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진행된 1421차 정기 수요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일본의 사과를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msphoto9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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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수요시위가 28주년을 맞았다. 단일 주제로는 세계 최장기 집회 기록이다. 하나둘 세상을 떠나고 남은 위안부 피해 할머니는 20명, 올해는 꼭 일본 정부의 사과를 받아낸다는 다짐이다.
정의기억연대는 8일 정오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소녀상 앞에서는 제1421차 수요시위를 개최했다. 1992년 1월8일 첫 집회를 가진지 꼭 28년째 되는 날이다.
이날 시위에는 800명(주최측 추산)이 참석한 가운데 초중고 청소년들의 참여가 많았다. 학생들은 '아베 규탄', '문희상안 폐기하라', '할머니들에게 명예와 인권을' 등이 적힌 피켓을 머리 위로 들었다. 수요시위를 지키다 세상을 떠난 할머니들의 사진, 28주년 케이크도 함께 가슴에 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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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년째 '같은 자리, 같은 목소리'…남은 할머니는 20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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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시위는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해 1992년 1월8일 첫 집회 이후 매주 수요일 이어오고 있다. 고(故) 김학순 할머니가 1991년 8월14일 최초로 위안부 피해 사실을 증언하고, 이듬해 미야자와 기이치 당시 일본 총리가 방한하며 시작됐다.
이날 시위에는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92)도 자리했다. 이 할머니는 "함께 했기에 여기까지 왔다"며 "200살까지 살아서 사죄받고, 배상도 받아야겠다"고 말했다. 일제 강점기로부터 오랜 시간이 지난 만큼 현재 남은 피해 할머니는 20명에 그친다. 지난해만 해도 5명의 할머니가 돌아가셨다.
윤미향 정의연 이사장은 "일본 정부는 일본군 성노예제 범죄의 역사적 사실을 부정하고 '2015 한일합의'의 성실한 이행만을 촉구하며 여전히 반성 없는 태도로 일관한다"며 "일본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범죄사실 인정, 공식사죄와 배상을 포함한 법적 책임 이행"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참석자들은 올해는 일본 정부가 제대로 된 사죄·보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등학생 양모군(17)은 "28년 동안 이런 요구를 꾸준히 무시한다는 것이 말도 안 되고, 할머니들이 아주 힘드셨을 것 같다"며 "29주년 수요시위가 오기 전에 사죄·보상이 잘 이뤄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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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사과는커녕 경제보복…해외 연대로 압박 높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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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진행된 1421차 정기 수요집회에서 한 참가자가 28주년 을 상징하는 케이크를 들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msphoto9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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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 년째 이어진 '슬픈 외침'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일본 정부는 경제 보복으로 응수했다. 반일 감정이 격화하며 지난해 수요시위에는 역대 최다 인원인 1000여명이 몰리기도 했다. 문희상 국회의장이 한·일 기업과 양국 국민 성금으로 보상하는 안을 해결책으로 내놨지만, 이마저도 큰 반발을 샀다.
정의연은 전선을 세계로 넓혀 일본 정부에 대한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수요시위도 워싱턴DC 등 미국 2개 주와 일본 5개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했다. 세계 각지의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단체들이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미국 현지시간으로 8일에는 워싱턴 희망나비와 함께 미국 워싱턴DC 주미 일본대사관 앞에서 항의행동도 예정돼 있다.
지난해에는 고(故) 김복동 할머니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김복동'을 전 세계에 소개하는 활동도 진행했다. 미국, 유럽 등 다양한 국가의 시민사회에 위안부 실상을 알리고 국제적 해결책을 모색했다.
정의연은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의 정의로운 해결을 촉구하기 위해 1992년 1월 8일 시작한 수요시위 28주년을 이 길 위에서 세계 시민들과 함께 맞이하고 있다"며 "28년의 세월 동안 수요시위는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들의 인권과 명예 회복 뿐 아니라 국경과 세대를 초월해 평화와 인권 교육의 장이 돼 왔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수요시위 바로 옆에서는 수요시위와 소녀상·강제징용 노동자 동상 반대 집회가 동시에 열렸다. 식민지배 미화 논란을 부른 '반일종족주의' 공동 저자 이우연 낙성대경제연구소 연구위원 등이 주도했다. 이들의 집회에 반발한 시민 2명이 이 연구위원 등을 때려 경찰에 체포됐다.
이동우 기자 canel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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