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복무 중 해외서 성전환 수술 받고 트렌스젠더(남→여) 된 변 전 하사 / 軍 22일 전역심사위 열어 강제 전역 결정 / 진중권 “국가의 한 구성원이 바치려는 충성은 결코 금지돼선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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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사진 왼쪽) 전 동양대 교수가 성전환 수술을 받은 후 군으로부터 강제 전역을 당한 변희수 전 하사(전 육군 6군단 5기갑여단 소속·〃오른쪽) 논란과 관련해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진 전 교수는 지난 23일 영국 BBC 등 외신이 변 전 하사의 강제 전역 이슈를 줄줄이 보도하며 “한국은 성소수자 존중에 인색하다”고 했다는 내용의 경향신문 기사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유했다.
변 전 하사 논란과 관련해 BBC는 “한국에서 LGBT(레즈비언·게이·양성애·트랜스젠더)가 되는 것은 장애나 정신질환, 죄악으로까지 여겨지며 성 소수자 차별을 금지하는 법률조차 없다”고 꼬집었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한국은 다른 동아시아 국가들보다 여전히 관용이 부족한 편”이라고 전했다.
또 뉴욕타임스(NYT)는 “이 사건은 보수적인 한국 사회, 특히 군대에서 자주 마주치는 (성소수자들에 대한) 비우호적인 처우를 잘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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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페이스북 글 갈무리. |
진 전 교수는 전날인 22일에도 페이스북에 “트랜스젠더의 애국을 허하라”로 시작하는 글을 올렸다.
그는 “이성애자든, 동성애자든, 무성애자든, 트랜스젠더든, 그들이 어떤 성적 취향, 어떤 성적 정체성을 가졌든, 국가공동체의 한 성원이 국가에 바치려는 충성은 장려돼야지 결코 금지돼서는 안 된다”며 “국가를 위해 금지해야 할 것은 그들의 애국의지에 대한 부당한 차별”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그는 “군형법의 취지가 고작 ‘고환이 국방에 필수’이란 뜻인가?”라며 “안보에 게이가 어딨고, 트랜스젠더가 어딨고, 이성애자가 어딨나”라고 군의 대응을 비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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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육군은 지난 22일 전역심사위원회를 열고 휴가 중 해외(태국)에서 성전환 수술을 받고 돌아온 변 전 하사를 강제 전역시키기로 결정했다. 이에 군인권센터와 변 전 하사는 같은 날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 교육장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군의 전역 처분에 불복해 인사소청과 행정소송 등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인사소청 후 행정소송에서 변 전 하사가 승소하게 되면 군에 복귀할 수 있게 된다.
이 자리에서 변 전 하사는 “어린 시절부터 이 나라의 국민을 수호하는 군인이 되고 싶었다”며 “젠더 디스포리아(선천적 성별에 대한 불쾌감)로 인한 우울증 증세가 복무하는 동안에도 심각해져 더이상 견딜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군 복무 중 성전환 수술을 받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밝혔다.
그는 “소속부대에 제 정체성을 밝혔고 저의 결정을 지지하고 응원해줬다”면서 “성별 정체성을 떠나 이 나라를 지키는 훌륭한 군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육군 측은 변 전 하사가 행정소송 등을 제기하더라도 군의 방침에는 변함이 없을 거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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