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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미중 무역' 갈등과 협상

[뒷북경제] 미중 무역합의 韓 수출 득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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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미국과 중국이 15일(현지시간) 1단계 무역합의안에 최종 서명했습니다. 지난 2018년 7월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대한 첫 관세 폭탄으로 무역전쟁의 포문을 연 지 약 18개월 만입니다. 세계 경제의 불투명성을 높여왔던 ‘G2’ 간의 무역 갈등이 일단 완화 국면에 접어든 만큼 한국 경제도 일부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그러나 낙관론을 펼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득실을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먼저 긍정적인 영향입니다. 미국과 중국이 1단계 무역합의안에 최종 서명하면서 그동안 글로벌 교역 위축으로 타격을 입었던 한국 수출도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이번 미중 간 합의가 지난해 금융위기 때인 2009년 이후 10년 만에 두 자릿수(10.3%)로 뒷걸음질 친 수출에 플러스 요인이 되리라는 예상입니다. 실제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미중 무역분쟁으로 비롯한 수출 감소액이 107억달러로 추산했는데, 이는 반도체 업황 부진(328억달러), 유가하락(134억달러)과 더불어 수출 부진의 큰 요인으로 꼽혔습니다. 따라서 미중 무역합의 효과와, 최근 되살아나고 있는 반도체 업황 효과가 맞물리면 수출이 반등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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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주목해봐야 할 부분이 몇 가지 있습니다. 우선 이번에 미중이 서명한 것은 1단계 무역합의안입니다. ‘종전’이 아니라 ‘휴전’을 양국이 선언한 것입니다. 현재의 완화 국면이 언제든 긴장 상태로 돌아설 수 있다는 점에서 불확실성이 여전한 것이죠. 실제 이번 합의안에는 중국이 향후 2년 동안 미국산 재화와 서비스를 2,000억달러(약 231조7,000억원)를 추가 구입하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이게 현실적으로 가능할까’ 하는 회의론이 벌써 나옵니다.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합의안 내용을 보면 중국이 (미국과) 협상 과정에서 불리한 위치였다는 점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며 “그렇다면 중국이 불만 없이 (합의 내용을) 이행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고, 자칫 2, 3단계 협상으로 진전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렇게 되면 미중 무역분쟁은 다시 발발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두 번째는 미국이 요구한 추가 구입 품목 가운데 777억달러 규모의 공산품이 포함됐다는 점입니다. 중국으로 가는 한국의 공산품 수출 물량이 미국산으로 대체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중국 시장에서 한국산 공산품이 미국산에 밀릴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며 “이렇게 되면 한국의 대중 수출에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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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미국이 고율의 관세 부과를 무기로 한 보호무역의 타깃을 중국에서 유럽이나 인도, 한국으로 변경할 가능성 역시 배제하기 어렵습니다. 미국이 대이란 정책에 협력하지 않으면 유럽산 자동차에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해 25%의 고율 관세를 매기겠다고 압박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이 세계화를 통해 피해를 입었다고 보는 것은 단순히 트럼프 행정부만의 인식이 아니다”라며 “중국과의 분쟁이 일단락됐다는 명분으로 다른 나라를 공격 대상으로 삼을 우려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정부 관계자도 “미국이 232조 적용을 유예한 지난해 11월 이후 추가 입장을 정부에 전달한 것은 없다”면서도 “미국이 232조 적용을 지렛대 삼아 한국을 압박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전했습니다. /세종=조양준기자 mryesandn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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