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이즈엔지니어링(TIE)이 지난해 CES에서 공개한 개인용 비행체(PAV) `콤슨` 이미지(왼쪽)와 TIE 측이 특허 소송을 검토 중인 미국 헬리콥터 제조사 벨의 올해 CES 출품 PAV 시제품 이미지(오른쪽). 지상에선 수평인 프로펠러 4개가 비행 시 수직으로 바뀌어 추진력을 내는 `틸팅` 기능이 같아 핵심 디자인 도용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 제공 = 디스이즈엔지니어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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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드론 스타트업이 개발한 핵심 기술을 미국 대기업이 그대로 베껴서 자사 제품에 적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주목된다.
사람을 나르는 미래형 드론 'PAV(개인용 비행체)'를 개발해 온 국내 드론 스타트업 디스이즈엔지니어링(TIE)은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박람회 'CES 2020'에 참가했다가 깜짝 놀랐다. 미국 헬리콥터 제조업체 벨이 올해 CES에서 공개한 PAV '넥서스' 신규 시제품이 지난해 CES에서 디스이즈엔지니어링이 발표한 개인용 비행체 디자인과 너무 유사했기 때문이다. PAV는 일명 '플라잉 택시'로 불리며, 지상 교통 체증을 극복해 미래 운송 환경을 바꿔놓을 신기술로 꼽힌다. 현대차, 도요타자동차, 우버, 에어버스 등이 개발에 나서고 있다.
디스이즈엔지니어링이 1년 전 공개한 '콤슨'은 유선형 머리와 네 개 로터(프로펠러)를 탑재했다. 전후에 탑재된 로터가 지면과 수평을 이뤄 이륙을 돕다 비행 시에는 90도로 젖혀져 추진력을 내는 '틸팅' 기능도 특징이다. 디스이즈엔지니어링은 이 같은 디자인에 대해 특허를 출원한 상태다.
반면 벨이 지난해 공개했던 개인용 비행체인 '넥서스'는 6개 로터를 탑재했을 뿐 유선형 머리와 틸팅 기능이 없었다. 그러나 벨이 콤슨을 공개한 지 1년 만인 올해 초 선보인 새 넥서스 시제품은 틸팅 기능을 가진 4개 로터와 유선형 머리를 갖췄다. 디스이즈엔지니어링은 벨이 공개한 비행체와 자사 제품을 비교해 보면 전반적인 기체 디자인뿐만 아니라 기체 전면 윈도, 색상 등 세부 사항까지 유사점이 발견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CES에서 콤슨의 디자인과 콘셉트를 공개했다 그대로 도용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는 이유다.
디스이즈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지난해 CES에서 벨 직원들이 우리 부스에서 PAV 사진을 찍어 간 뒤 올해 CES에서 디자인을 대폭 변경해 출품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디스이즈엔지니어링은 2016년 설립된 국내 드론 제조 스타트업이다. 양손을 모두 이용해 조작해야 하는 기존 드론과 달리 엄지손가락 하나만으로 조작할 수 있는 드론 '시프트레드'를 선보였으며, 중장기 사업으로 PAV를 개발해 왔다. 2018년 SBI인베스트먼트, KDB산업은행, 기술보증기금, 한국투자파트너스, KB인베스트먼트에서 총 70억원 투자를 유치했다.
김영두 특허법인 인벤씽크 대표변리사는 "PAV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신기술로 각광받고 있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며 "과거에는 중국 업체들이 제품을 베꼈으나 이제는 미국 업체까지 그런 행보를 보이고 있어 지식재산권 침해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오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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