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6 (화)

이슈 정치권 보수 진영 통합

安, 4년전 `국민의당 돌풍` 다시 노려…실제 파급력은 `글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의원이 29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바른미래당 탈당을 선언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안철수 전 의원이 자신이 주도해 만든 바른미래당을 전격 탈당하고 실용적 중도 정당 창당에 나서면서 야권발(發) 정계 개편이 가시화하고 있다. 보수 진영에서 안 전 의원에게 끊임없이 러브콜을 보내는 데다 4월 총선을 코앞에 두고 창당 작업을 하는 게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향후 그가 보수 통합이나 선거 연대에 나설지 주목된다. 안 전 의원 탈당은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대안신당 등 호남 기반 군소 정당 간 합종연횡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안 전 의원은 29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바른미래당 탈당을 공식 선언했다. 앞으로 실용적 중도를 표방하는 제3지대를 규합해 신당 창당에 나설 방침이다. 안 전 의원 측 관계자는 이날 기자회견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최대한 빨리 독자 신당을 차려 독자적 존재감을 어필하는 게 첫 번째 스텝이 될 것"이라며 "야권 재편을 한다고 해도 어떤 형체가 있어야 협상을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안 전 의원은 2016년 2월에도 20대 총선이 불과 2개월 정도 남은 시점에서 국민의당을 창당했고 호남을 기반으로 돌풍을 일으키며 의석 38석을 차지한 바 있다.

매일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안 전 의원은 이번에 신당을 창당하고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에 실망한 유권자들의 지지를 앞세워 2016년 돌풍을 재현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안 전 의원의 신당은 한계가 명확하다는 우려도 나온다. 4·15 총선이 80일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창당 작업에 시간이 들 뿐만 아니라 막대한 비용도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당장 바른미래당 내 안철수계 의원 대부분도 탈당에 동참하기 어렵다. 지역구가 있는 권은희 의원을 제외한 의원 6명(김수민·김삼화·김중로·신용현·이태규·이동섭)은 비례대표라 바른미래당을 탈당하면 의원직을 상실한다. 이들은 당분간 바른미래당 소속으로 안 전 의원의 신당 창당 작업을 돕는 동시에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는 출당 조치를 손학규 대표와 당권파 의원들에게 요구할 계획이다. 그러나 바른미래당 당권파 의원들은 "비례대표 의원들의 제명 요구는 절대 불가"라는 방침이라 난항이 예상된다.

매일경제

일각에서는 안 전 의원이 당장은 독자 신당 창당을 모색하겠지만 총선을 눈앞에 두고 현실적인 한계에 부딪혀 결국 보수 통합 신당에 참여하거나 선거 연대를 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 보수 진영은 안 전 의원에게 거듭 긍정적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 옛 '안철수계'로 꼽히던 문병호 전 바른미래당 최고위원과 김영환 전 의원도 이날 중도·보수 대통합을 추진하는 혁신통합추진위원회(혁통위)에 사실상 합류했다. 김 전 의원은 이날 여의도 한 호텔에서 박형준 혁통위원장과 회동한 뒤 기자들과 만나 "(혁통위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굉장히 혁신적 내용을 담고 있다"며 "기대되는 신당에 참여를 동의하게 됐다"고 밝혔다.

문 전 최고위원은 이날 매일경제와 통화하면서 "(안 전 의원이) 독자 노선, 제3 노선을 가겠다는 데 동의하지만 현실적으로 가능한지는 회의적"이라며 "결국 야권 통합을 논의하는 자리가 2월 말에 마련되지 않을까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안 전 의원이나 통합 신당이나 서로 필요하니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안 전 의원 측은 이 회동에 대해 "개개인의 정치적 소신에 따른 것이지 안 전 의원의 정치적 입장과는 무관함을 분명히 밝힌다"고 일단 선을 그었다.

안 전 의원과 함께 바른미래당을 만들었던 유승민 새로운보수당 보수재건위원장 역시 회동 가능성을 열어뒀다. 유 위원장은 이날 오전 기자들이 '안 전 대표를 만날 생각이 있느냐'고 묻자 "생각해본 적은 없지만 정치인이 만날 수도 있고"라고 답했다. 한국당 핵심 관계자 역시 전화통화에서 "아직 안 전 대표가 올 수 있는 여러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 전 의원 탈당으로 바른미래당과 평화당, 대안신당 등 호남 기반 군소 정당의 통합 논의 역시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한 바른미래당 당권파 의원은 이날 전화통화에서 "우리는 (안 전 의원을) 안 따라가기로 했다"며 "대신 손 대표 퇴진에 모든 것을 걸기로 했다. (물러나지 않으면) 더 극약 처방을 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당권파 의원들은 지역구가 있는 안철수계 권 의원이 탈당하면 소속 의원이 19명으로 줄어 교섭단체 지위를 잃게 되는 만큼 다른 당과 연합에 적극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이후 당명을 교체하고 인재 영입에 돌입하는 등 당을 재건하는 데 앞장설 것으로 보인다.

[고재만 기자 / 이희수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