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금융감독원의 분쟁조정안을 적극 수용하고 파생결합펀드(DLF) 배상 관련 업무에 최선을 다 하라."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겸 우리은행장은 23일 확대영업본부장 회의에서 이 같이 강하게 주문했다. 손 회장은 "피해 고객에 대한 성실하고 신속한 배상이 신뢰 회복의 첫 걸음"이라면서 "금감원의 조정안을 적극 수용할 것"이라는 방침을 거듭 밝혔다.
그는 또 "배상과 관련해 고객 한 분 한 분의 입장을 적극 반영하고 고객 피해가 최소화할 수 있도록 추가적으로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는 등 최선을 다해 배상에 임해달라"고 지시했다.
아울러 "2020년 경영목표인 신뢰ㆍ혁신ㆍ효율'의 가치를 달성하기 위해 은행의 모든 제도와 시스템을 고객 입장에서 재점검할 것"이라며 "20년 만에 획기적으로 변경되는 성과평가제도(KPI)의 조기 정착을 위해 새로운 리더십을 발휘해 달라"고 당부했다.
본부장들은 손 회장의 지침에 부응해 배상 절차가 완료된 뒤 본부장급 이상 임직원들의 급여를 일부 반납해 소비자보호기금을 만드는 등의 신뢰회복방안을 제안했다.
손 회장의 이같은 주문은 DLF 사태 처리와 관련해 거취에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상황에 나온 것이라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지주 출범 이후 실적을 보면 손 회장의 연임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금융당국의 판단과는 관계없이 DLF 사태에 대한 책임있는 자세를 보인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손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고, 은행장 임기는 내년 12월이다. 손 회장은 1년 간 한시적 겸직을 조건으로 회장에 선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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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금감원은 DLF를 판매한 우리ㆍ하나은행에 불완전판매 6건에 대해 '투자손실의 40~80%를 배상하라'는 분쟁조정위원회 조정안을 발송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두 은행은 독일 국채금리 또는 영국ㆍ미국 이자율스와프(CMS)금리를 기초자산으로 한 파생결합증권(DLS)을 담은 DLF를 총 7950억원어치(지난 8월7일 기준) 판매했다.
지난달 8일까지 손실이 확정된(만기상환+중도환매) DLF 상품 2080억원어치의 평균 손실률은 52.7%(1095억원)다. DLF 투자자의 92.6%(3004명)는 개인이다.
한편 우리은행은 이날 소비자보호를 위한 '자산관리 영업 윤리강령'을 선포하고 영업현장 직원들이 '실천다짐 서약서'를 손 행장에게 직접 전달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한 신임 본부장은 "고객신뢰 회복을 위한 은행장의 간절함과 진심이 크게 느껴졌다"면서 "영업본부 전 직원들에게 잘 전달하고, 저부터 적극 동참하겠다"는 다짐을 밝혔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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