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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한국 넘어 글로벌 금융리더로 "보험·증권 등 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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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 금융권 새 사령탑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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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우리금융지주를 새롭게 출범시키며 지주 회장과 우리은행장을 겸임했던 손태승 회장은 지난해 말 우리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서 차기 회장 후보로 추천됐다. 손 회장은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 승인을 거치면 앞으로 3년간 우리금융을 이끌 회장으로 최종 확정된다. 그동안 회장과 행장을 겸임했던 손 회장은 올해부터 행장직을 떼고 지주 업무에 보다 전념할 예정이다. 지난해 지주 체제를 성공적으로 출범시켰다면 올해는 지주의 미래 성장동력을 확고하게 마련하겠다는 각오다.

사외이사인 장동우 임추위원장은 "손 회장의 임기가 올해 3월 정기 주총까지이지만 지주 출범 초기 조직 안정과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차기 회장 조기 선임이 필요했다"며 "지주사 체제를 성공적으로 구축하고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하는 등 검증된 경영 능력과 안정적인 조직 관리 역량, 도덕성 등을 두루 갖춘 점을 높게 평가해 만장일치로 추천했다"고 밝혔다.

◆ 지주 출범 후 잇단 M&A 성공

지난해 새롭게 출범한 우리금융지주를 이끌었던 손 회장은 출범식에서 '1등 종합금융그룹'을 향한 새로운 도약을 선언했다. 손 회장은 출범사에서 "지주회사 출범을 통해 다른 금융그룹과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게 됐다"며 "적극적인 사업 포트폴리오 재구축과 글로벌 전략 추진을 통해 대한민국 1등 종합금융그룹을 달성하고 세계가 주목하는 글로벌 강자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우리금융은 종합금융그룹의 틀을 갖추기 위해 출범 초기부터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진행했다. 지난해 4월 우리금융은 동양자산운용과 ABL글로벌자산운용(옛 알리안츠자산운용)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해 출범 3개월 만에 첫 M&A에 성공했다. 2000년 출범한 동양자산운용과 ABL글로벌자산운용은 2018년 말 수탁액 기준 각각 13위, 29위의 종합자산운용사다. 차별화된 투자 전략과 강점을 통해 시장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자산 운용에 이어 성공한 것은 부동산신탁회사다. 지난해 6월 국제자산신탁 대주주인 유재은 회장 측이 보유한 경영권 지분 65.74% 인수를 결의한 것이다. 이는 지주 체제 출범 이후 두 번째 M&A 성과로 손 회장이 꾸준히 강조해 온 비은행 확충 전략이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는 의미다. 우리금융은 아울러 우리은행 자회사로 있던 카드와 종금을 지주 자회사로 이전해 지주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 체제를 구축했다.

대만 푸본금융그룹을 장기 투자자로 유치해 지주사 전환과 자회사 편입 과정에서 발생한 상호주 전략을 성공적으로 매각하고 시장의 오버행(대량 대기 매물) 이슈를 불식시킨 점은 손 회장의 주요 공적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또한 손 회장은 기업가치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를 지속적으로 매입하고 있다. 현재 우리사주를 포함해 총 6만8127주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해외근무에서 갈고닦은 영어 실력을 활용해 해외투자자 유치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해외 IR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 5월에는 일본과 홍콩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IR를 실시했으며, 10월에는 중동·유럽·북미 지역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IR 활동을 펼쳤다.

◆ 최대 성과와 앞장서는 혁신 금융

우리금융은 지난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 1조6657억원을 기록하며 경상 기준 최대 성과를 달성했다. 이는 하반기 들어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장기화 등 어려운 대외 여건 속에서도 우량 중소기업 위주의 고른 자산 성장과 핵심 예금 증대를 통한 안정적 운용·조달 구조의 지속 개선 영향이 크다. 또 자산건전성 부문에서도 의미 있는 개선을 보면서 실적에 큰 기여를 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손태승 회장 취임 이후 일관성 있게 추진해 온 우량 자산 위주의 리스크 관리 중시 영업의 결과"라며 "어려운 시장 여건에도 지난 반기에 이어 경상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시현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우리금융은 그룹사 협업과 시너지 효과 강화를 위한 조직 개편도 단행했다. 그룹사별로 운영 중인 WM, 글로벌, CIB, 디지털 부문 등 4대 성장동력 사업을 그룹 차원에서 통합해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사업 총괄제를 시행한 것이다. 또한 퇴직연금 사업의 추진력 강화를 위해 연금기획부를 신설하고 자금 세탁 방지 모니터링을 체계적으로 수행할 자금세탁방지팀도 신설했다.

우리금융은 혁신금융에도 적극적이다. 지난해 5월 손 회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혁신금융추진위원회도 출범시켰다. 그룹사 최고경영자(CEO)들도 위원으로 참여해 그룹 차원의 혁신금융을 이끌고 있다. 혁신금융추진위원회 산하에는 여신 지원, 여신제도 개선, 투자 지원, 핀테크 지원 등 4개 추진단을 구성해 전문 분야별로 다양한 지원 방안을 마련해 추진하고 있다. 손 회장은 "혁신성장기업에 대한 투자와 여신 지원은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으로서 적극 추진돼야 한다"며 "이를 그룹 경영 전반으로 확대해 혁신금융 선도기업으로서의 이미지를 더욱 공고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 회장은 올해 주요 추진 방향으로 비은행 부문 사업 포트폴리오 확충을 꼽았다. 시장 매물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M&A 기회를 발굴하겠다는 것이다. 당장 그룹에 꼭 필요한 증권사뿐 아니라 보험사 등도 폭넓게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금융업 전반을 모두 커버하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완성한다는 각오다.

글로벌 사업 확장도 올해 주요 추진 과제 중 하나다. 우선 은행·카드사를 중심으로 이미 진출한 지역에서 내실 있는 성장으로 영업 채널을 확장하는 것이 주요 계획이다. 타 계열사는 현지에 확보된 은행 고객을 대상으로 진출해 영업 기반을 구축한 뒤 사업 확장을 통해 시장점유율을 높여 나가기로 했다. 올해 1월 현재 우리금융의 글로벌 네트워크는 26개국 474개에 달한다.

◆ 소통을 중시하는 화합형 리더

손 회장은 2017년 12월 우리은행장으로 취임했다. 이후 2018년 우리은행의 지주사 전환 작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었고, 지난해에는 우리금융지주 1년차의 기틀을 다지는 데 주력했다. 우리금융 임추위가 손 회장을 차기 회장으로 다시 추천한 것도 이러한 성과를 높게 평가했기 때문이다.

손 회장은 사법시험을 준비하다가 서울대 법학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마치고 입행해 동료들보다 나이가 두세 살 많다. 부모님이 은행에 취직하라고 권유한 것이 입행의 계기가 됐다. 손 회장은 늦게 입행했지만 동기들에게 뒤지지 않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항상 열정을 갖고 일했고, 동료나 상하 간에 잘 어울리면서 소통하려던 태도도 은행생활에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

손 회장이 개인적으로 갖고 있는 좌우명은 '세이공청(洗耳恭聽)'이다. 이는 '귀를 씻고 공손하게 듣는다'는 뜻으로 여러 사람의 말을 경청하고 직원들과 소통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은행장 취임 후 4500㎞를 이동하며 전국의 영업점을 방문한 것도 이런 이유다.

▶▶ He is…

△1959년 광주광역시 출생 △전주고, 성균관대 법학과 △서울대 대학원 법학과 석사 △헬싱키경제경영대학원 MBA △1987년 한일은행 입행 △2010년 우리금융지주 상무 △2014년 우리은행 자금시장사업단 상무

△2015년 우리은행 글로벌부문 그룹장 △2017년 우리은행 글로벌부문 부문장 △2017년 12월 우리은행장 △2018년 12월~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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