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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르포]손님·상인 '북적북적'…설 명절 온기 가득한 전통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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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폐렴' 확산에 건강식품 찾는 손님도 눈에 띄어

뉴스1

설 연휴 시작을 하루 앞둔 23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못골종합시장이 제수를 구매하기 위한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2020.1.23/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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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뉴스1) 유재규 기자 = "예쁜 할매, 오늘 방금 갓 쪄온 떡 하나 잡숴봐"

민족 최대의 명절 설을 하루 앞둔 24일 오전 11시께 경기 수원시 팔달구 지동에 소재한 못골종합시장에는 발 디딜 틈도 없이 사람들로 붐볐다.

시장 곳곳은 오랜만에 만나는 가족과 친척들이 함께 몰려 다니며 이곳저곳을 둘러보는 등 그야말로 활기 찬 모습이었다.

물건 하나라도 '더 담아달라' '깎아달라'고 외치는 손님부터 저마다 '싱싱한' '오늘 들여온 물건' 등 호객행위를 위한 멘트를 연신 날리는 상인들까지 시장안은 북새통을 이뤘다.

시장에 들어서자 곳곳에서 풍겨오는 생선, 전, 나물 냄새가 진동하며 명절 분위기를 한껏 고양시켰다.

이곳 시장 상인들은 시식코너를 마련해 찾아오는 손님들에게 대형마트도 부럽지 않은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했다.

고사리 1근 5000원, 시레기 1근 2000원, 시금치 1근 3000원 등 나물을 파는 상인 옆에 10대로 보이는 한 소녀가 부모의 일을 도와주 듯 열심히 나물을 무치고 있었다.

이 소녀의 입담 역시 어른 못지 않게 "이렇게 (시금치를) 살짝 데치고 깨랑 참기름 둘러 드시면 맛나요"라며 투명 비닐장갑을 낀 채 손님에게 먹여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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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시작을 하루 앞둔 23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못골종합시장에서 시민들이 제사용 전을 구매하고 있다. 2020.1.23/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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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명절에 가장 알록달록한 음식이라면 단연 '오색떡'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모든 떡 1팩 2500원'이라고 적혀있는 떡집은 시루떡, 인절미, 오색떡, 절편 등이 먹음직스럽게 포장돼 있었다.

특히 엄마의 손을 잡고 따라온 아기들이 먹기좋게 잘려진 가래떡을 먹는데 열중하는 모습은 보는 이도 흐뭇하게 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다양한 전도 최소 400g에 9000원부터 최대 1400g 3만원까지 다양한 무게로 측정해 판매하고 있었다.

권선구 권선동에 사는 황모씨(여·65)는 "모든 음식을 직접해서 (조상님께)드리면 좋죠"라면서 "하지만 한 번 손대면 기름튀고, 벌려두고, 또 끝나면 치우고…. 결혼한 지 30년 만에 처음으로 올해 설에는 전을 구입 하려고요"라고 말한 뒤 잰걸음으로 다른 가게로 향했다.

정육점 역시 손님들로 북적였다.

'돼지등뼈 1.8㎏5000원' '장조림용 양지사태 600g 1만원' 등 가격표를 유심히 바라보는 손님들은 마치 경매라도 하듯 손까지 들어 '사장님 나도 포장해줘요'라고 힘주며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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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시작을 하루 앞둔 23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못골종합시장에서 상인이 판매할 전을 부치고 있다. 2020.1.23/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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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골종합시장 맞은 편에 위치한 수원영동시장.

이곳에선 제수용품, 문구(장난감 및 학용품), 침구류, 의류 등을 주로 판매한다.

다소 어눌한 발음으로 "한복 보러 왔어요"라며 한복집에 들린 중국인 왕모씨(32·여)가 눈에 띄었다.

그는 "3년 전, 한국인 남편과 결혼해 정착했는데 작년 말에 딸이 태어났다"며 "한복이 예쁘다. 우리 딸에게도 입혀보고 싶다"면서 주인장의 조언에 따라 한복 고르기에 여념 없는 모습을 나타냈다.

한복집에서 10m 떨어진 곳에 다양한 약초와 건상식품 관련 물품을 파는 약초집에 손님들이 무엇인가 들춰보며 한참 자리를 떠나지 않고 있었다.

70~80대 노인들은 도라지 액기스 1000g짜리를 손에 들었다 놨다를 반복하기를 수회 하면서 주인에게 "기관지에 좋은거요?"라고 재차 확인까지 했다.

김모씨(77)는 "'우한폐렴'이 발생했다는 소식에 폐나 기관지에 좋은 건강식품을 찾고 있었다"며 "약 8만원 상당의 가격이지만 그래도 찾아오는 가족에게 한 두입씩 먹여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이곳 시장들에선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명절만 같아라"라는 말이 떠오를 정도로 행복을 사고파는 곳인냥 미소가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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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대명절 설을 엿새 앞둔 19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못골종합시장에서 시민들이 제수용 조기를 구매하고 있다. 2020.1.19/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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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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