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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NYT “워런-클로버샤 후보 동시 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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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여성 대선 후보 공개 지지… 1860년 이후 첫 복수 후보 선정

“워런, 정부-경제 구조개혁 최선

클로버샤, 진보의제 실현 가능”

동아일보

다음 달 3일 미국 야당 민주당의 대선 후보 첫 경선인 아이오와 당원대회(코커스)를 앞두고 19일 미 유력지 뉴욕타임스(NYT)가 강경 진보 성향의 엘리자베스 워런 매사추세츠 상원의원(71)과 온건 진보 성향의 에이미 클로버샤 미네소타주 상원의원(60)을 동시에 지지 후보로 선정했다. 1860년 대선 당시 에이브러햄 링컨 공화당 후보에 대한 지지를 표명한 후 모든 대선에서 단수 후보를 지지해 온 NYT가 복수 후보를 지지한 것은 처음이다. 여성 두 명을 동시에 선정한 것도 이례적이다.

NYT는 이날 오피니언면에 “워런 의원과 클로버샤 의원 모두 민주당의 진보 및 온건 성향을 효과적으로 대변하는 인물”이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로 승리하려면 급진적 모델과 현실적 모델 모두를 신중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부유세, 청정에너지, 전국민 의료보험 등을 주창했고 ‘트럼프 저격수’로도 불리는 워런 의원에 대해선 “정부와 경제의 기본 구조를 개혁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평했다. 클로버샤 의원에 대해선 “미국의 양극화를 감안할 때 진보적 의제를 실현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진 후보”라고 진단했다.

NYT의 여성 후보 두 명 동시 지지는 최근 민주당 내 여성 대통령 불가론(不可論) 논쟁이 한창인 와중에 등장해 더욱 주목을 받았다. 13일 워런 상원의원은 경쟁자인 버니 샌더스 버몬트 상원의원(78)이 사석에서 자신에게 “여자는 대통령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고 밝혀 파장이 일었다. 최근 몇 년간 미 전역에서 미투 운동과 페미니즘의 물결이 거세게 불고 있는 것도 이번 선택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NYT는 그동안 최종 선정한 지지 후보와 그 이유만 공개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절차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민주당 후보 9명 모두에 대한 90분짜리 인터뷰 전문 및 동영상까지 공개하기로 했다.

NYT는 현 민주당 지지율 1위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78)에 대해서는 ‘횃불을 새로운 정치지도자 세대에 넘겨줘야 할 때’라고 평가했다. 이는 1961년 44세로 취임한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취임사에 등장하는 문구다. 1973년 이미 상원의원이 된 바이든 전 대통령이 이제 물러날 때가 됐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지난해 심근경색을 겪은 샌더스 상원의원을 두고는 “건강에 심각한 우려가 있고 타협할 줄 모른다. 그가 당선되면 트럼프 대통령 못지않은 분열적 대통령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38세의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은 “정치적 미래가 밝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미 주요 언론은 대선 때마다 지지 후보를 공개 선언하는 관행이 있다. NYT의 지지 후보 표명을 시작으로 워싱턴포스트(WP), 로스앤젤레스타임스, USA투데이 등도 속속 지지 후보를 선언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유력 매체의 선언이 표심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는 불확실하다. 2016년 대선 당시 NYT, WP 등 유력 매체가 일제히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를 지지했지만 결과는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승리였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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