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의 초고가 가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사진은 삼성전자의 마이크로 LED TV '더월'(왼쪽)과 LG전자의 OLED 롤러블 TV의 모습. /삼성전자·LG전자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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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TV 등 초고가 가전 경쟁…라인업 지속 늘려 프리미엄 시장 주도 나서
[더팩트│최수진 기자] "가전제품이 비싸봤자 1000만 원대이라고 생각했죠. 글쎄, 5000만 원이 넘을 줄은 상상도 못했죠. 그런데 보고 나면 또 그 제품이 눈에 아른거려요. 사고 싶어진다니까요."
'프리미엄'이라는 타이틀을 단 생활가전의 몸값이 연일 고공행진 중이다. 더 값이 나가는 '초(超)프리미엄' 가전까지 등장하며 틈새시장에서 연일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브랜드 기술력을 방증하는 시험대로 여겨지는 '초고가 가전'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제조사 간 경쟁 역시 치열하다. 전 세계 가전 시장의 트렌드를 주도하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그 주인공이다.
◆ 대세 된 '초고가 가전'…삼성·LG, 주도권 강화 나선다
'트레이딩 업'. 이른바 '상향구매'로, 중산층 이상의 소비자가 기능 및 품질뿐 아니라 감성적인 만족까지 얻기 위해 기꺼이 고가의 제품을 선택, 구매에 나서는 소비패턴을 일컫는 표현이다. 이 같은 상향구매가 나타나는 대표적인 곳이 '가전 시장'이다.
초고가 가전에 대한 소비자 니즈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실제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 실적 공개 당시 "QLED·초대형 TV 등 프리미엄 TV 제품의 판매가 확대되고 있다"면서도 "가격경쟁도 심화되고 있다"고 말하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음을 언급한 바 있다.
이들의 전략은 최근 움직임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우선, 삼성전자는 2020년 정기 인사를 통해 송명주 생활가전사업부 글로벌 PM그룹장을 전무로 승진시켰다. 가전 사업에서 프리미엄 제품군 중심의 판매 확대를 이끌어 수익성을 개선했다는 이유다.
LG전자도 마찬가지다. 권봉석 사장은 지난 8일 취임 첫 기자간담회를 통해 "프리미엄 전략은 중단 없이 추진한다"며 "성장을 가속화하기 위해 프리미엄 브랜드를 강화할 계획이다. 초프리미엄 'LG시그니처' 등으로 프리미엄 시장에서 지배력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는 TV 외에도 냉장고, 의류청정기 등으로 초고가 가전 라인업을 지속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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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고가 기준 '2500달러' 훌쩍 넘는 가전의 등장
이들이 내놓는 대표적인 초고가 가전은 TV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에서 TV의 초고가 제품 기준을 최소 2500달러(292만 원)로 책정하고 있다. 그런데, 이들이 내놓는 초고가 TV의 가격대는 그 기준 대비 36배 높은 1억 원 이상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지난해 하반기 내놓은 마이크로 LED TV(146인치 기준)의 경우 40만 달러(약 4억7000만 원)에 달한다. LG전자는 지난 2015년 105인치의 울트라HD TV를 '1억2000만 원'으로 출시하며 사상 최고가 제품의 가격대를 경신한 바 있다.
이들은 또다시 새로운 초고가 제품을 준비하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는 마이크로 LED TV '더 월', LG전자는 롤러블 OLED TV 등을 자사 최고 혁신 제품으로 내놓았다. 해당 제품들은 시장에 나오기 전으로, 현재 이들 업체는 가격을 조정하는 상황으로, 해당 제품 모두 올해 하반기 시장에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가격 기준점을 1억 원대로 보고 있다.
이외에도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제품으로 △냉장고(비스포크) △에어컨(무풍에어컨) △공기청정기(무풍큐브) △청소기(제트) △의류청정기(에어드레서) △건조기(그랑데) △인덕션(더 플레이트) 등을 지속 선보이며 프리미엄 시장 주도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LG전자는 초고가 제품을 위한 별도의 브랜드까지 론칭했다. 'LG 시그니처'가 그것이다. 가전을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만들었다는 것이 LG전자의 설명이다. 사람들이 예술 작품을 보면서 느끼는 감동을 생활가전을 통해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는 전략이다. LG전자 역시 LG 시그니처에 △냉장고 △세탁기 △건조기 △와인셀러 △에어컨 △공기청정기 등을 추가하며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LG전자 역시 가전을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만든 'LG 시그니처' 브랜드를 론칭하며 초고가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LG전자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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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고가 가전, 사업 '수익성' 개선…삼성·LG, 경쟁 이어지는 까닭
이들이 경쟁에 나서는 가장 큰 이유는 '수익성'이다. 초고가 가전 판매량이 증가할수록 사업의 수익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초고가 제품 판매 확대로 안정적인 수익률을 유지했다"며 "특히, QLED TV는 다양한 라인업 제공으로 프리미엄 시장을 선도하고, 제품 믹스 개선 및 수익성 확보에 기여하고 있다. 앞으로도 리더십을 강화해 성장 및 견실한 수익성을 달성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같은 시기 LG전자 역시 올레드 TV 등 프리미엄 제품의 판매가 늘어 영업이익률은 8.2%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향후 프리미엄 및 신성장 제품의 매출이 확대될 것이라 전망했으며, 올레드TV, 초대형 TV 등 프리미엄 시장의 성장세가 예상된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초고가 가전에 대한 소비자 니즈는 커지고 있다"며 "소비자 니즈가 가성비를 중시하는 저가와 고급화를 중시하는 초고가로 양극화되고 있다. 그 비싼 다이슨 무선 청소기가 국내 처음 들어온 뒤 한때는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하기도 했다. 차별화를 원하는 소비자의 심리가 구매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누가 얼마나 더 차별화에 성공하는지 여부가 중요하다"며 "프리미엄 가전 시장의 앞으로도 잠재력은 매우 크다. 국내는 물론 북미 등 글로벌 시장에서도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니즈는 지속되고 있다. 과거 성장한 것 이상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jinny0618@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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