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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8 (월)

[박정규의 작살]빽다방 안가고 ‘별다방’ 가는 ‘딱 한가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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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당불내증 한국인 75%

외국인, 귀리우유 변경 원했다가 ‘외계인’ 취급

서구, 락토프리서비스 기본..두유·아몬드· 귀리우류까지 선택가능

[헤럴드경제(수원)=박정규 기자]A씨는 동네 커피숍에 갈때마다 녹차나 달짝지근한 음료를 주문한다. 결코 커피가 싫어서가 아니다. 카라멜 마끼아또나 핫초코, 카페라떼 등 우유가 들어간 음료를 먹을 수가 없다. 유당불내증을 가졌기 때문이다. 유당불내증은 유당분해효소가 부족하거나 없어 우유나 유제품에 함유된 유당(lactose) 성분을 제대로 분해해 흡수하지 못하는 증상이다. 섭취하면 속이 더부룩하거나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을 겪는다. 하지만 개인카페나 소형프랜차이즈에선 두유 서비스 대체 제공은 거의 없다.

오래전에 서구문화에는 우유대신 두유, 아몬드, 귀리우유 등 다양한 옵션으로 진화했는데 한국 동네 커피숍은 그냥 제자리다. 빽다방을 찾으려면 스타벅스 근처를 가면 쉽게 찾는다. 비싼 스타벅스 들어가길 꺼리면 그 옆에 있는 빽다방으로 오면 된다는 이분법적 경영방식이 대표적이다.

유당불내증은 한국인 중 75%가 겪고 있다. 온라인 헬스보충제도 유당불내증을 고려한 제품이 잘 팔린다. 한국인 대부분이 이러한 증상을 겪는데도 글로벌 서비스 시각으로보면 엉망이다.
헤럴드경제

빽다방+스타벅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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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개인카페는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숍보다 가격이 착한 장점만 있다. 그래서 A씨는 스타벅스를 간다. 두유 선택까지 가능하기 때문이다. 아몬드브리즈까지 변경이 가능한 커피숍도 한국에 있긴하다.

하지만 동네 커피숍에는 우유 속 유당을 제거한 락토프리(Lacto-free)우유 서비스 제공은 거의 볼 수 없다. 두유가 들어간 라떼를 마시고싶지만 외계인 취급을 당한다.

개인카페 업주들의 설명은 이렇다. “찾는 사람이 거의 없어 유통기한 때문에 준비하지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역발상으로 서비스 제공 안내문을 붙히고 락토프리 우유등을 제공한다는 공지를 해온 업주는 거의 없다. 안내서비스나 메뉴판에 추가했다면 분명 옵션을 선택하는 고객이 많아진다.

서구 국가에서는 오래 전부터 이러한 옵션을 서비스했다. 유당불내증 환자를 위한 락토프리 우유 역시 미국, 유럽 등에서 먼저 개발되고 국내로 들어왔다. 뉴욕 커피숍에는 ‘우유 대용 제품(milk Alternative)’이라고 적힌 메뉴판이 기본이다. 한국에서 대형프랜차이즈 커피숍 중 스타벅스, 커피빈, 투썸플레이스는 두유로만 변경 가능하다. 엔제리너스, 폴바셋에서는 두유와 락토프리 우유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동네 개인카페에도 우유 변경 요청은 사실상 꾸준하다.

얼마전 외국인 지인과 함께 동네 커피숍을 찾았다가 순간 ‘아차’했다. 그는 우유대신 귀리우유로 변경해달라고 요청했다가 ‘이상한 사람’ 취급을 받았다. 그는 지금도 자신이 왜 외계인 취급을 받았는지 이해를 못하고있다. 두유나 아몬드, 귀리우유 등 우유대체 제품을 소형화해 골목 커피숍에도 납품하고, 개인카페는 서비스를 제공 할때가 오지않았을까 싶다. 카페는 문화와 삶이 있는 곳이다..고객들도 옵션 서비스를 받을 권리가 있다는 ‘딱 한가지’ 이유는 매우 중요한 콘텐츠다.

fob14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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