 각종 염증 등을 유발해 건강을 악화시킨다"면서 "수분 부족이 호흡기 점막의 건조 현상과 미세먼지 성분 침투를 쉽게 만들기 때문에 하루에 8잔 이상 물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미세먼지는 입자가 작아 한 번 유입되면 체외 배출이 어렵다. 폐나 기관지에 유입되면 해당 유해요인이 염증을 유발해 호흡기질환을 발생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질환은 '만성폐쇄성폐질환'이다. 기침, 가래에서 증상이 시작되지만 악화되면 호흡곤란이 생기는데 주 발병 요인은 흡연이지만 최근에는 미세먼지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질병관리본부 조사자료에 따르면 일반 미세먼지(PM10) 농도가 10㎛/㎡ 증가할 때마다 만성폐쇄성폐질환 입원율은 2.7%, 사망률은 1.1%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폐암도 미세먼지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에서 미세먼지는 발암물질 분류 중 '발암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된 물질' 1군으로 분류됐고 초미세먼지(PM2.5)는 농도가 10㎛g/㎡ 증가할 때 폐암 발생률이 9% 높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외출할 때 미세먼지를 차단하려면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하는 게 가장 좋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외품으로 허가된 'KF80' 'KF94' 등급 제품이 각각 미세입자를 80%, 94%까지 차단한다. 호흡기질환 및 심혈관질환자들은 공기 순환이 잘 안돼 위험할 수 있으므로 사전에 의사와 상담이 필요하다.

한편 미세먼지는 심혈관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경고도 있다. 2018년 대한심장학회는 학술대회를 통해 미세먼지와 심혈관질환 관련성을 논의하기도 했다. 최규영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심장혈관만성센터장은 "초미세먼지는 폐에서 걸러지지 않고 혈액으로 침투해 심장과 중추신경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병문 의료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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