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29 (토)

[중기 info] "창업초기 7천만원 단비…고비마다 도움받았죠"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오천호 에코맘의산골이유식 대표가 자사 제품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 산골에서 아이들 먹을 죽을 맹글어 팔겠다고?"

오천호 에코맘의산골이유식 대표가 고향인 경남 하동으로 돌아갔을 때 반응은 싸늘했다. 오 대표는 고향을 떠나 서울로 갔을 때만 해도 성공하겠다는 꿈에 부풀어 있었다. 화장품 관련 영업과 유통을 하면서 젊은 나이에 돈도 열심히 모았다. 모은 돈으로 친환경 농산물로 만드는 죽 전문점도 운영했다. 하지만 2011년 개업한 죽 전문점은 갈수록 장사가 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오 대표의 죽 전문점에 손님이 찾아와 주문을 하는데, 간을 하지 말아 달라고 했다. 이후 밍밍한 맛의 죽을 계속 사 가는 게 궁금해서 물어 보니 아기 이유식으로 먹이려고 간을 하지 말라고 한 것이었다. 좋은 재료로 만든 건강식 죽을 이유식으로 먹여도 괜찮겠다는 생각에 꾸준히 사 갔던 것이다. 오 대표는 그 손님의 주문을 계기로 죽을 이유식으로 활용하는 방향으로 눈을 돌리게 됐다.

그렇게 2012년 하동 산자락에서 에코맘의산골이유식 농업회사법인이 탄생했다. 회사를 설립하고 오 대표는 미래에 대한 명확한 비전을 갖고 하루 3시간씩 자면서 사업에 열정을 쏟았다. 하지만 매출이라고 부를 수도 없을 만큼 실적이 없었기 때문에 항상 자금이 턱없이 부족했고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중진공)을 찾아 도움을 청했다.

중진공은 2012년 처음 정책자금 7000만원 지원을 시작으로 고비 때마다 든든한 성장 동반자가 되어줬다. △벤처기업 인증 △임직원 연수 △내일채움공제 가입 등을 지속적으로 연계해 지원했다. 오 대표는 "창업 초기 정책자금 7000만원은 수십억 원의 가치가 있는 금액이었다"며 "너무 고마워 중진공 홈페이지에 감사 인사를 적었다"고 말했다.

2014년에는 중진공의 조언으로 사회적 기업 인증을 받았다. 지역 농산물을 직접 농민들과 거래해 농민들은 안정적인 판매처를 확보하고, 오 대표는 좋은 농산물로 만든 제품을 판매했다. 사회적 기업 인증을 획득한 뒤부터 공장 인근 지역주민은 에코맘의산골이유식과 공동운명체가 됐다. 오 대표는 "'에코맘 희망 프로젝트'를 통해 기부, 취약 가정 이유식 지원, 농업경영 컨설팅 등 다양한 지역 상생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며 "에코맘의산골이유식은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상생의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2017년부터는 사회적 기업으로서 △지역 이웃과 공유가치를 창출한다는 점 △적극적인 사회공헌 활동을 한다는 점 등을 평가받아 백화점과 대형마트에 정식으로 입점했다. 에코맘의산골이유식은 2016년 연 매출 14억원에서 2017년 55억원, 2018년 66억원으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중진공 정책자금 지원으로 설비를 추가 도입하면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중진공 관계자는 "전국 각 지역에 특화된 사회적 기업을 집중 발굴하고 육성해 넥스트 유니콘 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며 "사람 중심 일자리 경제, 중소벤처기업의 혁신성장, 공정경제 생태계 조성 등 국정 철학이 현장에서 실현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특별취재팀 = 이덕주 기자(팀장) / 신수현 기자 / 안병준 기자 / 최희석 기자 / 박의명 기자 / 이종화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