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세계평화청년학생연합 소속 대학생 및 청년 1200명이 2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일제 강제징용·원폭 피해자들과의 만남에 참석했다. 연단에 앉은 피해자들 앞에서 일본 와세다대 학생 스기노 치에양이 학생 대표로 사과의 편지를 읽고 있다. 세계평화청년학생연합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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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대학생과 청년 1,200명이 2일 한국을 찾아 일본 강제징용ㆍ원폭 피해자들에게 사죄했다.
평화ㆍ통일운동 단체 세계평화청년학생연합(YSP)이 한일 시민 연대를 위해 이날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개최한 ‘한일 청년과 일제강점기 피해자들과의 만남’ 행사에는 일본 도쿄(東京)와 인근 지역에서 온 1,200여명의 청년들이 참가했다. 이들은 현지 YSP 소속으로 이번 행사를 위해 수개월간 한국 방문을 준비했다고 한다.
이기열(75) 한국원폭피해자협회 부회장을 비롯한 강제징용ㆍ원폭 피해자 9명이 일본 청년들을 맞았다. 피해자들 앞에서 학생 대표로 나선 일본 와세다(早稲田)대 학생 스기노 치에(24ㆍ현 연세대 어학당 재학)씨는 “어떤 말로도 할머니, 할아버지가 겪은 고통을 완전히 덜 수 없겠지만 꼭 죄송하단 말씀을 드리고 싶었다”며 “한일 양국의 역사를 바로 알고 같은 잘못이 되풀이되지 않게 하는 것으로 피해자 분들의 아픔을 조금이나마 지울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학생들이 이날 아리랑을 합창하고, 한일 양국의 평화를 기원하는 춤 공연을 선보이자 피해자들 입가에는 미소가 번졌다. 이 부회장은 “어린 학생들이 우리를 위해 먼 길을 온 것을 보니 가슴이 벅차다”며 “피해자들이 가장 원하는 영구적인 평화를 위해 학생들이 함께 힘써줬으면 한다”고 화답했다. 행사에 참석한 윤봉길 의사의 손녀 윤주경(61) 전 독립기념관장은 “학생들의 진심을 느꼈다”며 “일본 청년들이 한일 양국이 겪은 상처의 시간을 기억하고 멋진 미래를 열어나갔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저작권 한국일보] 일본 세계청년평화학생연합 소속 대학생 및 청년 50여명이 지난달 31일 경기 광주 나눔의 집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옥선 할머니를 만나 위안부 증언을 들은 뒤 다함께 '고향의 봄'을 부르고 있다. 김정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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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학생들은 앞서 지난달 31일엔 경기 광주 나눔의 집을 찾아 위안부 피해자 이옥선(90) 할머니에게 사과의 마음을 담아 새배를 했다. 이 할머니로부터 위안부 피해 증언을 들은 학생들은 직접 쓴 손편지와 ‘고향의 봄’ 합창으로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지난달 29일 한국에 도착한 일본 학생들은 7박 8일간 한일 역사 교육, 한국 문화탐방의 시간을 가진 뒤 5일 귀국한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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