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 1명 없던 마크롱이 대통령 돼”
거대 양당 거부하고 승리 인물 언급
새보수당 일부도 안철수에 ‘러브콜’
한국당 공천관리위원장엔 김형오
안철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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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가 19일 돌아온다. 2018년 서울시장 선거 패배 이후 독일로 출국한 지 503일 만이다. 그의 김도식 전 비서실장은 16일 기자회견에서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장고 끝에 19일 귀국을 확정했다”고 전했다. 향후 일정에 대해선 “국가의 미래를 걱정하는 분들을 만나서 상의할 예정”이라고 했다.
안 전 대표가 귀국 후 어떤 세력에 몸을 담을지, 누구와 손을 잡을지 현재로선 확정된 게 없다. 그가 몸담았던 바른미래당이 “귀국 행사로 모시겠다”고 제안하자 “행사는 부담스럽고 조용히 입국하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한다. 김 전 실장은 “별도 사무실 공간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안 전 대표의 독자들에게 보내는 편지도 공개됐다. 『안철수, 우리의 생각이 미래를 만든다』의 출간을 앞두고다. 그는 “의사로서 살아 있는 컴퓨터 바이러스를 잡다가, 지금은 낡은 정치 바이러스를 잡고 있다”며 “내 팔자가 바이러스 잡는 팔자인 것 같다”고 했다. 이어 “국회의원 한 명 없던 마크롱을 대통령으로 뽑은 프랑스에서 국민들의 힘을 목격할 수 있었다”는 말도 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2017년 전통적인 거대 양당(공화당·사회당)을 거부하고 중도 정당(앙마르슈·전진)을 창당해 승리했다.
그와 가까운 이들은 그가 중도 공간에서 움직일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오랜 정치 관찰자들도 “국민은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에 대한 믿음이 없다. 지금이 제3 정치세력 출현의 적기”(김종인 전 의원), “자유한국당이 중도층을 못 잡고 있다. 안 전 의원이 돌아와서 호소력 있는 어젠다·정책을 제시해서 중도층을 흡인한다면 상당히 바람을 일으킬 수도 있다”(윤여전 전 의원)고 보고 있기도 하다. 익명을 요청한 정치 전문가는 “안 전 대표의 개인적 매력은 줄었다고 볼 수 있으나 정치적 포지셔닝은 여전히 의미 있다”고 분석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운데)가 16일 서울 자유한국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한국당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서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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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그의 복귀는 야권에 복잡미묘한 파문을 낳고 있다. 일단 삼각 구애다. 한국당·새로운보수당, 그리고 호남계로부터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지난 14일 “(안 전 대표가) 자유 우파의 대통합에 역할을 해주면 대단히 고맙겠다”고 말했다. 당 핵심 관계자는 “황 대표가 ‘함께하자’는 뜻을 여러 경로로 전달했다”고 전했다. 안 전 대표와 바른미래당을 하다 최근 갈라진 새보수당에선 “안철수를 잡아야 당이 산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바른미래당 호남계 일부는 손학규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손 대표가 사퇴하면 안 전 대표가 바른미래당으로 복귀할 공간이 생길 수 있다는 게 이들의 판단이다.
한국당·새보수당 통합 논의는 덜커덩거리게 했다. 혁신통합추진위(혁통위)의 박형준 위원장이 “통합의 가장 큰 목표를 안 전 대표의 합류”로 공언하면서다. 나중에 발언 수위를 낮췄지만 새보수당은 떨떠름해했다. 새보수당이 한국당과 당 대 당 통합 논의에 나서면서 16일 공개 충돌하는 모양새까지 불거졌다. 박 위원장이 “통합 관련 문제는 혁통위 내에서 집중하는 것이 좋다”고 말하자 지상욱 새보수당 수석대변인은 “통합 논의는 정당 차원의 정치행위를 하는 것이다. 박 위원장이 이에 대해 왜 가타부타하는가”라고 반발했다.
한편 한국당은 이날 공천관리위원장에 김형오 전 국회의장을 임명했다.
손국희·윤정민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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