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정당 선거 때마다 변수로
1992년 정주영부터 지금의 안철수까지
제3지대론의 원동력 ‘920만 표’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아시아경제 임춘한 기자] 제21대 총선을 앞두고 ‘제3지대’가 또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을 중심으로 한 양당 체제에 거부감을 느끼는 유권자들이 제3지대론의 원동력이다.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대안신당, 새로운보수당에 이르기까지 각자가 추구하는 방향은 다르지만 양당 체제를 대체할 대안정당을 추구한다는 점에서는 공통분모를 갖고 있다.
사실 제3지대는 정치권에서 선거 때마다 변수로 떠올랐다. 지금껏 제3정당은 거대 양당 구도를 깰 대선주자급 인물을 중심으로 만들어졌다. 그러나 공통적으로 오랜 기간 유지되지 못하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정주영 전 현대그룹 회장의 통일국민당(1992년 창당), 박찬종 변호사의 신정치개혁당(1992년 창당), 김종필 총재의 자유민주연합(1995년 창당), 이만섭 전 국회의장·이인제 전 의원의 국민신당(1997년 창당), 정몽준 전 의원의 국민통합21(2002년 창당), 문국현 전 유한킴벌리 대표이사의 창조한국당(2007년 창당) 등이 그 대표적인 예다.
특히 2012년 대선 당시 등장한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를 빼놓을 수 없다. 안 전 대표는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를 위협하는 제3지대 후보였지만 문 후보와의 단일화 논의 도중 끝내 사퇴를 했다. 제3지대론이 다시 재점화된 건 2016년 제20대 총선이었다. 안 전 대표는 4·13총선을 앞두고 새정치민주연합에서 나와 국민의당을 창당했다. 국민의당은 총선에서 38석을 차지하며 명실상부한 원내 3당으로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현재 국민의당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들은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대안정치연대 등으로 쪼개져 또 다른 정계개편의 꿈을 꾸고 있다.
2017년 대선에서도 제3지대의 파괴력은 입증됐다. 제19대 대통령 선거에서 안철수(699만8342표)ㆍ유승민(220만8771표) 후보가 얻은 득표의 합계는 920만7113표(28.17%)에 이른다. 1000만 명에 가까운 유권자가 제3지대를 표방한 대선 후보들에게 한 표를 행사했다. 그러나 대선 이후 제3지대 정치세력의 위상은 약화했다. 2018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이들의 참패는 제3지대의 한계를 뚜렷이 노출했다.
총선이 불과 4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제3지대가 다시 한 번 요동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최근 정계복귀를 선언한 안 전 대표와 바른미래당이 있다. 안 전 대표가 유승민계의 새로운보수당과는 사실상 선을 그으면서 중도ㆍ개혁을 표방하는 제3지대 빅텐트가 탄력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안 전 대표는 지난 2일 페이스북에서 "정치를 다시 시작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에 대해 깊이 생각했다"며 "우리 국민께서 저를 정치의 길로 불러주시고 이끌어주셨다면 이제는 제가 국민과 함께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돌아가서 어떻게 정치를 바꾸어야 할지, 어떻게 대한민국이 미래로 가야 하는지에 대해 상의드리겠다"며 "외로운 길일지라도 저를 불러주셨던 국민의 마음을 소중히 되새기면서 가야 할 길을 가겠다"고 말했다.
임춘한 기자 choo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