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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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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김도읍, 한선교까지… ‘불출마의 변’ 들어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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쓴소리, 자기성찰, 읍소형 등 가지각색
한국일보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심재철 원내대표 등 의원 및 당직자들이 2일 국회 본관 앞에서 열린 ‘새해 국민들께 드리는 인사’에서 국민에게 세배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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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을 앞두고 제1야당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불출마 선언이 이어지고 있다. 연말 패스트트랙 정국에서 패배, 당 지도부가 리더십 위기에 시달리는 사이 더불어민주당에선 인재 영입으로 쇄신 이슈를 선점하는 등 연이어 빨간 불이 켜지면서다.

2일 여상규(경남 사천남해하동), 한선규 의원(경기 용인병)이 나란히 불출마 의사를 밝히면서 한국당에서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의원은 김무성 김세연 김영우 김성찬 김도읍 윤상직 유민봉 조훈현 등 10명으로 늘어났다. 현역 의원들이 스스로 유리한 정치적 기반을 포기하면서까지 남긴 ‘불출마의 변’엔 어떤 메시지가 담겨있었을까.

◇쓴소리 형 “우린 다 물러나야” “민폐 정당”

최근 한국당 의원들의 불출마 선언은 주로 당을 향한 ‘쓴소리’가 골자였다. 총선이 코앞에 다가왔지만, 이대로라면 보수진영의 정치적 미래가 밝지 못하다는 판단 아래 자신의 한 몸을 던지면서 당의 쇄신을 요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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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상규 자유한국당 의원이 2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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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법제사법위원장인 여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총선 불출마 의사를 밝힌 직후 당과 지도부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여 의원은 "당 대표를 포함해 한국당 전 의원들까지도 자리에 연연해선 안 된다고 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당 김세연(부산 금정) 의원 역시 지난해 11월 17일 불출마 기자회견에서 “한국당은 이제 수명을 다했다”며 당을 향해 ‘역사의 민폐’ ‘생명력 잃은 좀비’라고 질타했다. 김 의원은 당 해체라는 극단적인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한국당에선 제일 먼저 불출마 선언을 한 유민봉(비례) 의원은 2018년 6·13 지방선거에서 당이 패배한 후 “우리 모두 가진 것을 내려놓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불출마를 시사했었다. 국수(國手) 조훈현(비례) 의원은 “정치는 알면 알수록 정나미가 떨어진다”고 당 뿐 아니라 정치권 전체에 대한 환멸을 드러냈다.

◇자기성찰형 “내가 모자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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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에서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김무성(왼쪽) 의원과 김도읍 의원. 한국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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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성찰’을 불출마의 화두로 내세운 의원들도 있다. 김무성(부산 중구영도) 한국당 의원은 6ㆍ13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겠다며 총선 불출마 의사를 밝힌데 이어 “품위 있는 퇴장을 함으로써 보수 통합의 밀알이 되고자 한다”고 이를 공식화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 당시 바른정당을 창당했던 김 의원은 ‘결자해지’ 차원에서 보수통합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교안 대표 비서실장을 지낸 김도읍 의원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안 통과에 책임을 지겠다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김 의원은 지난달 31일 “헌법을 수호하지 못한 데 대한 책임을 지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의 지역구(부산 북구강서을)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마지막으로 도전한 총선 지역구로 한국당에선 쉽지 않은 지역으로 분류되는 만큼 당 내에선 아쉬움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읍소형 “박근혜 대통령께 죄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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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선교 자유한국당 2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1대 총선 불출마 선언을 마치며 눈시울을 적시고 있다. 오대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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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선교 의원은 이날 불출마 기자회견에서 박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눈물을 쏟기도 했다. 한 의원은 기자회견 말미에 “제가 국회의원일 때 탄핵되시고 감옥에 가신 박근혜 대통령께 정말 죄송하다. 저를 용서해 달라”며 울먹였다. 그러면서 당 일각에서 추진되는 ‘보수대통합’을 에둘러 비판하기도 했다. 한 의원은 “과거 새누리당에 있었던 정치인들이 다시 한국당에 들어오는 것을 보수 통합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이라고 꼬집고 나섰다.

김영우(경기 포천가평) 의원과 윤상직(부산 기장) 의원도 한국당 소속 전직 대통령을 불출마 과정에서 언급했다. 김 의원은 지난달 4일 “제가 몸담았던 정당의 대통령 두 분(이명박ㆍ박근혜)이 모두 법정에 섰다. 이제라도 책임지겠다”며 불출마를 선언했다. 윤 의원도 “제가 모신 두 분 대통령께서 영어( 圄ㆍ감옥, 죄인을 가둬놓는 곳)의 몸이 되신 것을 보며 보수 몰락에 깊은 책임을 느끼고 일찌감치 차기 총선 불출마를 결심했었다”고 밝힌 바 있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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