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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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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車산업]생산·판매줄자 일자리도 '뚝'..올해도 가시밭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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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車 생존 마지노선 年400만대 붕괴

국내 완성차 5개사 수출 브레이크

작년 車 제조업 종사자 수 1만명 줄어

고질병 노사갈등에 추락..올해도 난항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작년 국내 자동차산업은 생산과 판매, 고용이 줄줄이 감소하는 ‘트리플’ 악재로 힘겨운 한 해를 보냈다.

작년 국내 자동차산업의 ‘생존 마지노선’인 연간 400만대 생산이 10년 만에 붕괴하고, 국내 완성차 5개사의 국내외 판매량은 2015년 이후 처음으로 800만대 이하로 떨어졌다. 자동차 생산과 판매가 줄자 고용시장도 꽁꽁 얼어붙었다. 구조조정 등의 영향으로 완성차와 부품 제조업에서 1만여명이 일자리를 잃은 것. 한국GM이 군산공장을 폐쇄한 2018년이 ‘바닥’일 것이라는 예상을 뒤집고 더 깊은 수렁에 빠진 것이다.

벼랑 끝에선 국내 자동차업계는 생산을 늘려도 모자를 시기에 한국 자동차산업의 고질병인 노사 대립이 연초부터 이어지면서 올해도 생산·판매 절벽위기에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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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부품 산업 일자리 1만개 줄어

16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고용행정 통계로 본 2019년 12월 노동시장 동향’ 중 자동차 제조업에 종사하는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약 38만1000명으로 전년 동월(약 39만1000명) 대비 2.6% 감소했다.

자동차와 부품산업은 국내 고용 40만명 수준을 유지하는 핵심 산업인데 자동차 생산감소와 구조조정 등으로 완성차는 물론 부품사 모두 고용이 줄었다. 작년 12월 기준 완성차 제조업에서는 약 3000명, 부품 제조업에서는 약 7000명 등 총 1만명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고용보험 가입자는 1367만4000명으로 전년대비 51만명 증가해 2007년 이후 12년 만에 최대폭으로 증가한 것과 달리 제조업 중 자동차 사업장의 일자리는 역성장한 것이다.

글로벌 환경규제 강화 등으로 친환경차 시대로의 전환이 이뤄지는 등 자동차 산업이 변혁기에 진입함에 따라 일자리 감소는 더욱 가팔라질 전망이다. 전기차 등 친환경차는 내연기관에 비해 부품 수가 20~37%가량 줄어든다.

김보수 중견기업연구원 부원장은 “자동차 부품산업은 국내 고용 24만명 수준을 유지하는 주요 산업인데 작년 고용인원은 23만명 수준으로 2016년과 비교해 1만명가량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며 “부품업체 수는 9000여개로 300여개가 줄어드는 등 급격한 고용감소가 이어지고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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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분 파업으로 작업이 멈춰있는 르노삼성차 부산공장(사진=르노삼성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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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수출 감소에 노사갈등…韓 자동차 산업 경쟁력↓

국내 자동차산업은 경쟁력을 잃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작년 국내 자동차 생산은 395만대로 10년 만에 400만대 선이 붕괴했으며, 2011년(465만대) 정점을 찍은 이후 8년 연속 감소세다.

특히 작년 수출은 전년 대비 6.7% 줄어든 240만대로 7년 연속 감소했다. 미·중 무역전쟁과 신흥국 위기 등으로 세계 자동차시장이 역성장을 이어가며 수출에 브레이크가 걸리면서다.

한국 자동차산업의 경쟁력 감소의 배경에는 세계 자동차 수요 감소와 함께 우리나라 자동차 업계의 고질적인 노사 대립이 자리 잡고 있다. 작년 기아차, 르노삼성차, 한국GM 등 주요 업체들이 파업을 지속하면서 공장 가동률이 현저히 떨어진 상황이다.

특히 해외에 본사를 둔 외국계 완성차 업체가 문제다. 글로벌 공장에 신차를 배정하면서 각 공장의 노사관계와 생산성이 위탁생산의 가장 중요한 요건으로 꼽힌다. 평행선을 달리는 노사관계가 계속된다면 올해도 ‘생산·판매 절벽’에 직면할 것이라는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작년 잦은 파업에 르노-닛산 얼라이언스는 닛산 로그 위탁물량을 연 10만대 수준에서 6만대로 줄여 부산공장의 시간당 생산량은 25% 감소했다. 올해 르노삼성차 노조는 부분파업을 계속 이어가 회사 측은 부분 직장폐쇄를 단행하기까지 이르러 본사로부터 신차 XM3 수출 물량을 받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올해 부산공장 생산량은 10만대 수준(2018년 20만 대)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한국GM은 본사에서 배정한 신차 트레일블레이저를 출시하고 부평 1공장에서 생산에 돌입하지만, 창원공장이 문제다. 차세대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이 2022년 말부터 생산할 계획으로 이전까지 2~3년간 ‘보릿고개’가 불가피하다. 트래버스와 콜로라도 등 미국산 차량을 수입해 판매하는 비중을 늘릴 계획이지만, 국내 자동차 생산 증가에 포함되지 않는다. 한국GM 노사는 2019년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을 아직 마무리하지 못했다.

쌍용차는 올해 신차 출시계획이 없다. 신차 부재가 판매 및 생산 감소를 더욱 부추겨 악순환에 빠져들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올해 개별소비세 30% 인하 정책도 일몰되는 등 경영환경이 비우호적인 가운데 신차가 유일한 돌파구”라며 “올해 국내 완성차업계는 작년보다 많은 13종 신차 출시를 비롯해 SUV, 고급차 등으로 수익성 강화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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