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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 올라도 반토막"…암호화폐에 우는 2030 '명절포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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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거래 실패한 2030세대 '명절포비아' 호소

"코인, 기반 불분명해…투자대상보단 시장 유동성 지표로 봐야"

뉴스1

©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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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송화연 기자 = "연초에 반짝 올랐던 거요? 그럼 뭐해요. 올랐는데도 원금 반토막 수준인데…."

암호화폐에 투자한 직장인들은 이번 설 연휴가 달갑지 않다. 연초 전운이 감도는 중동발 악재로 비트코인 등 대다수 암호화폐 '가치자산'으로 떠오르며 시세도 덩달아 올랐지만 지난해 고점대비 절반도 되지 않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암호화폐 거래에 뛰어들었다가 실패한 2030 세대가 '명절포비아'를 호소하고 있다. 일가친척이 한 데 모여 취업, 결혼문제 등을 언급하며 느끼는 심리적 부담감과 비슷한 맥락이다.

지난해 6월 지인 추천으로 시가총액 3위 암호화폐 '리플'에 1000만원을 투자한 5년 차 직장인 홍모씨(32)는 올해 고향집에 내려가지 않기로 했다. 리플은 지난해 6월 고점 대비 51%나 하락했다.

홍 씨는 "리플이 지난 6월 글로벌 대형 송금 업체와 손잡고 암호화폐로 결제할 수 있는 솔루션을 해외로 확장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직장인들 사이에서 가장 뜨거운 투자처였다"며 "주변 지인의 추천에 결혼 준비자금 중 1000만원을 빼 투자했는데 500만원도 남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코인 투자로 잃은 돈을 만회하려고 결혼을 잠시 미뤄둔 상태인데, 부모님께서 투자사실을 알지 못하시는 상황이라 결혼 이야기가 나오면 불편할 것 같아 연휴 근무를 지원했다"며 "부모님께 명절 선물을 드리고 싶어도 가격표를 보면 머뭇거려지는 것이 솔직한 마음"이라고 털어놨다.

프리랜서 사진작가 김모씨(28)는 암호화폐 투자로 잃은 자산을 만회하기 위해 홀로 설을 보낼 계획이다. 그는 2017년 말 암호화폐 투자열풍이 불었을 당시 암호화폐에 투자해 꽤 큰 수익을 냈다.

김 씨는 "지난 2018년 설 까지만 해도 암호화폐 투자로 얻은 이익으로 카메라 장비도 바꾸고 부모님 해외여행도 보내드렸다"고 밝혔다. 그러나 부모님께 돈을 빌려 투자한 암호화폐 시세는 1년 새 87%나 떨어졌다. 심지어 이 암호화폐는 국내 대형 거래사이트에서 상장폐지를 앞두고 있다.

그는 "부모님께서 암호화폐 투자에 손을 뗀 것으로 알고 계시지만 투자금 회복을 위해 여전히 암호화폐에 투자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국내·외 전문가들이 명절에 맞춰 암호화폐 상승을 예견하고 있어 고향에 가지 않고 투자에 집중하기로 결심했다"고 했다.

이처럼 2030 암호화폐 투자자를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는 명절포비아 현상에 대해 금융 업계는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국내 금융업계 관계자는 "암호화폐는 '화폐'라고 불리지만 화폐 본연의 역할을 하기엔 펀더멘털(기반)이 불분명해 투자심리에 따라 변동성이 높다"며 "비트코인은 투자 대상이기보다 일종의 시장 심리와 유동성 지표로 지켜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hway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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