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험지로 꼽히는 TK(대구·경북), PK(부산·울산·경남) 등에선 '이낙연 국무총리실 출신'이 '문재인 청와대 출신'보다 유권자에게 호소력을 갖는다는 분석도 있다. 호남 태생인 이낙연 전 국무총리 이름값이 통한다는 이야기다.
'이낙연' 강조하며 부산에서 출마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예비후보자 등록 신청서에 기재하는 경력 사항은 2개로 제한된다. 배재정(부산 사상)·이상식(대구 수성을)·지용호(서울 동대문을) 예비후보는 '이낙연 체제 국무총리 비서실 근무' 이력을 첫 번째로 내세웠다.
부산사상구에서 선거 운동 중인 배재정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 [사진출처= 배재정 예비후보 페이스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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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재정 전 국무총리실 비서실장은 전직 비례대표 국회의원 출신으로, 보통 '친문(친문재인계)'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그는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의원이던 시절 지역구이기도 한 부산 사상구에 도전하면서, '이낙연 국무총리 비서실장'을 경력으로 적어냈다. '이낙연 사단'임을 강조한 것이다.
배 전 실장은 "언론이 이낙연 총리를 '호남'이란 틀 안에 지나치게 가두는 지점이 있다"며 "지역주민들이 품격 있는 정치, 안정감 있는 정치에 대해 목말라하는데, 이 총리가 바로 그런 신뢰감을 주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또 "호남 출신이라 영남권에 한계를 갖는다는 중앙정치의 시각은 바닥 민심과는 동떨어진 프레임"이라고 강조했다.
TK서 '태도 보수' 호소
'보수의 심장' 대구에서도 '이낙연'이란 이름은 소구력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상식 예비후보는 '국무총리실 민정실장'이란 경력을 선거관리위원회 등록과 공보물 등에 적고 있다. 이 전 실장은 지난 대선에서 부산시당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역할을 했고 김부겸 전 행정안전부 장관의 천거로 총리실에 발탁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실장은 "대구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선 지역 정서상 거부감이 있다면, 희한하게도 이 전 총리는 그런 이미지를 중화시켰다"며 "대통령이 엄한 아버지라면 총리는 어머니 같은 따뜻한 느낌으로 다가온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영남 보수층에서 이 전 총리에 대한 거부감이 작고 호감도가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전 총리를 "태도 보수"란 표현으로 압축했다. 그는 "사상·이념은 진보일지라도 품성이나 자세, 태도는 예의 바르고 신사적인 특성이 경상도에 호소력을 갖고 있다"고 했다.
서울동대문구을에 걸려있는 지용호 전 국무총리 정무실장의 플랜카드. [사진출처= 지용호 예비후보 페이스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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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용호 전 국무총리실 정무실장도 지역에서 이 전 총리와의 인연을 경력으로 내세웠다. 지 전 실장은 "이 전 총리에 대해선 비호감도가 거의 없고, 또 총리직을 워낙 잘 수행하셔서 선거운동에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고 했다. 그는 당시 추미애 당대표가 추천한 인사다.
이낙연 사진 내걸기도
이 전 총리가 전남지사였던 시절 함께 일했던 경력이 선거운동에서 강조되기도 한다. 이남재 광주 서구을 예비후보는 홍보 포스터에 '이낙연 전남도지사 초대 정무특별보좌관' 이력을 내걸었다. 선과위 예비후보 등록 때도 경력으로 이 내용을 적었다.
지난 20대 총선 때 광주 북구을에 출마한 이 예비후보는 당시에는 손학규 민주당 대표 비서실 부실장 경력을 내세웠지만, 1년3개월 근무한 전남도청 경력을 이번 총선에선 적극 피력하고 있는 것이다 .
서울중랑구갑에 걸려있는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플랜카드. [사진출처= 서영교 의원 페이스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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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 의원들도 이 전 총리와의 친분을 선거 홍보물 등에서 드러내기도 한다. 재선의 서영교 의원은 지역구(서울 중랑갑)에 문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과 아울러, 이 전 총리와 찍은 사진도 플랜카드로 내걸며 "이낙연 총리가 좋아하는 서영교 의원"이라고 적었다.
3선의 민병두 의원(서울 동대문을)도 의정보고서에 이 전 총리와 함께 찍은 사진을 한 페이지 전체에 실었다. 오영훈 의원(제주을)은 의정보고회 동영상에 이 전 총리의 축전을 담기도 했다.
[윤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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