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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브렉시트' 영국의 EU 탈퇴

브렉시트 잉크도 마르기전에 英·EU 새 무역협정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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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과 유럽연합(EU)이 영국의 EU 탈퇴(브렉시트) 직후 돌입한 무역협상에서 벌써 상호 대화보다는 윽박지르기에 몰두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브렉시트 이후 첫 거래일인 3일 영국 파운드화 가치는 런던 외환거래 시장에서 1% 넘게 하락했다. 영국과 EU의 반목이 심해지고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이 없는 사실상 '노딜(No Deal)' 위험이 커지면서다. 이날 파운드·달러 환율은 장중 한때 1.62% 급락한 1.2994달러에 거래됐다고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전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3일 런던 그리니치에서 각국 대사, 기업 최고경영자(CEO) 등을 대상으로 한 연설에서 영국이 EU와 FTA를 맺을 때 EU 규정을 받아들일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존슨 총리는 "영국이 경쟁 정책, 보조금, 사회 보호, 환경 등에 대한 EU 규정을 받아들이는 FTA는 필요 없다"며 "영국은 여러 측면에서 EU보다 더 나은 기준을 유지할 것이다. 다만 조약으로 이를 강제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존슨 총리는 영국이 EU 규정을 받아들이지 않고도 EU 시장 접근이 가능한 '캐나다 모델' FTA를 원한다고 밝혔다. 이는 EU 규정을 따르면서 국경 없는 완벽한 EU 단일시장 접근권을 갖는 '노르웨이 모델'과 대비되는 접근 방식이다.

그는 만약 EU가 영국에 EU 규정을 수용할 것을 계속 요구하면, 영국은 FTA 체결 없이 EU와 관계를 끊을 준비가 돼 있다고 경고했다.

연말까지로 설정된 브렉시트 전환 기간에 연장은 없으며, 향후 무역분쟁에서 유럽사법재판소(ECJ)가 중재권을 갖는 것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존슨 총리는 강조했다.

하지만 EU는 캐나다 모델 FTA가 영국의 EU 단일시장 접근만 허용하고 공정 무역은 보장하지 못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미셸 바르니에 EU 브렉시트 협상 수석대표는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영국이 관세 없이 EU 단일시장과 거래하려면 공정한 경쟁이 보장돼야만 한다"며 "영국이 향후 유럽의 사회 규제 모델을 계속 준수할 것인지, 벗어나려 할 것인지에 대한 영국의 대답이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장기적으로 공정한 경쟁의 장을 보장하기 위한 구체적이고 효과적인 약속에 합의해야 한다"며 "이는 사회·환경·기후·세금·보조금에 대한 우리의 높은 기준을 유지하는 제도가 중요하다는 것을 뜻한다"고 말했다.

바르니에 대표는 "FTA 협상에서 어업과 공정 무역을 최우선으로 둘 것"이라며 "영국이 불공정한 경쟁 우위를 갖지 않도록 하는 데 특히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영국과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는 '노딜' 상황도 계속 준비할 것이라는 강경한 태도도 밝혔다.

[김제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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