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신당 “정당 통합, 원탁회의 열자” 가장 적극적
평화당 ‘재통합 부정적’…바른미래당 ‘호남색’ 경계
대안신당 유성엽 통합추진위원장(왼쪽에서 첫번째),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세번째),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네번째) 등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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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기반의 소수 정당들이 제3지대 통합론을 지폈지만 좀처럼 불씨가 살아나지 않고 있다. 당초 호남 통합론은 선거법 개정 이후 다당제 출현에 따른 표 분산을 막고 연일 속도를 내고 있는 보수 통합에 맞서 야권 지형 재편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4·15 총선을 앞둔 공학적 통합, 지역주의에 기댄 이합집산으로 흐르면서 갈수록 난맥상만 드러내고 있다.
민주평화당이 22일 국회에서 개최한 ‘연동형 선거제 흔드는 꼼수정당 퇴치를 위한 긴급토론회’는 호남 통합의 현실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토론회는 주제보다 참가자들에게 관심이 쏠렸다.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와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대안신당 유성엽 통합추진위원장이 참석했다. 제3지대 통합론을 모색 중인 인사들이다.
그러나 축사부터 통합에 대한 이견이 표출됐다. 정 대표가 먼저 분권형 대통령제 등 가치 중심의 ‘개혁연대’를 강조했다. 유 위원장은 “구체적인 과제를 논의해야 한다”며 “정당 간 통합과 정계개편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 대표는 통합은 언급하지 않고 위성정당 문제만 발언했다.
현재 통합에 가장 적극적인 쪽은 대안신당이다. 최경환 대표는 여러차례 “설 전까지 원탁회의를 열어 통합 논의를 시작하자”고 제안했다. 대안신당 창당도 통합을 위해서라고 강조한 터다. 반면 평화당은 바른미래당과의 통합이 우선이고, 대안신당은 ‘차후’로 놓고 있다. 대안신당과의 전면 재통합에도 부정적이다. 통합 이후 지분싸움, 분당 과정의 앙금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 토론회에선 유 위원장의 자리 배치를 두고 평화당과 대안신당 당직자 간 감정싸움이 표출됐다. 바른미래당도 생존을 위해 통합이 필수라고 강조하지만 ‘호남색’이 도드라지는 것은 경계한다.
뚜렷한 구심 부재는 더 고민이다.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을 제3세력 규합의 한 축으로 삼아야 한다는 말도 나오지만 반응이 좋지 않다. 당초 평화당 측은 토론회에 “김 전 위원장도 참석할 것”이라고 했지만 김 전 위원장은 불참했다. 김 전 위원장은 통화에서 “참가하겠다고 한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박지원 의원이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전 위원장으로부터 ‘중도신당을 만들자’는 제안을 받았다”고 말한 것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다. 기성정치인들과는 함께 할 생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호남을 기반으로 복귀 행보 중인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에 대해서도 입장이 다르다. 심지어 같은 당내에서도 의견이 갈린다. 정 대표는 “안 전 대표는 석고대죄부터 해야한다”고 비판했고, 유 위원장은 “안 전 대표만 비난하는 건 제3세력 변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리더십 부재, 가치 부재가 빚은 예견된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호남에서 민주당 지지세가 커진 상황도 소수정당의 호남 통합론이 살아나지 못하는 요인이다. 이 와중에 정의당도 ‘호남’ 공략에 나섰다. 심상정 대표는 지난 19일 “호남에서 전국 최대 정당 지지율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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