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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료방송시장 80% 거머쥔 통신사들 “이제 경쟁자는 디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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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합병… 과기정통부, 조건부 최종 승인

통신사들 ‘뉴미디어 회사’로 도약… OTT시장 놓고 해외기업과 승부

연내 상륙 디즈니와 본격경쟁 예고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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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은 다 깔렸다.”

2020년 국내 뉴미디어 시장에서 본격적인 레이스가 시작됐다. 통신3사의 방송시장 재편이 마무리되면서다. 새해 첫 정부부처 업무보고를 맡은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기초과학, 인공지능(AI)과 함께 3대 목표로 제시한 ‘디지털 미디어 강국’의 신호탄이다.

21일 과기정통부는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합병을 조건부 최종 승인했다고 밝혔다. 전날 방송통신위원회가 사전 동의 방침을 내놓은 지 하루 만이다. 급성장 중인 글로벌 미디어 업체와 경쟁하려면 속도전이 필요하다는 판단으로 읽힌다.

○ ‘통신사’가 아니라 뉴미디어 회사

이번 합병 승인으로 국내 TV·모바일 미디어 시장의 불확실성은 일단 해소됐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가 통신 서비스를 넘어 유료방송시장 점유율의 80%를 거머쥐면서 TV와 모바일 미디어 시장에서 본격적인 경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제 각자 1000만 명 안팎의 가입자를 확보한 3사는 특히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에 주목하고 있다. 성장이 정체돼 가입자를 뺏고 빼앗기는 제로섬 경쟁이 된 케이블TV나 인터넷TV(IPTV) 시장과 달리,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으로 동영상 콘텐츠를 보는 OTT 시장은 급성장하고 있다. 방통위에 따르면 2012년 1085억 원 규모이던 이 시장은 올해 7801억 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스마트폰에서 즐겨 보던 콘텐츠를 TV에서 이어 볼 수 있는지 여부가 플랫폼 선택의 관건이 될 정도다.

지난해 3사는 경쟁적으로 OTT 플랫폼을 내놨다. 1월 LG유플러스가 ‘U+모바일tv’를 개편 출시한 데 이어 9월 SKT가 ‘웨이브’를, 11월 KT가 ‘시즌’을 내놨다. 올해는 3사가 이를 기반으로 본격적인 콘텐츠 사냥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SKT는 지난해 지상파 방송3사와 손잡고 오리지널 콘텐츠 ‘조선로코-녹두전’ 등을 독점 공급했다. 박정호 사장이 아직 국내에 들어오지 않은 디즈니 계열 콘텐츠를 입도선매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디즈니와 접촉하기도 했다.

KT도 지난해 10월 글로벌 미디어 기업 디스커버리와 조인트벤처를 설립해 올해 콘텐츠 공동 제작에 나선다. LG유플러스는 LG헬로비전 출범과 함께 올해 5G 콘텐츠 자체 제작을 확대할 계획이다.

○ 해외기업이 국내 1, 3위… 이제 경쟁사는 디즈니

올해 국내 OTT 시장은 더욱 넓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1, 3위 OTT 사업자(월 이용자 수 기준)인 유튜브와 넷플릭스에 이어 디즈니플러스, HBO맥스, 애플TV플러스 등이 줄줄이 국내 진출을 앞두고 있다. 리서치 전문기업 닐슨코리아클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국내 OTT 순위는 유튜브(3500만 명), 웨이브(400만 명), 넷플릭스(350만 명) 순이다.

여기에 지난해 11월 미국, 캐나다 등에서 출시한 디즈니플러스가 올해 3월 유럽 6개국으로 시장을 넓히며 이르면 연내 한국에 상륙할 예정이다. 국내에서도 폭넓은 연령대에 마니아층을 확보하고 있는 디즈니, 마블, 스타워즈 콘텐츠를 장악하고 있어 가장 주목되는 업체다. 5월에 글로벌 출시하는 HBO맥스도 왕좌의 게임, 해리포터 등 인기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미디어 강자들은 모두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을 늘려 경쟁력을 강화하는 추세”라며 “국내 미디어 기업들도 글로벌 시장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는 K-콘텐츠에 집중 투자하면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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