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에 북이 외무상을 리용호에서 리선권으로 교체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외교관 출신 리용호는 대미 핵 협상 전문가였지만 리선권은 우리 대기업 총수에게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느냐"고 막말했던 군 출신이다. 김정은이 미국과 협상하지 않고 맞서겠다는 신호일 수 있다. 최근 북은 "제재와 핵시설을 바꾸는 협상은 다시는 안 한다"고 했다. 핵·미사일을 움켜쥐고 끝까지 제 갈 길 가겠다는 것이다.
북은 '인질'을 대외 협상에 이용하는 데 거리낌이 없다. 말레이시아 공항에서 화학무기 살인을 한 북한인들을 평양 주재 말레이시아 대사관 직원들을 인질 삼아 빼돌리기도 했다. 2009년 미 여기자 2명을 두만강 인근에서 데려가 클린턴 전 대통령을 불러들이는 데 성공했다. 평양 호텔에서 선전물을 한 장 가져가려던 미국 대학생 웜비어를 억류해 산송장으로 만든 적도 있다. 긴장이 고조되면 또 '인질'을 찾으려 할 것이다. 미국은 북을 '여행 금지국'으로 지정했고 영국·호주는 '여행 자제국' 리스트에 올렸다.
한국 정부는 거꾸로다. 차단해야 할 북 관광총국 인터넷 사이트를 열어둔 것은 개별 관광을 밀어붙이겠다는 뜻일 것이다. 북은 금강산 단체 관광객 박왕자씨를 사살하고도 '관광객 잘못'이라고 했다. 필요에 따라 얼마든지 사건을 조작하고 누구라도 인질로 잡을 수 있다. 개성공단 직원을 130일 넘게 억류한 적도 있다. 정부는 어떤 대책을 갖고 북한 개별 관광을 밀어붙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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