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2020년 새해 첫 수요집회에서 참가자들이 '2020년 우리의 소원은 가해국 사죄'라는 피켓을 들고 있다/사진=이해진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2020년 경자년 새해 첫 번째이자, 통산 1420번째 수요집회가 열렸다.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정의연)와 참가자들은 1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저 앞에서 연 집회에서 일본 정부의 공식 사죄와 법적 배상이 올해 꼭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정오 기준으로 기온이 영하 0도(℃)였지만 바람이 불어 체감온도는 이보다 낮게 느껴졌다. 이 같은 매서운 추위에도 중고생 등 시민 200여명이 수요집회에 참석했다. 하지만 추위 탓에 할머니들은 참석하지 못했다.
윤미향 정의기억연대 대표는 "1월1일 새해 첫날부터 우리가 이렇게 함께 한다면 올해 마지막 날이 오기 전에 '참해방', '참평화', 김복동 할머니가 말씀하셨던 '희망'이 이뤄질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윤 대표는 "오늘 우리가 든 피켓을 보면 '문희상안 폐기'도 있고 '공식 사죄, 법적 배상'도 있다"며 "28년 동안 청산되지 않은 (위안부 문제)를 그대로 안고 2020년을 맞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 아침 길원옥 할머니가 새해 소망으로 '일본정부가 사죄하고 배상해야 이 문제가 끝난다고 말씀하셨다"며 "이 땅 위에 다시는 우리와 같은 피해자를 만들지 말라고 하셨던 할머니들의 소망을 이뤄가는 것이 2020년 우리가 꿈꾸고 다짐해야 할 새해소망이 아닌가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윤미향 정의기억연대 대표(두번째 줄 오른쪽에서 두번째) 등 정의연 회원들이 1일 수요집회에서 소녀상과 새해 첫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사진=이해진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수요집회는 1991년 8월14일 고(故) 김학순 할머니가 처음으로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를 증언한 이후 이듬해 시작돼 올해로 28년째 이어져 오고 있다. 지난해 3·1운동 100주년,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해인 만큼 위안부 문제 해결에 대한 기대감이 컸으나 일본 정부는 끝내 공식 사과를 내놓지 않았다. 그러는 사이 지난해에만 김복동 할머니 등 5명의 피해자 할머니가 별세했다.
참가자들은 올해는 일본 정부의 공식 사과와 법적 배상이 이뤄져 수요집회가 열리는 마지막 해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생과 함께 집회에 온 서모씨(30)는 "새해 첫날 수요집회로 시작하면 한 해를 살아가는 데 의미가 깊다고 생각해 나왔다"며 "할머니들의 인권과 명예가 회복돼야 이 땅에 여성권이 보장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씨의 동생 역시 "일본이 올해는 꼭 사죄와 배상을 해 수요집회가 올해 마지막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1일 아내와 함께 수요집회에 참가한 일본인 오노 유키히코씨(왼쪽)가 '할머니의 슬픔을 우리의 슬픔'이라고 쓴 피켓을 들고 있다./사진=이해진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고등학생 박상혁군(17)은 "지난해 김복동 할머니 영결식부터 수요집회에 나오고 있다"며 "올해는 꼭 일본 정부가 공식 사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에는 일본인들도 참가해 일본 정부를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수요집회 참가를 위해 아내와 전날 입국했다는 오노 유키히코씨(59)는 "사과하지 않는 일본 정부에 분노한다"며 "일본 정부가 할머니와 한국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유학 중인 후르타 리나씨(30)는 일본에서 여행 온 친구들과 수요집회를 찾았다. 그는 "고등학생 때 재일교포 선생님을 만나 위안부 문제를 알게 됐다"며 "할머니들께 미안하고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이해진 기자 hjl1210@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