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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보사찰 순천 송광사 전통, 현판으로 확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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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보박물관 6일부터 특별전 '필적기행'

연합뉴스

순천 송광사 현판들
칠전간당론과 13가지 절목(위쪽) 현판, 연천옹유산록 현판(아래쪽). [송광사 성보박물관 제공]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참선 또한 이와 같아서 만일 자기 마음자리를 지켜서 보호하지 못한다면 도적이 육문 안으로 함부로 들어와 마음자리를 요동시켜서 안정치 못하게 하나니, 불가불 잘 지켜야 한다."

전남 순천 송광사 삼일암(三日庵) 처마 밑에 걸었던 '칠전간당론(七殿看堂論)과 13가지 절목' 현판에는 이런 문구가 있다. 가로 110㎝·세로 33㎝ 현판에는 불교 선종에서 지켜야 할 수도 규칙인 청규(淸規)를 적었다. 현판은 수행 공간에서 엄수해야 할 예절과 덕목을 담은 지침서였다.

큰 스님을 많이 배출한 승보사찰인 송광사가 청규 현판을 비롯해 다양한 문화재를 선보이는 특별전 '송광사의 필적기행'을 오는 6일부터 12월 27일까지 이곳 성보박물관에서 연다고 2일 밝혔다.

이번 전시 주인공은 현판이다. 조선 후기에 이조판서와 좌의정을 지낸 홍석주(1774∼1842)가 지은 '연천옹유산록'(淵泉翁遊山錄), 1750년 처해 스님이 쓴 '침계루에서 짓다' 현판, 1903년 이순익이 남긴 성수전(聖壽殿) 상량문 등을 공개한다.

연천옹유산록은 홍석주가 충청도 관찰사 시절 송광사를 방문해 지은 기행문을 새겼다. 그는 "진락대에 올라가서 바라보니 나는 듯한 용마루와 미끄러지는 듯한 기와들이 비늘처럼 서로 이어졌다"며 "이 절은 승보(僧寶)라고 말하는데, 보조 이하 국사 16명이 나왔기 때문이다"라고 적었다.

김태형 송광사 성보박물관 학예연구사는 "유산록에는 송광사 역사는 물론 당시 대웅전에 전시된 문화재와 기이한 전설이 상세하게 기록됐다"며 "19세기 송광사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자료"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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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전 상량문
[송광사 성보박물관 제공]



성수전은 오늘날 관음전으로 사용하는 건물이다. 상량문에는 "성상(고종)께서 51세를 맞이한 경사에 마침내 대중이 삼축(三祝) 하는 마음으로 저 화려한 건물을 짓고, 성수라고 명명했다"는 이야기를 남겼다.

전시장에는 각종 현판을 풍경 사진과 함께 진열하고, 보물로 지정된 십육조사진영 중 보조국사, 응진당 십육나한탱, 대방광불화엄경소 목판 등도 선보인다.

아울러 2015∼2016년에 진행한 보조암 발굴조사에서 출토한 명문(銘文·금석에 새긴 글자) 암막새, 청동그릇, 조선시대 동전도 공개한다.

박물관은 송광사 현판을 망라하고 번역과 해제를 수록한 책 '송광사의 필적기행'도 발간했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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