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에게 6900만원 배상 판결
국가 ‘구조 소홀’ 책임만 인정
대형화물차 운전사였던 ㄱ씨는 2014년 4월16일 발생한 세월호 참사 현장에서 구조됐다. 배가 갑자기 기울면서 허리를 다친 ㄱ씨는 정신적 고통에 시달려 생업에 종사하지 못하고 수술·약물 치료를 받자 손해배상 소송을 냈고 1심에서 승소했다. ㄱ씨는 항소심이 진행 중이던 지난해 11월 암으로 숨졌다.
법원은 당시 해경과 선장·선원들이 퇴선 유도조치를 소홀히 하고 과적과 고박불량 등 청해진해운 등의 위법행위가 ㄱ씨의 신체적·정신적 상해를 초래했다고 인정했다.
재판부는 “선박의 침몰·침수·전복으로 인한 재난 상황을 겪은 ㄱ씨가 적절한 구호조치를 받지 못하고 뒤늦게 구조되는 과정에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의 정신적 상해를 입는 것은 당연히 예상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국가의 책임은 사고 유발이 아닌 세월호가 전복된 이후 구조 소홀에 대해서만 인정됐다. 재판부는 “해경 123정장이 퇴선 유도조치를 소홀히 한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과 ㄱ씨의 정신적 상해 사이에는 상당의 인과관계가 있다”면서도 “세월호 전복까지는 해경 123정장의 과실이 인정되지 않았다”며 ㄱ씨의 신체 상해에 대해서는 국가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한편 수원지법 안산지원 민사1부는 2019년 1월 세월호 참사 생존자 20명(단원고 학생 16명·일반인 4명)과 가족 등 총 76명이 국가와 청해진해운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법원은 구조를 소솔히 한 해경과 구호 조치 없이 퇴선한 선장과 선원, 청해진해운의 위법행위 등을 모두 인정했다.
강현석 기자 kaj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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