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F 제재심서 '중징계'...손태승·함영주 앞날 먹구름

손태승, 회장 연임 적신호
제재심 불복...행정소송 가능성도
함영주, 차기 회장 도전 좌절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파이낸셜뉴스]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와 관련,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제재심)에서 우리·하나은행 전현직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중징계(문책경고)'가 확정됨에 따라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과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전 KEB하나은행장)의 앞날엔 먹구름이 끼게 됐다. 손 회장은 회장 연임이 불투명해졌고, 함 부회장은 차기 회장 도전이 좌절됐다.

30일 금감원에서 열린 '대규모 손실이 발생한 주요국 금리연계 DLF 사태'와 관련한 제재심에서 금감원이 사전통보한 우리·하나은행 CEO에 대한 중징계가 확정됐다.

보통 금감원의 사전통보가 검찰 구형에 해당하고 제재심이 법원 판결에 비유되는 만큼, 제재심에선 중징계가 아닌 경징계(주의적 경고)가 나올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다. 그러나 예상을 깨고 중징계가 확정되면서 당사자들은 물론 우리금융과 하나금융도 큰 충격에 휩싸였다.

특히 손 회장의 경우 차기 회장 연임에 적신호가 켜졌다. 제재심 중징계가 연임 여부에 법적 구속력을 갖는 것은 아니지만, 관례적으로 중징계를 받은 후 자리를 유지한 은행권 수장은 없었다. 리더십에 심각한 타격을 받은 이상 제재심 결정을 수용해 회장 연임을 포기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이 경우 우리금융은 차기 회장 선임과 경영진 공백 등으로 큰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제재심에 불복, 행정소송으로 법적 분쟁을 벌일 가능성도 있다. 법적 분쟁에 들어가면 승·패소 여부와 무관하게 일단 시간을 벌게 됨에 따라 3월 주주총회를 거쳐 회장 연임이 가능할 수 있다. 그러나 금감원과의 법적 분쟁에 따른 부담이 클 것이라는 관측이다.

함 부회장은 내년 3월 예정된 하나금융 회장직에 도전하지 못하게 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올 연말까지 임기인 하나금융 부회장직을 수행한 뒤 일선에서 물러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동안 차기 하나금융 회장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됐던 함 부회장이 낙마하게 되면서, 금융권에서는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이 다시 한번 연임하거나 외부인력 수혈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하나금융은 CEO 등 이사회 구성원의 연령을 만 70세로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김 회장이 네 번째 연임을 하더라도 내년 주주총회에서 70세가 되지 않아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

kschoi@fnnews.com 최경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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