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분쟁 해역 투자 요청도… 베트남ㆍ말레이도 반중 대열 합류
인도네시아가 불법 어로중인 중국 어선을 나포해 해상에서 폭파시키는 장면. 자카르타 포스트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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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영유권 분쟁 무대인 남중국해가 새해벽두부터 가열되고 있다. 베트남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지난해 강대강 대치를 벌인 중국이 이번엔 그 무대를 남쪽으로 이동시켜 인도네시아를 건드리면서 전선 확대를 예고했다. 인구 2억7,000만명의 인도네시아는 동남아 10개국이 모인 동남아국가연합(ASEANㆍ아세안)의 최대 경제대국이다.
12일 아세안 외교가에 따르면 지난달 자국 경비정의 호위를 받으며 인도네시아 나투나섬 근처 해역에 들어왔던 중국 어선들이 최근 모두 퇴각했다. 싱가포르 채널뉴스아시아는 인도네시아 군 관계자를 인용해 “지난 9일 문제의 선박들이 인도네시아 바다를 떠났다”고 보도했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직접 분쟁해역의 나투나 기지로 가서 군 장병들을 격려함으로써 중국에 강력한 항의의 뜻을 전한지 하루만이다.
인도네시아는 중국의 불법 조업 어선들을 나포해 전 세계 언론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공개적으로 해상에서 폭침시키는 것으로 유명하다. 조코위 대통령의 이번 현장 방문은 각종 항의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오히려 노골화하는 중국의 야욕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란 강력한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베트남은 촉각을 곤두세우며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인도네시아에서 철수한 중국 선반들이 자국의 EEZ를 침범할 경우까지 대비하고 있다. 베트남 외교부는 “군당국이 모든 해역을 면밀히 감시하고 있다”며 “당사국들은 1982년 체결된 유엔해양법협약(UNCLOS)을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트남은 지난해 9월 자국 EEZ에 중국 해양탐사정과 경비정들이 등장하자 3개월 동안 사활을 건 대담한 대치로 주변국의 높은 평가를 받은 바 있다.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현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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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베트남이 올해 아세안 의장국이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이어서 남중국해 분쟁과 관련한 아세안과 중국 간 대립은 더욱 거칠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태국 출라롱꼰대 부설 국제안보연구원(ISIS)의 카위 총키타완 선임연구원은 “중국에 그 누구도 제대로 목소리를 내지 못하지만 베트남은 행동으로 보여주고 있다”며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에 있어 올해는 베트남과 아세안 회원국 모두에게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당사국임에도 그간 잠잠하던 말레이시아 역시 최근 반중(反中) 대열에 합류했다. 말레이시아는 지난해 말 남중국해 방면 200해리 수역을 넘는 대륙붕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는 제안서를 유엔 대륙붕한계위원회(CLSC)에 제출했다. 사이푸딘 압둘라 외교부 장관은 “남중국해 전체가 중국에 속한다는 중국의 구단선 주장은 터무니없다”며 대중국 압박을 예고했다.
동남아 국가들을 대리한 미국과 중국의 대결 양상으로도 표현되는 남중국해 문제에 일본도 아세안 편에서 개입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동남아전문 니케이아시안리뷰는 “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일본에 요청한 투자 확대 계획에 (중국과의 분쟁 지역인) 나투나 제도도 포함돼 있다”고 보도했다.
호찌민=정민승 특파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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