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갈등으로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이 최대 0.1%포인트(P) 이상 내려가고 수출은 0.4%P가까이 내려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반도체 등 전자산업과 석유 등 화학산업 수출도 0.7%P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부산항 수출입 화물. / 연합뉴스 |
송영관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확산되는 세계무역질서의 불확실성과 한국의 정책대응’보고서를 30일 발표했다. 보고서는 미중 무역갈등이 발생하기 이전인 2017년 양국의 수입통계 등을 이용해 기준치로 삼아 미·중 무역갈등의 영향을 시나리오1과 시나리오2로 분석했다.
시나리오1은 미중이 지난 15일 1단계 무역합의에 따라 상대국에 부과하는 관세가 한국 등 제3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다. 미국은 1단계 무역합의에서 1600억달러 상당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부과를 보류하고, 1200억달러 어치에 대한 관세는 기존 15%에서 7.5%로 하향조정하기로 했다. 또 2500억달러 규모 상품에 대한 25%관세는 그대로 유지했다.
시나리오2는 1단계 무역합의에서 양국 갈등이 봉합되지 못하고 미국이 2500억달러 규모 상품에 대한 25%관세를 30%로 인상하고 추가 3000억달러에 대해 15%의 관세를 추가 부과하는 상황을 전제로 했다.
시나리오1에 따르면 올해 1단계 무역합의가 시행돼 양국의 관세 부과가 이뤄지면 한국 GDP는 0.067%P가 줄어든다. 또 전체 수출은 0.209%P, 대중 수출은 0.775%P가 각각 준다. 반도체 등 전자산업은 생산액이 0.289%P감소하고 수출액은 0.381%P줄어드는 것으로 분석됐다. 석유 등 화학산업도 생산액(-0.258%P)과 수출(-0.428%P)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나리오2에서는 한국 경제가 더 큰 영향을 받는다. GDP는 0.1222%P, 수출은 0.377%P가 줄어든다. 주요 산업 중 전자산업 수출은 0.728%P, 화학산업 수출은 0.743%P가 각각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GDP가 최대 0.1%P이상 감소하고 수출은 0.4%P가까이 줄어들 수 있다는 얘기다. 0.02~0.03%P의 GDP 감소와 0.06~0.2%P의 수출 감소를 겪을 것으로 분석된 독일과 일본보다 GDP는 5배 가량, 수출은 2배 이상 큰 영향을 받는 셈이다. 한국이 중국에 전체 수출의 25%가량을 의존하는 경제구조이기 때문이다.
송영관 KDI연구위원은 "미중 무역갈등에 따른 양국의 수출 감소는 양국의 수출품 생산에 필요한 한국의 중간재 수출 감소를 야기하고 양국의 내수가 감소해 양국에 대한 수출이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영향을 주며 한국 GDP성장률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세종=정해용 기자(jh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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