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만에 민주당 복귀…종로 출마+선대위원장 역할 유력
‘취약지 PK 공략’ 필요하지만 ‘지역구 소홀’ 우려에 고심
총선서 ‘확장성’ 관건…이, 동교동계 정대철·박지원 만나
국무총리직을 마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귀한 이낙연 전 국무총리(오른쪽)가 15일 당 대표실에서 이해찬 대표(오른쪽에서 두번째) 등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김영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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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종로로 이사하는 건 사실이고, 그걸 뛰어넘는 문제는 당이 결정해주셔야 움직일 수 있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68)가 15일 친정인 더불어민주당으로 돌아왔다. 2014년 전남지사 출마를 위해 국회의원직을 사퇴한 지 6년 만이다. 이 전 총리는 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감개무량하다”고 소회를 밝히며 복귀 신고식을 치렀다.
당내에선 4·15 총선을 앞두고 ‘이낙연 역할’과 ‘이낙연 효과’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해찬 대표는 최고위에서 “천군만마를 얻은 느낌”이라며 “핵심적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전 총리는 구체적인 역할과 관련해 “현재까진 (당과) 상의한 바 없다”면서도 “선대위가 활동을 시작하면 그 일부로서 뭔가 하게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현재 ‘지역구(서울 종로) 출마+권역별 선거대책위원장’을 맡게 될 가능성이 유력하다.
다만 당의 기대가 커질수록 이 전 총리의 고심은 깊어지고 있다. 이번 총선이 이 전 총리 개인에겐 단순히 국회 재입성을 위한 선거가 아니라서다. 이날 복귀 신고식에서 총선 관련 질문에 “다음 기회에”라고 여러 번 답변한 것만 봐도 그의 심적 무게감이 읽힌다.
우선 이번 총선에서 전국구 주자로 인정받는 것이 첫 과제다. 여야를 통틀어 대선주자 지지도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상승세로 이어질지, 하락세로 바뀔지는 총선 결과에 달렸다.
이 전 총리의 자산은 안정감·신뢰·호남 기반이다. 이 전 총리는 퇴임 당일인 14일 동교동계 원로인 정대철 전 의원과 박지원 대안신당 의원을 함께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회동에선 이 전 총리의 향후 행보 논의가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장점은 고스란히 단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차기 주자로서 ‘이낙연 브랜드’를 만들려면 차별화가 필요한데 그러자면 문재인 대통령과의 안정적 관계에 변화가 불가피하고, 이는 ‘문재인 정부 초대 총리’로 쌓았던 신뢰감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당 관계자는 “통합 이미지를 극대화하는 행보를 지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무엇보다 확장성이 관건이다. 이 전 총리 주변에선 4년 전 20대 총선에서 ‘대표 대선주자’ 자격으로 전국을 돌았던 ‘문재인의 길’이 자주 회자된다. 당시 문재인 당 대표는 선거 막판 ‘반문(재인) 정서’가 강했던 광주·호남에 집중하면서 유력 대선주자 위상을 굳혔다. 민주당은 20대 총선에서 광주·호남에서 참패했지만 수도권과 부산·경남(PK)에선 예상을 뛰어넘는 승리를 거둬 제1당으로 도약했다. 이 전 총리도 자신의 취약지인 PK 등을 집중 공략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이 점에서 종로 출마는 자칫 독배가 될 수 있다. 지역구를 등한시하고 전국 유세에 나설 경우 타격이 예상된다.
2016년 총선 때 ‘오세훈 모델’은 반면교사 대상이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다른 지역구 지원에 공을 들이다가 정작 자신은 낙선했다.
지역구에서 승리하더라도 ‘호남 결집’ 이외에 스스로 확장성을 증명해내지 못할 경우도 그에겐 고심거리다. 민주당 한 중진 의원은 “전국적 인물로 떠오를 계기를 만들지 못한다면 대선주자 지지율도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7개월 넘게 유지되고 있는 대선주자 지지 1위 타이틀도 ‘피로감’이 쌓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낙연 사단’의 도전도 주목받고 있다. 배재정 전 총리 비서실장은 부산 사상에, 지용호 전 정무실장은 서울 동대문을에, 이상식 전 민정실장은 대구 수성을에 출사표를 던졌다. 원내에선 이개호 의원이 이 전 총리 지역구였던 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에서 3선에 도전한다.
박홍두 기자 ph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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