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공항 갈등 해소 특위예산 부결 '유감'…"의회 특위활동 위축되진 않을 것"
"책임정치의 뜻이 말잔치가 아니었음을 보여드리겠다"
인터뷰 하는 김태석 제주도의회 의장 |
김 의장은 27일 연합뉴스와의 신년인터뷰에서 "의회가 갈등 해결을 위해 나서겠다는 데 원 지사가 막고 있다"며 "심히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6개월 남은 임기 동안 제주도와의 협치의 틀을 복원하고, 도민사회의 갈등을 조정·봉합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김 의장과의 일문일답.
-- 제11대 도의회 전반기 의장으로서 아쉬운 점과 성과를 꼽는다면.
▲ 한마디로 후회가 많다. 도민들에게 더 많은 정책 혜택을 주도록 의회가 이끌지 못했고 도민사회 내 첨예한 대립과 갈등을 조정하고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데도 한계가 있었다.
성과로는 제2공항 갈등 해소 특위 운영, 대규모 개발사업장 행정사무조사 실시 등을 꼽고 싶다.
지방자치법 개정이 이뤄지지 않았음에도 도와 협의해 도의회 인사권 독립을 얻어냈다. 그 결과 2개 부서(민원홍보담당관실, 정책연구실)를 신설하고, 17명의 인력을 증원했다. 정책연구실 운영으로 다양한 정책을 발굴하고, 의원 역량 강화도 이뤄냈다. 지난 10대 의회 대비 조례 제·개정 건수가 110%나 증가했다.
지방의회 차원에선 처음으로 지속가능발전 국제 콘퍼런스를 개최해 13개국 지방정부 및 전문가들과 함께 유엔의 17개 공동목표 실천을 위한 공감대를 형성한 것도 보람으로 남는다.
김태석 제주도의회 의장 |
-- 최근 각종 현안을 둘러싸고 도와 갈등이 심화하고 있는데.
▲ 도와 의회가 상설정책협의회를 통해 제주를 위한 공동의 목표와 의제를 선정하고 협치하기로 합의를 하고, 조례로 제도화까지 했지만 실제 운영이 이뤄지지 못했다. 이는 원 지사 뿐 아니라 저에게도 상당 부분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협치 의제 설정의 한계가 가장 큰 문제점이었다. 찬반이 팽팽해 합의 자체가 어려운 현안에 대해선 의제 설정 자체가 불가능했다. 도정은 도지사를 중심으로 일관된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독임제 기관인 데 반해 의회는 43명의 의원이 대등한 합의제 기관이다. 이러한 근본적인 의사결정 구조 차이로 인해 한계를 자인할 수밖에 없다.
남은 임기 6개월간 협치 복원을 위해 노력하겠다.
-- 내년 도예산에서 '제2공항 건설 갈등 해소방안 연구조사비 사무관리 용역비'가 반영되지 않은 데 대한 대책이 있다면.
김태석 제주도의회 의장 |
▲ 국책사업을 통해 생긴 갈등은 사업이 끝난 뒤 지역이 감당해야 할 몫으로 남게 된다. 원 지사도 갈등이 가장 큰 걸림돌인 것을 알면서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을 뿐 아니라 의회가 갈등 해결을 위해 나서겠다는 것까지 막고 있어 심히 우려스럽다. 예산을 부동의 했다고 해서 의회의 특위활동이 위축되진 않을 것이다.
-- 지난달 총선 불출마를 공식화하며 제2공항 갈등 해소를 위한 책임 정치를 언급했는데.
▲ 의원으로서, 의장으로서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지역주민이 위임해 준 권한을 대신해 지역의 일을 돌보고 그 뜻을 전하는 일꾼의 역할은 도의원이나 국회의원이나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간 도민들에게 말씀드렸던 책임정치의 뜻이 그저 말잔치가 아니었음을 실행을 통해 보여드리겠다. 제2공항 건설 갈등 해소 특위, 행정사무조사 특위가 내년 상반기 마무리된다. 남은 임기동안 잘 마무리해 갈등을 해소하는 데 기여하고 싶은 게 솔직한 마음이다.
-- 새해 역점 추진사항은.
▲ 새로운 추진보다 진행 중인 것을 아름답게 마무리하고 싶다. 제2공항 건설을 비롯한 여러 현안으로 제주 사회가 대립과 갈등에 휩싸여 있고, 미래비전도 흔들리고 있다. 갈등을 조정하고 봉합하는 역할에 집중하겠다.
jiho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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