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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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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의 거침없는 `드론 굴기`…10년 축적된 기술로 美 맹추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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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론 전쟁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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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산 드론이 지배하는 미래 공중전에서 유일하게 도전할 대항마는 중국 드론이다. 현재 수출 시장에서 중국이 미국보다 앞서는 몇 안 되는 무기체계가 드론이다. 미군은 군용 드론 최강자로 약 30종, 8000여 대를 보유하고 있다. 이스라엘도 지금까지 20종 넘는 군용 드론을 개발했다. 중국은 이들보다 늦은 2000년대 후반부터 군용 드론 개발에 나섰지만 현재까지 20여 종을 개발해 선발 주자를 맹추격하고 있다.

특히 중국산 드론은 지난해까지 200여 대 수출 실적을 올렸다. 이에 비해 미국 군용 드론 수출은 극히 적다. 기술 유출을 우려해 일부 동맹국에만 소수 판매하고, 최근 한국이 도입한 글로벌호크처럼 정찰용이 대부분이다. 오일머니가 풍부한 중동 국가는 미국에 비해 규제가 덜하고 가격도 훨씬 저렴한 중국산 드론을 경쟁적으로 수입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 국방부는 의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중국이 이라크, 파키스탄,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지에 군용 드론 수출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최근 영국 합동국방안보연구소(RUSI)가 발표한 '중동 지역 무장 드론' 보고서에 따르면 사우디, 이라크, 요르단, UAE 등 중동 국가가 중국산 드론을 수입해 군사작전에 활용하는 사례가 크게 늘었다. 사우디가 예멘 내전에서 후티 반군을 상대로 군사용 드론을 투입한 게 대표적이다. 이라크 정부도 테러단체에 대응하는 군사작전에 중국산 드론을 출격시키고 있다.

이라크는 이미 2015년 처음 중국산 드론을 수입해 '가성비'를 확인한 뒤 수입을 늘리고 있다. 2015년 12월 중국산 차이훙(CH)-4가 IS 진지를 폭격하는 데 성공했고 당시 영상을 미국 매체들이 공개하기도 했다. CH-4는 날개 폭 18m, 최고 속도 시속 180㎞, 작전 시간 30시간 등 스펙을 자랑한다. 345㎏에 달하는 무기를 탑재하고 3000m 상공에서 지상 1.5m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다. 현재 주력 모델은 CH-5로, 2017년 생산을 시작해 중동 국가에 다수 판매됐다. CH-4 개량형으로 정찰과 공격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2018년 주하이에어쇼를 통해 처음 모형이 공개된 CH-7은 차이훙 시리즈 중 최신 모델이다. 제작사가 공개한 스펙대로라면 무인 전투기급 성능을 자랑한다. 날개 폭 22m에 미사일 24기를 탑재하고 15시간까지 비행할 수 있다. 외국 바이어에게 수출하기 위해 마케팅 차원에서 과장한 것이라는 평가가 많지만 미국도 아직 개발하지 못한 무인 전투기를 중국이 도전하고 있음을 보여준 것만으로도 강력한 인상을 남겼다.

차이훙 시리즈와 함께 중국이 자랑하는 베스트셀러 무인기는 GJ 시리즈다. 사우디는 2016년 GJ-Ⅱ(수출명 윙룽-Ⅱ)를 30대 구매했다. 투르크메니스탄과 이집트도 이 모델을 수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GJ-Ⅱ는 감시 정찰 능력도 갖췄지만 최대 480㎏에 달하는 무기를 탑재할 수 있어 공격용으로 분류되는 무인기다. 지난 2일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군 사령관을 공습한 미국 드론 MQ-9 리퍼와 외관이 비슷해 중국이 디자인을 베꼈다는 의심을 받기도 한다. 정찰용에서 정찰·공격 겸용으로 진화한 중국 방산업체 드론은 최근 들어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되는 모습이다. 지난해 10월 베이징에서 열린 국경절 열병식에서는 중국이 몇 년 내 상용화할 드론을 대거 선보였다. 이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스텔스 드론' GJ-11이다. 날개 폭은 14m고, 2t에 달하는 무기를 탑재할 수 있다. 특히 레이더에 쉽게 탐지되지 않는 스텔스 설계가 적용됐다. 미국 스텔스 폭격기 B-2를 추종하는 무기체계로 아직은 무기 탑재량과 레이더 회피 능력에서 B-2 적수가 되지 못한다. GJ 시리즈 제작사인 중국항공공업그룹(AVIC)이 후속 모델로 개발 중인 GJ-20은 GJ-11 대비 두 배 크기에 작전 반경도 더 넓은 것으로 알려졌다.

'스파이 드론' DR-8도 세계 방산업계를 놀라게 했다. 마하3이 넘는 속도로 비행하며 적진을 탐지하고 촬영할 수 있다. 군사전문가들은 DR-8이 남중국해나 서태평양에서 중국 함대가 미국 해군과 충돌할 때 정찰·탐지 업무를 수행할 것으로 분석한다.

[박만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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