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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세계금융허브에 `GIB` 거점…투자영토 더 넓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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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 금융권 새 사령탑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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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지난달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서 연임이 결정된 뒤 신뢰·개방·혁신 등 세 가지 키워드를 청사진으로 제시했다. 그는 "2020년은 신한만의 방식으로 세계가 인정하는 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한 '일류 신한'의 원년"이라고 말했다.

임추위는 조 회장을 만장일치로 재신임하면서 "1등 금융그룹으로서 신한의 위상을 공고히 하고, 새로운 금융 패러다임에 대응해 조직의 변화를 이끌며, 글로벌·디지털 등 신시장을 개척해 차별화된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조 회장은 오는 3월 신한금융 정기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회장으로 취임하게 된다.

◆ 트리플크라운 실적

신한금융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역대 최대 실적' '업계 1위' 등 타이틀을 잇달아 거머쥐었다. 특히 금융지주사 순위를 결정하는 3대 지표인 당기순이익, 총자산, 시가총액 등 모든 부문에서 1등을 차지하는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2조8960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순이익 3조1000억원에 육박했다. 2위인 KB금융지주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2조7771억원에 그쳤다. 총자산은 3분기 기준 546조원에 달한다. 조 회장이 취임하기 전인 2016년 370조5000억원 수준이었던 것에 비해 50% 가까이 늘어난 규모다.

또 임추위는 조 회장이 지난 3년간 오렌지라이프, 아시아신탁 등 굵직한 인수·합병(M&A)을 성사시키며 경영 성과를 입증했다고 봤다. 지난해 그룹 자회사로 편입이 완료된 두 건의 합병은 2007년 신한금융이 LG카드를 인수한 이후 11년 만에 일어난 일이었다. 베트남에서는 호주·뉴질랜드은행(ANZ) 리테일 부문, 푸르덴셜 소비자금융 부문 등을 인수해 신한베트남의 입지를 다지기도 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비은행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것은 물론 글로벌을 포함한 그룹의 이익 기반이 확대됐다"며 "국내 금융지주사 중 가장 이상적인 은행·비은행 포트폴리오로 그룹 실적의 체질 개선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특히 저금리가 장기화하면서 은행 이자이익이 줄어드는 시점에 비이자이익 성장이 신한금융 재무 실적을 견인했다는 평가다.

◆ 2020년 목표는 '일류 신한'

조 회장이 향후 3년 임기를 이끌기 위해 내건 경영 목표는 '일류 신한'이다. 단순히 실적 1등 은행과 금융지주사에 머물지 않고 '글로벌 일류'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가 담겼다. 이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 방향으로는 'F.R.E.S.H. 2020'을 제시했다. F.R.E.S.H.는 △어떤 위기에도 흔들림 없는 탄탄한 기초체력(Fundamental) △축적된 성공의 힘으로 조직의 혁신을 추진하는 회복 탄력성(Resilience) △핀테크와 생활 플랫폼을 아울러 신한이 주도하는 디지털 생태계 구현(Eco-system)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상생하는 책임 있는 기업시민(Sustainability)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어 가는 융·복합형 인재 확보(Human-talent) 등 의미를 가진 다섯 가지 영어 단어의 머리글자를 딴 합성어다.

또 조 회장은 앞서 3년 임기 동안 경영 목표로 제시했던 '아시아 리딩 금융그룹'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완수하기 위한 전략 과제도 일곱 가지로 제시했다. 그 첫 번째는 '고객 중심의 원신한(One Shinhan) 체계 강화'다. 조 회장은 지난 임기 동안 계열사별로 흩어져 있던 사업 부문을 수평적으로 재편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매트릭스 체제를 강조했다. 예를 들어 은행·카드·금융투자·생명 등 계열사별로 제각각 자산관리(WM) 사업을 벌이는 것이 아니라 신한금융 WM사업부문이 각 계열사 사업을 총괄해 협업을 도모하는 것이다.

◆ IB·부동산 등 새 먹거리 발굴

두 번째 전략은 '시장 선도 비즈니스 모델 확대'다. 기존에 1위로 달리고 있는 은행·카드 등의 지위를 유지·확대하는 한편, 보험·부동산 등 사업라인을 정교화해 자본시장에서 신한금융의 입지를 다지겠다는 방침이다. 또 새로운 시장을 발굴하기 위해 인력 등 자원을 선제적으로 배치하는 '자원 배분 최적화 전략'도 펼칠 예정이다.

특히 조 회장은 자신의 임기 중 출범시킨 그룹 & 글로벌 투자금융(GIB) 사업 부문을 필두로,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신한금융의 영토를 넓히겠다는 계획이다. 신한은행과 신한금융투자의 홍콩 투자은행(IB) 사업을 '홍콩 GIB'로 통합해 그룹의 아시아 자본시장 허브로 구축한 것도 그 일환이다. 또 미국 뉴욕, 영국 런던 등 전 세계 5개 거점에 GIB 데스크를 운영하며 적극적으로 글로벌 IB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GIB 부문은 의미 있는 성과도 냈다. 판교 알파돔 사업자, GTX-A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은 물론 지난해 9000만달러 규모 인도네시아 기업 김치본드 발행에 성공하기도 했다. GIB 부문 영업이익만 지난해 3분기 누적 5209억원에 달해 높은 성장세를 보이며 신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하는 모양새다.

부동산 금융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부동산금융 협의체'도 출범시켰다. 2017년 설립한 자회사 신한리츠운용과 지난해 인수한 아시아신탁 등을 활용해 부동산을 개발·상품화하고 부동산금융 역량을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이다.

지난해에는 국내 금융사 처음으로 인공지능(AI) 기반 투자자문사 '신한AI'를 설립했다. 2018년 그룹 주요 자회사와 IBM 등이 공동으로 참여한 '보물섬 프로젝트'의 결실이기도 했다. 신한AI는 자체적으로 개발한 AI 플랫폼 네오(NEO)로 시장을 분석·예측하고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만들어준다. 조 회장은 신한AI를 단순히 은행·금융투자의 자문 보조 역할이 아니라 AI 전문회사로 키워 디지털 혁신의 아이콘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글로벌과 디지털도 빼놓을 수 없는 화두다. 지역별·규모별로 세분화해 글로벌 시장에도 '선택과 집중'으로 접근하고, 이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미 지난해 3분기 기준 그룹 순이익 중 글로벌 부문 비중이 10%를 달성해 국내 금융그룹 중 최고 수준이다.

◆ 지속가능 경영, 상생 경영 확립

조 회장은 지난해부터 그룹 전략 과제에 '지속가능경영(ESG) 체계 확립'도 포함해 중장기 발전과 사회 공동체 가치를 함께 추구하는 것의 중요성도 강조하고 있다.

임기 초였던 2017년 그룹 비전으로 '2020 그룹 CSR 전략'을 선포한 데 이어, 2018년엔 기후변화와 에너지 패러다임 변화에 맞춰 '에코 전환(Eco Transformation) 2020' 전략을 선포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2030년까지 총 20조원을 친환경 분야에 투자하고 신한금융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20% 절감하겠다는 목표다.

또 국내 창업·벤처·중소기업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혁신성장 프로젝트', 그룹 내 모든 계열사가 참여하는 사회공헌활동 '희망사회 프로젝트' 등을 통해 사회적 책임도 강조하고 있다.

▶▶ He is…

△1957년 대전 출생 △대전고, 고려대 법학과 졸업 △헬싱키대 MBA △1984년 신한은행 입행 △2007년 뉴욕지점장 △2009년 글로벌사업 전무 △2011년 영업추진그룹 부행장 △2013년 신한BNP파리바 대표

△2015년 신한은행장 △ 2017년 3월~ 신한금융지주 회장

[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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