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노인 등 실종자 드론 수색 유형화 추진
"지리적 프로파일링 드론에 접목해보려 해"
치매·장애실종 범주화…수색 우선순위 참고
"치안활동 활용 소지 많아…'어떻게'가 관건"
경찰, 드론 본격 도입…실종·구조 등에 활용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권일용 프로파일러가 지난 15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드론과 관련해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0.01.15. bjko@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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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심동준 기자 = "그동안 죽음의 현장에만 있었다면, 이제는 살리는 일을 하고 싶다."
권일용 동국대 경찰사법대학원 과학수사학과 겸임교수의 포부다. 드론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무기가 될 수도, '활인(活人)'을 위한 도구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뉴시스는 지난 15일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권 교수를 만나 얘기를 들었다.
국내 1호 프로파일러로 잘 알려진 권 교수는 경찰에 재직했던 수십 년간 범죄 현장을 찾고 범죄자 면담을 해왔던 인물이다. 그는 자신의 프로파일링 노하우가 퇴직 후에 단절되는 것은 사회적 손실이라고 생각해 이를 체계화하고 활용하기 위해 고민했고, 적절한 수단으로 드론을 찾았다고 한다.
그는 "프로파일링 노하우는 개인적 특성이 강해서 퇴직하게 되면 조직에서 단절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부분에 고민이 있었다. 그러다가 드론 수색하는 것을 보고 아이디어가 떠올랐다"고 말했다.
치매노인이나 장애아동 실종 사건은 통상의 경우와 이동 특성이 다르게 나타나는 편이다. 치매 종류도 다르고, 이동 유형도 고도를 지향하거나 기억 속 장소를 찾아가는 등 다양할 수 있다.
권 교수는 이렇게 설명하면서 "기체를 무작정 띄우는 것이 아니라 프로파일링 노하우가 담긴 소프트웨어가 접목되면 어떨까 생각했다"고 밝혔다.
권 교수는 현재 10여명 규모의 팀을 구성해 치매노인과 장애아 실종에 관한 지리적 프로파일링을 체계화하는 방향의 연구를 계획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해 8월에는 지리적 프로파일링과 드론을 이용한 실종자 수색을 접목한 아이디어에 관한 특허도 냈다고 한다.
연구팀이 꾸려진 이후에는 본격적으로 구현을 위한 연구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동 특성과 심리 통계, 실종 관련 민·관 데이터를 유형화하는 방식으로 드론 수색을 위한 표준 유형을 만들어보겠다는 방향이다. 나아가 이를 소프트웨어로 구성, 실제 작전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계획 중이라고 했다.
"현재 수색은 아무래도 지역 전문가 개인에게 의존하는 부분이 큰 편이다. 하지만 유형화된 경우의 수가 수색 전 단계에 적용되면, 우선순위 선정 등에 참고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실종자 심리를 반영한 지리적 프로파일링을 적용하는 것이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권일용 프로파일러가 지난 15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드론과 관련해 뉴시스와 인터뷰를 마치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0.01.15. bjko@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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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교수는 드론이 향후 치안 업무에 광범위하게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실종자 수색 이외에 용의자 동선 추적, 시신 유기 장소 수색 등 범죄 관련 분야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궁극적으로는 드론을 통한 수색 등 일련의 과정이 인공지능(AI)으로 체계화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관측했다.
"드론 기체는 발전하는데, 소프트웨어는 아직 부족한 상황이다. 우선은 수색을 위한 유형화를 준비하지만, 민간에 접한 분야 외에 경찰 치안 핵심 업무에 활용할 수 있는 소지가 많다고 본다. 지금은 드론 활용 기술에 집중하지만, 다음 단계는 이를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가 관건이 될 것이다"
한편 경찰은 올해부터 드론을 본격적으로 업무에 활용한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경찰에 도입된 드론은 38기이며, 올해 중 36대가 추가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 인력 34명도 2월까지 선발 과정을 거쳐 지방경찰청별로 2명씩 배치된다.
경찰 드론은 우선 실종자 수색과 자살 위험자 구조, 재난 구조 등 분야에 투입될 예정이다. 경찰은 전문 인력에 대한 운용 교육을 3월 중 진행하고 본격적인 드론 운용에 나서기로 했다. 아울러 운용 초기 개선점을 반영해 체계 및 주의사항이 담긴 지침을 만들어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s.w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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