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싼 리브M 월 4만4000원인데
이통3사 약정할인 최저 4만1200원
공짜 영화표 등 감안 때 차이 더 커
지난 10월 28일 서울 중구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에서 열린 KB국민은행 알뜰폰 브랜드 ‘리브 엠(Liiv M)’ 출시 행사에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과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허인 KB국민은행장(왼쪽 둘째부터)이 요금제 찾기 체험을 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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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폰 사업자의 5세대(5G) 이동통신 요금이 SK텔레콤·LG유플러스·KT 등 이동통신 3사보다 오히려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겉으로는 알뜰폰의 5G 요금제가 싼 것처럼 보이지만 약정 할인을 적용하면 이동통신 3사의 요금제가 더 싸다는 것이다.
KT 자회사인 KT 엠모바일과 삼성 에스원은 최근 ‘알뜰폰 5G 요금제’를 출시했다. KB국민은행의 알뜰폰 브랜드 ‘리브M’도 지난 10월 5G 상품을 내놨다. 알뜰폰 5G 중에는 리브M의 라이트 요금제(월 4만4000원) 가장 싸다. 기본 제공 데이터(9GB)를 다 쓰면 데이터 속도가 1Mbps로 줄지만 계속 쓸 수는 있다. KT 엠모바일의 스페셜 요금제는 월 7만7000원이다. 데이터를 200GB를 제공한 뒤 초과하면 데이터 속도가 10Mbps로 떨어진다. 에스원의 프리미엄 요금제는 KT 엠모바일과 조건은 비슷하지만 가격(월 6만3800원)은 저렴하다.
반면 이동통신 3사의 가장 저렴한 5G 요금제는 월 5만5000원이다. 여기에 25%의 선택 약정할인을 적용하면 월 4만1200원으로 알뜰폰 최저요금(4만4000원)보다 싸진다.
알뜰폰 사업자의 5G 요금제 중 스페셜이나 프리미엄 구간은 월 6만3800원부터 7만7000원까지 분포한다. 이동통신 3사는 월 7만5000원~8만원 선이다. 약정할인을 추가하면 월 요금이 5만6210~6만원으로 떨어진다. 알뜰폰 스페셜 상품 중 가장 싼 요금제(에스원 프리미엄·6만3800원)가 KT베이직(6만원)보다 비싼 셈이다.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하는 영화표 무료 제공 등 멤버십 할인혜택까지 고려하면 알뜰폰의 5G 요금제 경쟁력은 더 떨어진다. 익명을 원한 직장인 이모(34·서울 종로구)씨는 “부모님 휴대전화를 바꿔드리며 알뜰폰을 알아보고 있었는데 이동통신사보다 비싼 가격을 제시해 깜짝 놀랐다”고말 했다. 그는 “알뜰폰이란 이름만 믿고 가입했다 손해를 볼 뻔했다”고 덧붙였다.
알뜰폰 사업자들은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5G망의 도매가격이 비싼 만큼 소비자 가격을 더 낮출 수 없다는 설명이다. 알뜰폰 사업자가 이동통신사에 내는 5G망 도매대가는 이동통신사 요금의 약 75%다. 정부는 LG유플러스의 LG 헬로비전(옛 CJ 헬로) 인수 조건으로 5G망 도매대가를 66%까지 낮추게 했다. 정부는 KT나 SK텔레콤도 뒤따를 것이라고 기대한다.
알뜰폰 사업자들은 “망 도매대가가 낮아지면 5G 알뜰폰의 최저 요금제를 3만 원대 후반으로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알뜰폰을 선택하는 소비자가 얼마나 많아질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이동통신사의 5G 최저요금에 멤버십 혜택까지 고려하면 알뜰폰을 쓸 이유가 많지 않아서다.
정부가 알뜰폰 사업자한테 5G 서비스 출시를 종용하는 게 적절치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5G는 이동통신사가 아직 네트워크망을 마무리하지 못해 망 임대 단가가 비쌀 수밖에 없다”며 “알뜰폰은 당분간은 LTE에 집중하고 5G는 이동통신사에 맡기는 편이 나아 보인다”고 말했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도 “알뜰폰이 5G 시장에 진입하는 건 시기상조인 것 같다”며 “일단은 LTE에서 좀 더 낮은 가격과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수익에도 유리해 보인다”고 말했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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