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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윤상호 하노이한인회장 "한베가족 자긍심 갖도록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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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윤상호 베트남 하노이한인회장이 18일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윤 회장은 "하노이한인회의 숙원사업은 '한인회관' 건립"이라고 말했다. 2020.1.18/뉴스1 © News1 정우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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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베트남)=뉴스1) 정우용 기자 = 2015년 세계한인회장 대회에서 '최우수 한인회'로 선정된 베트남 하노이한인회는 1992년 수교 당시 100여명에 불과하던 교민수가 지금은 8만여명에 이른다.

2018년 제12대 하노이한인회장에 선출된 후 재선에 성공해 13대 회장을 맡고 있는 윤상호 회장을 만나 한인회 운영계획과 하노이한인사회의 전반적인 얘기를 들어봤다.

-하노이 한인회 탄생 배경은

▶역사적으로 이수광이 북경에서 베트남 사신과 필담을 나눴다는 기록과 풍랑으로 베트남 중부지역에 표착한 한국사람이 융숭한 대접을 받고 돌와왔다는 이야기 등이 전부였던 한·베간의 관계가 전략적 동반자관계를 넘어 경제 공동체, 민족공동체 관계로 발전하고 있다.

한·베간 근대사의 아픔인 월남전을 끝으로 베트남에 뿌리내린 1세대 교민과 1986년 베트남의 도이머이(개혁·개방정책)정책과 1992년 수교를 기점으로 늘어난 2세대 교민들이 20만을 넘어 베트남에 한류를 주도하고있다.

- 하노이한인회 중점사업은

▶하노이한인회에 20여명의 유급직원과 자원봉사자가 교민을 위해 일하고 있습니다. 회장단 및 90여명에 달하는 이사진도 교민사회와 한베관계를 위한 다양한 봉사와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한인회는 교민들의 입장에 서야 하지만 교민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보다 확장된 시야로 베트남의 상황과 사건을 종합해서 판단해야 장기적으로 교민사회에 긍정적이고 바람직한 방향을 제시할 역할을 할 수 있을것이다.

한인회가 진행하는 여러 문화사업중 가장 비중을 두고 진행하는 것은 청소년관련 사업이다. 한인 2세대 청소년들이 국제적인 환경과 인식을 가지면서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갖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주는 한 민족의 정체성과 문화·경제적 영역의 확장이다. 특히 '한베가족'(한국과 베트남인이 결혼해 형성된 가족)으로 태어난 아이들이 한국에 대한 자긍심을 갖고 한국어로 교육받으며 성장할 수 있도록 많은 배려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노이 한인회는 6년전부터 수형생활을 하는 한인을 지원하고 있다. 사실 여기서 불미스러운 일로 수감되면 가족과 단절돼 아주 고통스러운 생활을 해야한다.

"왜 죄 지은 사람에게 그렇게 해주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베트남 '사람들에게 한국사람들은 수형자도 동포로 돌보는구나' 라는 인식을 심어 주고 조금이라도 교정당국에서 한국 수감자의 인권을 보호해 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 하노이 한인회 숙원사업은

▶하노이 한인회의 숙원사업은 '한인회관' 건립이다. 한인사회가 중심을 잡으려면 조직이 있어야 하고 조직을 운영하려면 수익사업의 확장이 필연적이다.

동사무소 개념의 한인회관이 아니라 투자가치가 있는 땅에 30~40층 짜리 건물을 올려 대시관을 제외한 모든 한인단체 등을 입주시키고 여러 수익사업을 수행할 수 있는 한인회관 건립을 준비중이다.

한인회에서는 투자기업 진출기관 등을 한인회관에 유치하는 역할 등을 하고자 한다. 한인회관이 완성되면, 한인들이 베트남 관련 비즈니스 진행시 모든 것을 '원스톱'으로 해결할 수 있는 창의적 공간이 될 것이다.

또 한인회관에 응급실, 장례식장,도서관, 청소년 놀이터 등을 확보할 생각이다.

특히 응급실은 꼭 필요하다. 응급상황시 골든타임을 못 지켜서 여기서 돌아가신 분들이 너무 많다. 베트남의 의료시스템이 우리와 많이 달라 병원의 구호 서비스체계가 많이 늦고 언어가 안 통해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는 현실이다. 한국식 응급체계를 갖춰야 한다. 2015년부터 하노이 시경 공안부와 공조체제로 '119 긴급콜센터'를 운영해 응급상황 발생 시 긴급 호송을 지원해오고 있지만, 그 이후 과정이 원할치 않아 골든타임내에 치료를 못받는 사례가 아직도 많다.

하노이에만 교민 수가 8만명이다. 국내의 웬만한 군(郡) 인구보다 많다. 국내의 군에는 군청, 경찰서, 소방서, 각종 기관 등에서 봉사를 하는데 베트남 대사관에 경찰 요원은 단 1명 파견중이다.

처음 온 교민들은 경찰, 교통, 금융, 법률, 세무, 의료 등 모든 베트남 체제에 적응해야 하는데, 이를 교민들 스스로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곳이 한인회이다.

한인회장을 연임한 이유도 임기동안 한인회관 건립에 대한 구체적 방향을 잡아 놓기 위해서다. 준공식은 다음 회장이 할 수 있을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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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호 베트남 하노이한인회장이 18일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윤 회장은 "한베가족이 한국에 대한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2020.1.18/뉴스1 © News1 정우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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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베가족'을 한인사회에서는 어떻게 보고 있나

▶베트남은 불교·유교적 관념이 커 자국민끼리 결혼하는 것을 선호한다. 외국인과의 결혼에 편견은 잊지만 크지 않고 사회적으로 불이익은 없다.

한국에서 오히려 차별하고 있다. 다문화가족이란 단어 자체가 차별을 만드는 것 같다. 외국에서 태어난 한국인도 자국민이다. 철저히 우리 국민으로 대우해야 한다.

베트남 한베가족의 경우 태어난 아이가 한국말로 자랄 수 있도록 지원하는것이 가장 급선무다. 한국에 대한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 중요한 일이다.

-하노이 북·미회담이 교민사회에 끼친 영향은

▶지난해 2월 북·미회담이 열릴 당시 교민들은 애가 많이 탔다. 하노이한인회에서는 성공적인 회담을 응원하는 이벤트를 마련했으나 베트남정부의 방침으로 회담장에 나가지는 못했다.

사실 교민들은 먹고 살기에 바빠 뉴스 볼 시간도 없었는데 북·미회담으로 인해 고국의 북·미관계나 북핵문제, 통일문제 등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할 기회를 갖게 됐고 교민들이 단합하게 만든 계기가 되기도 했다.

4000여명의 외신기자들이 베트남에 몰려 베트남을 전 세계에 알리는 북·미회담 특수로 월트컵에 버금가는 효과를 봤다.

- 박항서 감독 얘기를 안 할 수 없다.

▶축구를 좋아하고 사랑하는 나라 베트남에서 박항서 감독은 지난 60년간 베트남이 가질 수 없었던 짜릿한 승리의 기쁨을 주는 영웅이 됐다.

베트남의 복잡한 정치적인 이슈가 있어도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국가대표의 승리소식에 사회적인 이슈들은 긍정적으로 풀려가는 추세다.

또 드라마로 시작된 한류 열기가 인도 드라마로 넘어가고 케이팝도 시들해 져 한류자체가 보합세에 들어갈 때 박 감독으로 인해 K-SPORTS가 뜨게 되었다.

베트남 사람들은 축구를 정말 좋아한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이 '일본과의 경기에서는 무조건 이겨야 한다'고 생각하듯이 베트남 사람들은 태국과의 경기는 꼭 이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을 박 감독이 만들어 줬으니 얼마나 속이 시원했겠나. 축구 경기에서 이겼을때 한국인에게 무료로 맥주를 제공하거나 택시비를 안 받는 일도 있었다.

박 감독의 K-SPORTS 효과를 돈으로 환산할 수 없으나 굳이 환산한다면 국격, 투자 환경, 문화적 파급 효과 등을 따졌을 때 500조원 이상의 효과가 있을것으로 본다

-하노이에 경북관광홍보사무소가 개소했다.

▶하노이 경제가 10년째 연 7%씩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경북도가 통상, 관광, 제품 판매 등을 위한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이제 시작이지만 민간 교류 활성화에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관광쪽으로 특화된 뭔가를 개발하려면 베트남에 대해 잘 알아야 한다. 베트남을 모르면 유치하기가 어렵다.

홍보사무소에 나와 있는 분들이 베트남의 역사, 문화, 정치, 경제에 대한 공부를 많이 하시길 바란다.

어떤 곳을 가보고 싶어하는지, 어떤 음식을 좋아하는지 등을 알아야 거기에 맞는 상품 개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베트남과 한국의 역사 등 인문학적, 문화적 동일성을 찾아서 마케팅 요소에 접목시키면 도움이 많이 되리라 생각한다.

- 최근 지쿱이라는 네트워크 업체가 국내 최초로 베트남 정부로부터 정식 사업인가를 받았다.

▶한국의 한 네트워크 업체가 베트남에서 허가 없이 영업활동을 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된 적이 있어 네트워크 마케팅에 대한 교민들의 이미지가 부정적이다.

자국의 다단계가 많은 베트남은 외국 다단계에 굉장히 엄격해 문호를 잘 개방하지 않는데 정식 사업 허가를 받았으니 축하할 일이지만 정상적으로 영업해야 한다. 잘못하면 20만 교민의 이미지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

돈만 벌려고 하면 안된다. 좋은 제품을 제공해 한인회는 물론 대한민국 국가 브랜드 향상에 일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관심있게 지켜보겠다.

-정부나 대사관에 하고 싶은 말은

▶정부는 신남방정책을 추진하고 있고 분단국가로 남북문제가 교착적인 상황에서 한계를 극복하는 현명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한노이 교민사회와 대사관과의 관계는 어느나라 보다 좋다. 베트남 대사관은 문턱이 낮아 의사 소통이 잘되고 교민사회의 대소사는 늘 상의해서 해결해 나간 대사가 부임하면 가장 먼저 방문하는 곳이 한인회고 대사관 요구에 가장 먼저 반응하는 곳이 한인회다.

대사관과의 관계는 좋다. 다른 나라보다 베트남 대사관은 문턱이 낮아 의사 소통도 잘 된다. 대사가 부임하면 가장 먼저 방문하는 곳이 한인회고 대사관 요구에 가장 먼저 반응하는 곳이 한인회다.

하노이한인회가 잘 조직돼 있는 만큼 이를 잘 활용해 본국의 기업들이 베트남에 잘 진출할 수 있도록 더 많이 노력해 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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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호 베트남 하노이한인회장이 18일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윤 회장은 "하노이 경북관광홍보사무소 베트남 잘 알고 마케팅해야 된다"고 말했다. 2020.1.18/뉴스1 © News1 정우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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