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시 정치부회의 #여당 발제
[앵커]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청와대 대변인직을 물러났었죠.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이 오늘(3일) 총선에 불출마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부동산 매매 차익을 전액 기부하면서 논란을 불식시키려 했지만, 총선 전체 판도에 미칠 영향을 우려한 지도부의 뜻이 전달된 것으로 보이는데요. 오늘 최종혁 반장 발제에서 이 내용 살펴보겠습니다.
[기자]
오늘 먼저 전해드릴 내용은 '검은돌 효과'입니다. 아시겠지만 브라질 나비의 날갯짓이 미국 텍사스에 토네이도를 발생시킬 수 있다는 '나비 효과'처럼 검은돌이 불러일으킨 파장인데요. 검은돌이 두 사람의 운명과 민주당의 총선 분위기에 미친 영향이 적지 않아 보입니다.
검은돌, 흑석인데요. 상가주택 구입으로 투기 논란이 일었던 김의겸 전 대변인은 일찌감치 선거운동에 뛰어들었지만 민주당은 예비후보 자격심사를 세 번이나 보류했습니다. 전체 판세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을 우려해 스스로 포기하라는 신호란 해석이 나왔지만 의지를 굽히지 않았죠.
이해찬 대표에겐 "예비후보로 뛸 수만 있게 해달라"고 호소했습니다. 부동산 시세 차익은 기부했고 당 검증위 조사 결과 80만 원을 더 기부했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네 번째 심사를 앞두고 있었는데요. 결국 출마를 포기했습니다.
[김의겸 (3일 / 음성대역) :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 일해보고 싶었습니다. 쓰임새를 인정받고자 제 나름 할 수 있는 일을 다해봤습니다. 때로는 몸부림도 쳐봤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멈춰 설 시간이 된 듯 합니다.]
반면 그가 흑석동 논란으로 대변인직을 내려놓게 되면서 그 뒤를 이어받은 고민정 전 대변인은 여권으로부터 여러 출마 요청을 받았다고 하죠. 그리고 이렇게 축하를 받으며 입당했습니다. 출마 지역도 여러 곳이 거론됩니다.
[고민정/전 청와대 대변인 (어제) : 저를 믿고 아껴주신 분들의 심장과 또 저의 심장이 가리키는 곳으로 함께 나아가보려 합니다.]
민주당에선 또 하나의 블랙도 구설에 올랐는데요. 13호 인재로 영입한 이수진 전 판사입니다. 민주당은 양승태 대법원의 적폐를 폭로해 블랙리스트에 오른 사법농단 최대 피해자 중 한 명이라고 소개했고 스스로도 이렇게 말합니다.
[이수진/전 판사 (지난달 27일) : 이수진이라는 이름 앞에 '물의 야기 판사'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법관으로 양심을 지키고 진실을 말했다는 이유였습니다. 사무분담과 인사 평정에서 불이익을 받는 '블랙리스트 판사'가 됐습니다. 법원 내의 불의한 압력을 물리쳤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그런데 검찰이 확보한 문건, 물의 야기 법관 리스트엔 이수진이란 이름은 없다고 합니다. 이 전 판사는 "검찰 수사에서 피해자 진술을 했다. 블랙리스트에 넣고 안 넣고는 상관없다"며 "검찰의 재량인 공소장에 없다고 피해자가 아닌 건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당은 "비상식적인 궤변으로 거짓말을 덮으려는 모양새"라며 "이름만 판사였을 뿐 '법복 입은 정치인'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라고 꼬집었습니다.
다음은 한국당의 '블랙카드'입니다. 미국의 경우 아멕땡에서 국내에서는 현땡카드에서 VVIP만을 대상으로 엄격한 심사를 거쳐 발급하는 카드가 있죠. 일정 수순 이상의 자산은 물론이고 사회적 지휘와 명예를 가져야 그 사용자가 될 수 있는데요. 고가의 연회비와 사용 조건 만큼 다양한 고급 혜택이 주어집니다.
바로 한국당이 '정치 1번지 종로에 내보낼 블랙카드는?'입니다. 민주당에선 이낙연 전 총리의 출마가 기정사실인 만큼 맞대결 상대가 누구냐일 건데요. 21대 총선 빅매치가 예상되는 곳으로 이 대결의 승자는 단숨에 유력한 대권주자라는 혜택을 얻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한국당에선 줄 곧 황교안 대표가 1순위로 거론돼 왔죠. 이 전 총리의 종로 이사 소식에 황 대표는 이렇게 말합니다.
[황교안/자유한국당 대표 (어제) : (이낙연 총리가 종로에서 환영식을 좀 진행을 했는데요. 대표님 생각이 궁금합니다.) 뭘 했다고요? (종로에서 그 이사하시면서 입주 환영식 같은 걸 주민들이랑 같이 했거든요.) 저는 이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는 총선이 될 수 있도록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어디에 나갈 것인가, 어떤 형태로 나갈 것인가 등도
같은 차원에서 검토를 하도록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심재철 원내대표도 "황 대표의 속내를 모르겠다"라고 했죠. 그런데 당 내에선 여당이 먼저 거물급 후보를 내세운 상황에서 같은 급으로 맞선다면 민주당의 프레임에 말려들 수 있고 그 결과도 낙관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데요.
그러다 보니 한국당의 블랙카드로 '제2의 손수조' 카드가 거론됩니다. 2012년 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은 진보진영의 유력한 대선 주자인 문재인 후보가 부산 사상에 출마하자 대항마로 20대 여성이자 정치 신인인 손수조 후보를 등판시켰습니다.
[이상일/전 새누리당 의원 (2012년 3월 7일) : 문재인 후보에게 거물을 붙였다가 졌을 경우 입을 타격을 고려해서 져도 좋다는 마음으로 손수조 후보를 공천한 것은 아닌가요?]
[박근혜/전 대통령 (2012년 3월 7일) : 그런 것은 전혀 아니고요, 너무 상상력이 많으신 것 같아요.]
[이상일/전 새누리당 의원 (2012년 3월 7일) : 손수조 후보가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박근혜/전 대통령 (2012년 3월 7일) : 다 그렇게 기대를 하고 공천을 하는 거죠.]
물론 결과는 문재인 후보의 승리였죠. 다만 당시 손수조 후보는 40%가 넘는 득표율을 얻었고 문 후보와의 격차도 12% 포인트로 나름 선방했다는 평가도 나왔습니다. 그러니까 이번에도 유사한 카드를 꺼내 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주호영/자유한국당 의원 (YTN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 : 지역구에 거물이 나오면 버금가거나 능가하는 거물을 내서 선거를 치르는 방법이 있고, 아예 다른 차원의 청년이나 신인이나 이런 분을 내서 말하자면 비대칭 전력으로 선거를 붙이는 방법이 있거든요.]
오늘 발제는 이렇게 정리하겠습니다. < "이제는 멈춰 설 시간"…김의겸, 총선 불출마 > 입니다.
최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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