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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이슈 양승태와 '사법농단'

"재판거래로 헌정유린" 양승태 비판한 최기상 판사 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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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법연구회 회장, 전국법관대표회의 의장 지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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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사표를 낸 최기상 서울북부지법 부장판사(25기)의 모습. [뉴스1]


김명수 대법원장 취임 직후 전국법관대표회의 의장을 맡아 양승태 대법원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헌정유린 행위라 비판했던 최기상(51·연수원 25기) 서울북부지법 부장판사가 사직했다. 대법원은 "최 부장판사가 13일 퇴직 처리됐다"고 밝혔다.



정치 출마 가능성은



법원 내 진보성향 판사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회장 출신인 최 부장판사의 사직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4월 총선을 앞둔 이례적 시점이나 정치권 진출이나 출마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한 여당 관계자는 "시기가 시기니만큼 정치권에서 여러 말들만 나오는 상황"이라 말했다.

앞서 양승태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 지연 의혹을 폭로했던 이수진(51·연수원 31기) 전 부장판사는 여당 소속으로 총선 출마를 선언하고 지난주 법원을 떠났다. 최 부장판사는 중앙일보의 질의에 아무 답변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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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지난해 7월 22일 보석으로 풀려나 서울구치소를 나서는 모습. 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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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부장판사와 함께 근무했던 한 전직 법조인은 "변호사보단 법관에 더 어울리는 분이라 안타깝다"며 "양승태 전 대법원장 구속 이후 고민이 많았을 것이다. 정치에 나설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이라 말했다.



양승태 강력 비판



최 부장판사는 김 대법원장 취임 후 양승태 대법원의 사법행정권 남용의혹이 불거지자 8년만에 소집된 법관대표회의 초대 의장을 맡았다. 법관대표회의는 전국 119명의 판사들이 모여 주요 사법부 현안에 대해 논의하는 판사들의 대의 기구다.

최 부장판사는 의장을 맡아 양승태 대법원이 "재판을 정치적 거래로 삼는 행위를 통하여 공정한 재판에 대한 기대와 사법권의 독립이라는 헌법적 가치를 부정함으로써 사법부 스스로가 그 존재의 근거를 붕괴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며 비판적 목소리를 냈다. 또한 김명수 대법원에 "헌정유린행위의 관련자들에 대하여 그 책임에 상응하는 엄정한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김 부장판사는 2010년 서울지방변호사회가 발표한 법관평가에서 만점을 받을만큼 좋은 판결을 하는 판사로 평가받았다. 그의 오랜 동료는 "진보적 생각을 갖고있는 것은 맞지만 진중하며 성품이 곧고 합리적"이라 평했다. 한 현직 판사는 "많은 후배 판사들이 따랐던 분"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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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2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일하다 죽지 않게! 차별받지 않게!' 고 김용균 1주기 추모주간 선포 기자회견에서 이탄희 전 판사(가운데)가 발언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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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명의 법관이 떠났다



김 부장판사의 사의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에 비판적 목소리를 낸 뒤 법원을 떠난 법관이 한명 더 늘게됐다. 최 부장판사와, 이 부장판사 그리고 지난해 1월 법원을 떠난 이탄희(42·연수원 34기) 판사까지 총 세명의 법관이 양승태 대법원을 비판한 뒤 법원을 떠났다. 이탄희 전 판사는 법무부 제2기 법무·검찰개혁위원회에서 활동 중이고 이 전 부장판사는 여당 후보로 곧 총선에 출마한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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