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선거에 닥쳐 약세 정당이 강세인 경쟁 정당에 맞서 힘을 모으려는 것은 당연하다. 중요한 것은 합심의 원칙, 방법, 효능이 민주정치 원리와 상식에 부합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에 비춰볼 때 야권 통합신당 추진은 여러모로 부족하고 불안해 보인다. 일단 무원칙한 몸집 불리기 아니냐는 지적을 피할 길이 없다. 국민들은 한국당과 새보수당이 서로 다르기에 다른 길을 걷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새보수당은 한국당을 낡은 보수로 보고 새로운 보수가 되겠다며 신당을 차린 지 얼마 되지도 않았다. 두 당이 다시 합치려면 정책과 노선의 조정, 신주류 창출 등 일대 혁신이 전제돼야 할 텐데 과연 그렇게 할 의지와 능력을 갖추었는지 의심하는 시각이 많다. 방법 면에서도 신당 창당을 통한 통합만이 능사냐는 질문이 따른다. 일례로 색깔이 다른 정당들이 각기 자기 정체성을 유지한 채 더 큰 가치를 위해 힘을 모으는 방식으로는 후보 단일화 등 다른 방식의 선거 연대가 더 어울리기 때문이다. 결정적으로 더 많은 지지를 받을 수만 있다면 몇 번이고 통합해야 할 테지만 과연 신설 합당이 그런 효능을 가질 수 있겠느냐는 의문이 뒤따름을 혁통추는 명심해야 한다.
혁통추 스스로 통합의 제1원칙으로 '혁신'을 내세운 것은 그런 점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환골탈태한 빅 텐트를 치고 리더십을 세우고 지분을 나누고 공천자를 가리고 하기에는 총선까지 남은 시간이 너무 없다. 자칫 통합을 위한 영일 없는 협상과 양보 없는 지분 다툼으로 자체 당 혁신이 막히고 기존 지지마저 잃게 될 수 있음도 각 당은 고려하지 않을 수 없을 게다. 특히 '반문(반문재인)' 기치 아래 이 세력, 저 세력 다 끌어모아 몸집을 불린다고 해서 표가 비례해서 더 모일 거라고 기대하는 것은 지나친 낙관이다. 득표는 정당 통합이 아닌 유권자 통합의 수준에 좌우되기 마련이다. 애초 각 정당 지지층의 마음이 비슷했다면 표가 그만큼 늘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다른 결과가 나올 것이다. 결국 명분 있고 원칙 있는 혁신의 통합이어야만 '맛있는 비빔밥'이 될 것이고, 반대이면 '형편없는 섞어찌개'가 될 것이라 보고 국민의 선택을 받음 직한 통합 운동을 펼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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