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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이슈 총선 이모저모

19~29세 무당층 35% 육박...청년층 공략 사활 건 與野 [4·15 총선 민심 FIR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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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부동표 잡아라

조국사태 거치며 각 진영 결집

무당층 선택이 선거 결과 좌우

민주당, 젊은 인재 잇따라 영입

신혼부부 주거지원 등 공약 검토

野 외연 확장 위해 통합 잰걸음

정권심판론으로 표심흡수 자신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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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갤럽이 발표한 2019년 1~12월 월간 통합 여론조사에 따르면 지난 2019년 12월 기준 정당 지지율은 1위 더불어민주당(40%), 2위 자유한국당(21%), 3위 정의당(9%), 4위 바른미래당(5%)의 순이다. 하지만 여기서 우리가 간과한 수치가 하나 있다. 바로 정당 지지율 여론조사에 집계되는 무당층 응답 비율이다. 2019년 12월 기준 무당층 비율은 23%였다. 정당 지지율 2위를 기록한 한국당을 웃도는 수치다. 정당 지지율을 조사할 때 한국갤럽은 ‘현재 우리나라에는 민주당·바른미래당·한국당·우리공화당·정의당 등의 정당이 있습니다. 귀하는 이 중 어느 정당을 지지하십니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모른다·없다”는 답변에는 ‘본인 성향은 어느 정당에 조금이라도 더 가깝습니까’라고 재차 질문했다. 그럼에도 지지하는 정당이 없다고 대답한 비율이 23%에 육박한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특히 여론조사의 경우 지지 정당이 확고한 이들을 중심으로 응답률이 높은 것으로 분석되는 만큼 실제 무당층의 비율은 이보다 훨씬 클 것으로 관측된다.

역대 총선과 대선 같은 굵직한 선거에서는 무당층이 선거 결과를 좌우할 핵심변수로 꼽혀왔다. 특히 이번 총선의 경우 ‘조국 사태’ 등을 거치며 각 진영의 지지층이 결집할 대로 결집한 만큼 남은 무당층의 표심이 어디로 흐를지에 정치권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각에서는 전통적 무당층의 개념처럼 무당층이 투표장에 나오지 않을 가능성을 언급하며 선거에 큰 변수가 될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들이 이른바 ‘인지적 무당파’에 속한다면 상황이 달라진다. 러셀 돌턴 미국 캘리포니아대 교수는 무당층을 ‘전통적 무당층’과 ‘인지적 무당층’으로 구분한다. 인지적 무당층의 경우 특정 정당을 지지하지 않지만 정치적 관심이 매우 높은 이들을 일컫는다. 돌턴 교수는 청년층, 교육 수준이 높은 계층 등을 중심으로 이러한 경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한 표가 아쉬운 대형 선거에서 정치 관심도가 높은 인지적 무당층의 표심이 유의미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실제로 청년층의 경우 무당층 비율이 특히 높은 편에 속한다.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를 세대별로 살펴보면 2019년 12월 기준으로 만 19~29세 구간에서 무당층 비율이 무려 35%에 육박했다.

이에 따라 여야는 무당층, 세대별로 보면 청년층 공략에 사활을 걸고 있다. 제1당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이들의 표심을 끌어오는 게 관건이라는 판단에서다. 민주당의 경우 조국 사태를 거치며 지지를 철회한 이들의 마음을 끌어안는 게 급선무라고 판단하고 있다. 당 내부적으로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퇴를 기점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의 지지율이 일정 부분 회복되고 있지만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인식이 있다. 조국 사태를 거치며 큰 폭으로 흔들린 청년층 지지도, 구체적으로는 ‘이남자 (20대 남성)’의 표심을 사로잡는 것도 핵심과제 중 하나다. 박상병 정치 평론가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평가도 중요하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청년 세대의 표심이라고 본다”며 “대체로 4050세대는 가치관이 상대적으로 뚜렷한 것으로 여겨지고 60대 이상도 감이 잡히지만 2030세대는 알 수 없다. 이들의 표심을 얻지 못하면 승리하기 어렵다”고 부연했다.

민주당은 일단 인재 영입에서부터 청년층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14년 전 시각장애인 어머니와의 이야기로 방송에 출연해 화제를 모았던 1993년생 원종건씨를 영입한 것이 대표적이다. 뒤이어 영입한 5호 인사도 30대 청년 소방관 오영환씨였다. 앞서 민주당이 모병제 도입, 청년 신도시 조성, 온라인 로스쿨 도입 등을 총선 공약으로 검토하고 총선 핵심공약으로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한 주거대책, 벤처 혁신창업대책을 준비하는 것도 무당층 비율이 높은 청년 공략 전략의 연장선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의 경우 야당과 달리 정책 추진과 예산 집행을 통해 청년층에 실질적 혜택을 줄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실제로 최근 서울시는 청년 수당 확대, 청년 주택 지원 등을 통해 총선 지원 사격에 나서는 모양새다.

보수 진영이 보수 통합의 발걸음을 재촉하는 가장 큰 이유도 무당층 표심에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중도 성향의 무당층을 흡수하는 등 외연을 확장하지 않고서는 총선 승리가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한국당은 표면적으로 정권 심판론을 거론하며 조국 사태를 거치며 늘어난 무당층을 흡수할 수 있다고 자신하지만 지금으로서는 그 수혜자가 되기 힘들어 보인다. 실제로 2019년 12월 기준 한국당의 정당 지지율은 21%, 만 19~29세 구간에서의 지지율은 고작 10%로 바닥을 치고 있다. 부동층이 대거 포진돼 있는 곳으로 분류되는 서울 지역의 정당 지지도도 20%에 불과했다. 42%인 민주당 정당 지지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민주당과 같이 무당층을 사로잡을 만한 눈에 띄는 인재 영입이 없을 뿐만 아니라 마땅한 정책 대안도 아직 내놓지 못하고 있다. 당내에서도 회의론이 제기된 바 있다. 지난해 12월 불출마를 선언한 김영우 한국당 의원은 박찬주 전 제2작전사령관 영입 파동과 관련해 “중도층·무당층에 어필할 수 있는 인재가 필요하다”며 “그런 면에서 좀 더 소통이 있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최근 20~40대 총선 출마 후보자를 최대 30%까지 공천하기로 하고 20대 청년 후보자의 경우 공천심사비와 경선비용을 전액 지원하는 방안을 발표했지만 유독 취약한 청년층에서의 지지율을 만회하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하정연기자 ellenah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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