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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5 (수)

삼성전자 '30%캡룰' 영향 갑론을박…1조? 100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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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200 추종금액 대다수인 ETF는 이미 법상 30% 못넘겨

ETF 제외 인덱스펀드 규모 3조원…"1%p 깎이면 100억원 영향"

[이데일리 이슬기 기자] 코스피200 지수 내 삼성전자(005930)의 비중을 30%로 제한하는 ‘30%캡룰’로 인해 삼성전자 매물이 어느 정도 나올지를 두고 증권가에서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1조원에 달할 것이란 분석에 시장 충격이 상당할 것이란 우려가 높았지만, 상장지수펀드(ETF)는 애초 특정 종목을 30% 이상 담을 수 없었기 때문에 실제 매물은 100억원 안팎에 그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최근 코스피 200 지수에서 삼성전자의 시가총액 비중을 30%로 제한하는 ‘30%캡룰’을 3월에 조기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원래라면 6·12월 지수 정기변경일에 직전 3개월(3~5월 혹은 9~11월) 시총 비중을 평균 낸 뒤 30%캡을 적용하는데, 최근 삼성전자의 시총비중이 과도하게 커지고 있기 때문에 정기변경 이전에라도 캡을 씌워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지난 20일 기준 코스피 200 지수 내 삼성전자의 시총 비중은 33.51%로, 최근 한달 간(지난해 12월 20~1월 20일) 시총 비중 평균은 31.94%에 달한다.

21일 삼성전자 주가가 1.6% 하락하면서 비중은 33.35%로 줄었지만 여전히 30%를 훌쩍 웃도는 수준이다.

이데일리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이런 소식이 들려오자 시장은 들썩였다. 상당수의 ETF나 인덱스펀드가 코스피 200 지수를 추종하는 만큼, 삼성전자에 캡이 적용되면 수조원 대의 기계적인 매물이 나올 수 있다고 우려했기 때문이다. 코스피 200 지수 트랙킹 자금을 30조원으로 가정했을 때 삼성전자 매도수요가 약 1조원 수준이 될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거래소에 따르면 현재 코스피 200 지수를 추종하는 ETF의 순자산총액은 24조 6297억원 규모다. 한편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ETF를 제외하고 코스피 200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 펀드의 운용순자산은 2조 9944억원이다.

그러나 코스피 200 지수를 추종하는 자금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ETF는 이번 캡룰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점에서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반론도 제기된다. 자본시장법상 ETF는 지난 2009년부터 이미 특정 종목의 시총 비중을 30% 이상 넘길 수 없도록 규정돼 있기 때문이다.

코스피 200을 추종하는 ETF 중 가장 규모가 큰(순자산총액 9조 6661억원) KODEX 200(069500)을 담당하는 김승욱 삼성자산운용 ETF운용팀장은 “ETF는 개별종목 30%를 넘지 못하도록 법으로 제한을 뒀기 때문에 삼성전자의 현물 주식과 경제적으로 비슷한 성격을 갖고 있는 선물로 바꿔 담아 지수를 따라가고 있다”며 “상당수의 ETF 운용부서들이 이미 선물을 매수하고 현물을 매도하는 포지션을 늘려왔을 것이기 때문에 5%포인트가 급격히 조정되지 않는 한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캡룰과 관련한 삼성전자 매물 규모는 100억원 전후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균 삼성증권 이사는 “ETF와 달리 인덱스펀드는 30%를 넘기면 안된다는 별도의 규정이 없어 캡룰의 영향을 받겠지만 3조 규모에서 1%포인트 조정된다고 해도 100억원 규모의 영향에 지나지 않고 이마저도 선반영하고 있는 펀드가 적지 않다”며 “시장의 우려는 과도하다”고 잘라 말했다.

한편 금융위원회가 지난해 특정 종목을 30% 이상 담는 것을 허용하고 규제 완화에 나섰지만, 현재 법제처 심사를 받는 단계에 머물러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거래소가 지수를 반기에 한 번씩 조정하는데 30%캡룰을 적용하더라도 1~5월, 7~11월에 주가가 오르면 특정종목 비중이 30%를 넘을 수 있는데 현재로썬 이 경우도 위법이 된다”며 “지수를 재조정하지 않는 기간에 지수를 따라가느라 30%를 넘겨서 나타날 수 있는 문제를 완화하는 시행령은 현재 법제처의 심사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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