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뉴스1]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6일 TK(대구·경북) 지역 의원들을 향해 "억울한 심정이 들더라도 대의를 위해 물러나라"고 쓴소리를 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보수 통합, 나아가 총선 승리를 위해선 텃밭 TK부터 모든 걸 내려놔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현역으로 있는 대구 수성갑에 출마할 생각이었지만, 지난해 11월 중진 험지 출마론이 나오자 곧바로 대구 출마를 접었다. 김 전 위원장은 "너무 쉬운데 나가려고 한다는 소리가 듣기 싫었다. 나부터 모든 걸 내려놔야겠다는 생각에 실행에 옮긴 것"이라고 밝혔다.
김 전 위원장은 악역을 자처한 이유에 대해 "TK 의원 다수가 20대 총선 당시 이른바 '친박 공천'이란 불공정한 절차를 통해 당선된 사람들"이라며 "이에 대한 반성이 없으면 당이 공정을 이야기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왜 책임지려 하지 않는가. 대구·경북이 울고 있다"라고도 했다. 김 전 위원장은 17일 오전 대구 그랜드호텔에서 열리는 세미나에도 참석해 쓴소리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날 세미나엔 이언주·이정현 무소속 의원과 홍성걸 국민대 교수도 토론자로 참석한다.
한국당 TK 의원 19명 가운데 현재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의원은 한명도 없다. TK는 '깃발만 꽂으면 당선된다' '공천만 받으면 무주공산'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한국당세가 강하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 탄핵 등 보수 몰락에 대한 책임론 역시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한국당이 전국의 당협위원장을 대상으로 실시한 당무 감사에서도 TK 현역 의원 교체 요구가 전국을 통틀어 가장 높았다고 한다.
이 때문에 당 안팎에선 'TK 물갈이'가 당 쇄신의 바로미터가 될 것이란 주장이 나온다. 수도권 지역의 한 의원은 "꽃길만 걸어온 TK 의원들이 앞장서 불출마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TK의 한 의원은 "매번 물갈이론 때문에 피해를 봤다. TK 대다수가 초·재선 의원"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당 총선기획단이 지역구 의원 30%를 공천 배제(컷오프)하는 것을 포함해 현역 의원 50%를 물갈이한다는 계획을 밝힌 만큼 TK 물갈이 폭이 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공천관리위원장을 맡은 김형오 전 국회의장 역시 당 인적 쇄신을 주장해왔다. 김 전 의장은 지난해 8월 당 연찬회에선 "다선 중진 의원들은 정부·여당의 독선·독주에 몸을 던진 적이 한 번이라도 있느냐. 죽기에 딱 좋은 계절"이라며 "초·재선 의원도 어떻게 개혁모임 하나 없고 당 진로에 쓴소리 한마디 없느냐"고 지적한 바 있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