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비판하면서도 문재인 정부 비판에 더 많은 시간 할애
“일대일 구도 벗어나야”…4년 전 국민의당 ‘바람’ 재현 의지
표면적으로는 바른미래당 복귀…‘리모델링’ 가능성 열어둬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1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해 정치 복귀를 알리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상훈 선임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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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58)가 19일 1년4개월 만에 정치에 복귀하며 내놓은 첫 메시지는 ‘중도·실용을 실현할 제3지대 정치세력화’였다. 안 전 대표는 4·15 총선에는 출마하지 않고 제3지대 신당의 의석 확보에 주력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보수통합 논의에는 선을 그었지만, ‘문재인 정부 폭주 저지’를 내걸며 ‘반문재인 노선’을 견지할 뜻도 분명히 했다.
안 전 대표는 이날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진영 정치에서 벗어나 실용적 중도정치를 실현하는 정당을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어렵고 외로운 길이 될지 모르지만, 7년 전 저를 불러주셨던 국민의 바람을 다시 가슴에 깊이 담고, 초심을 잃지 않겠다”고 했다. 4년 전 ‘새정치’를 표방하며 38석을 석권했던 국민의당 바람을 다시 일으키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는 바른미래당 합당 과정에서 국민의당 지지자들을 실망시켰다며 거듭 사과했다.
안 전 대표는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을 모두 비판하며 차별화에 나섰다. 그는 여권을 향해서는 배제의 정치, 무능한 국정운영을 비판했다. 한국당에 대해서는 혁신 없이 반사이익만 노린다고 공격했다. 그는 특히 혁신통합추진위원회가 추진하는 ‘중도·보수통합 논의’에 대해서도 “관심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안 전 대표는 “진영 대결로 일대일 구도로 가는 건 오히려 정부·여당이 바라는 일”이라며 제3지대 창당 의지를 분명히 했다.
그는 야당도 비판했지만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비판하는 데는 더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안 전 대표는 “현 정부의 잘못된 정책을 바로잡고 폭주 저지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정부 여당은 진영논리의 구태정치에서 벗어나야 한다” “국가주의적 시각에서도 벗어나야 한다”고 쓴소리했다. 또 “불공정한 규칙을 찾아 없애고, 청년세대를 위한 초석을 다시 놓겠다”면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로 촉발된 공정 문제를 전면적으로 제기했다. ‘반문재인 노선’을 견지할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4·15 총선 불출마도 선언했다. 그러면서 “저는 간절하게 대한민국이 변화해야 한다는 말씀을 드리러 왔다”며 “다음 국회에 그런 일들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이 가능한 한 많이 진입하도록 돕는 게 제 목표이고, 모든 힘을 다해서 돕겠다”고 밝혔다. 불출마 선언은 일차적으로는 총선 출마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뜻을 피력하며 정계복귀의 진정성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또 지역구 출마 대신 전국 유세를 다니면서 제3정당 입지를 공고히 하는 데 힘을 보태겠다는 다목적 포석으로도 해석된다. 이번 총선에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도입되는 만큼 제3정당이 비례대표 의석수를 확보할 여건도 마련된 상태다.
안 전 대표는 일단 표면적으로는 바른미래당으로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바른미래당을 리모델링할지, 독자적인 제3당을 창당할지를 두고는 선택의 여지를 열어놨다. 이후 정치 일정에 대해서는 “당 내외 분들을 만나 뵙고 의논드리겠다”고 답했다. 안 전 대표 측 관계자는 “바른미래당에 대한 ‘창조적 파괴’에 나설지, 제3정당을 창당할지는 상의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이날 공항에 마중 나온 지지자들을 향해 큰절을 올렸다. 이어 바른미래당 의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눈 뒤, 취재진과도 차례로 허리 숙여 악수했다. 마이크 앞에 선 안 전 대표는 밝은 표정으로 태블릿 PC를 꺼내 준비해온 귀국 메시지를 읽어내려 갔다. 지지자들은 안 전 대표가 보수통합에 대해 “저는 관심 없다”고 대답하는 대목에서 환호성을 지르기도 했다. 국민의당 출신인 바른미래당 이동섭 의원은 국민의당을 상징하는 녹색 넥타이를 매고 안 전 대표를 맞이해 눈길을 끌었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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