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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7 (목)

김낙순 마사회장 “승자독식 경마, 경쟁구조 완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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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수 사망사건 계기, 1위 상금 비중 낮추고 출전 제한

“노조와 기수 제도 협의 진행 후 제도 개선 착수”

신남방 경마 자문 본격화…인적자원·말 수출도 확대

이데일리

김낙순 한국마사회 회장이 22일 오후 세종시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마사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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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김낙순 한국마사회 회장이 부산경남경마공원(부경)에서 불거진 부정 경마 의혹과 관련해 “위법 행위는 엄중 처벌하고 이해관계자와 사회각층 의견을 종합 반영해 새로운 공정·상생 관계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마사회는 이를 위해 올해 경마상금 배분 구조를 개선하는 등 경쟁 구조를 완화할 방침이다.

◇ “부정경마 논란 송구…엄중 처벌 조치”

김 회장은 22일 오후 세종시 한 음식점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올해 상생과 협력, 혁신과 성장의 경영 기조를 강화해 말 산업 지속 성장의 원년으로 삼을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마사회는 지난해 11월 부경의 고(故) 문중원 기수가 부정 경마와 조교사 개업 비리 의혹 등을 제기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으로 물의를 빚고 있다. 문 기수 유족과 기수협회 등은 마사회에 경마 제도를 선진화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김 회장은 이에 대해 “문 기수의 명복을 다시 한번 빈다”며 “경마 시행을 총괄하는 기관장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현재 마사회는 부경 기수 관련 제도 개선을 위해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와 협의를 진행 중이다. 김 회장은 “구체적인 부분은 협상 대상이어서 말할 순 없지만 상호 협의 사항은 합의 정신에 기초해 즉시 제도 개선에 착수할 것”이라고 전했다.

마사회는 협의와 별개로 경마 제도 개선 위해 추진한다. 그동안 경마가 승자 독식 체제로 승부에 매몰되면서 문 기수 사고 같은 부작용을 낳은 것 아니냐는 지적에 따른 조치다.

우선 경마 1위 상금 배정 비중을 57%에서 55%로 낮춰 하위권 배분을 늘릴 계획이다. 1등에 큰 상금이 몰릴 경우 순위가 낮은 기수들은 적은 상금을 받아 생활이 어렵게 되고 결국 승부조작 같은 유혹에 빠지기 쉽다는 점을 감안한 조치다. 경주마를 타고 대회 출전 시 지급하는 기승료는 1회당 12만원에서 13만원으로 올리고 조교사·관리사에 대한 출전장려금 지급 기준은 8위에서 9위로 확대한다. 하루 최대 기승횟수(경마에 출전하는 횟수)는 7회로 제한해 하위권 기수의 출마 기회를 늘릴 예정이다.

1위 상금 비중 완화 폭이 적다는 지적에 대해 김 회장은 “1위 상금 비중을 3년간 2%씩 내리면 약 50%까지 낮출 수 있을 것”이라며 “한번에 모든 것을 바꾸기에는 이해당사자와의 협의 문제도 있는 만큼 점진적으로 고쳐나가겠다”고 말했다.

부정 경마 신고포상금은 1억원에서 5억원으로 확대하고 조교사 개업심사 평가 시 경력·면허 취득기간을 우대해 투명·공정성을 확보할 방침이다. 경마산업 종사자와 국민간의 소통채널도 운영할 예정이다.

◇ 베트남·카자흐스탄 등 수출 계약 진행

경마산업의 해외 수출 확대도 올해 중점 추진 사항이다. 마사회는 2014년 싱가포르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호주·미국 등 총 13개국에 경마 대회 영상을 수출했다. 지난해 수출 규모는 761억원이다.

올해는 신남방 시장을 주축으로 경마 시스템 수출 사업을 넓힐 방침이다. 베트남에서는 지난해 경마 자문 계약에 대한 1차 과업을 완료했으며 올해 6월까지 2차 단계를 진행할 예정이다.

베트남의 2개 업체와 경마장 건설 자문과 건설시스템 구매 계약을 앞뒀고 라오스·카자흐스탄·태국 등에서도 경마장 건설 자문 계약을 추진한다.

해외 경마 자문은 단순히 정보기술(IT) 장비 공급이나 용역 계약을 넘어 인적 자원과 잉여 말들의 수출로 다변화할 방침이다. 김 회장은 “정년퇴임했지만 일할 여력이 있는 마필관리사나 조교사, 기수 등을 해외에 파견하겠다”며 “경마 자문을 맺는 해외 국가에 한국의 말도 수입해야 한다는 조건을 넣어 국내 퇴역마 등 수출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회 공익사업도 추진한다. 말을 타면서 심신을 치유하는 힐링승마 규모를 연간 약 5000명 규모로 늘리고 재활승마 강습대상은 지난해 160명에서 올해 400명으로 확대 운영한다. 전국민 승마체험 규모는 지난해 3000명에서 올해 4000명, 학교체육 승마참여 학생은 799명에서 911명으로 늘려 승마 체험 홍보도 강화한다.

경마 중독 예방 등 고객 보호를 위해서는 자기출입 제한제도, 몰입수준 진단 등을 확대하고 도박 상담센터(유캔센터)를 8개 신설해 총 32개로 늘린다. 이용자 실명 기반의 온라인 발매제도 도입도 추진한다.

김 회장은 “말 산업 경쟁력 강화와 국민 신뢰 회복을 위해 노력했지만 아직까지 국민들로부터 많은 질타를 받고 있다는 현실을 통감한다”며 “상생·협력·혁신·성장을 핵심가치로 삼아 새로 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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