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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물가와 GDP

사상 최저 물가, 체감금리만 12년만에 최고치로 끌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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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낮아질수록 실질금리 높아져…투자 감소, 소비 둔화 일으켜

9월엔 1.93%까지 올라…2007년 11월 1.98% 이후 최대

실질금리 오르면 '긴축적 통화정책' 기조 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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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경제 온도를 측정하는 근원 물가상승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소속 36개국 중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떨어진 원인은 주요 품목들의 물가가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상품, 집세, 개인ㆍ공공서비스 모두 하락


17일 한국은행과 OECD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상품, 집세, 개인ㆍ공공서비스 4개 품목별 근원물가상승률은 모두 OECD 가입 30개국(세부자료 활용 가능 국가) 중 중간값보다 한참 아래였다. 상품부터 수요 압력이 약해졌다는 것을 보여줬다. 상품은 올해 3분기 OECD 중간값(0.6%)보다 0.2%포인트 낮은 0.4%를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부터 중간값 아래에 있었다.


자영업자 상황을 드러내는 개인서비스 역시 지난 2분기(2.1%)부터 중간값(2.7%) 밑으로 떨어져 3분기(우리나라 2.1%ㆍ중간값 2.3%)에도 이런 상황을 유지하는 중이다. 전ㆍ월세를 포함한 집세와 공공서비스는 OECD 중간값에 못 미친 지 오래다. 2017년 4분기부터 중간값(1.6%) 이하로 내려앉은 집세(1.3%)는 격차를 점점 벌려 올해 3분기엔 -0.2%로 중간값보다 2.2%포인트나 낮았다. 복지정책이 늘어나면서 공공서비스도 2017년 2분기부터 중간값 아래로 주저앉아 3분기 현재 중간값(1.5%)보다 한참 떨어진 -1.2%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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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9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은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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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부터 부진한 경기가 근원물가를 끌어내리는 모습이 더 뚜렷해진 것도 특징이다. 한은이 근원물가를 움직이는 단기변동요인을 분석한 결과 경기요인은 2016년 이후 -0.1%포인트를 보이다가 올해 1ㆍ2분기 -0.2%포인트, 3분기엔 -0.3%포인트까지 내려갔다.


◆실질금리 올라 사실상 '긴축' 효과


저물가 현상을 경계해야 하는 이유는 물가상승률이 낮아지는 시기에 한은에서 결정하는 명목금리가 고정돼있으면 기업과 가계가 체감하는 실질금리(명목기준금리-물가상승률)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한은이 올해 7월과 10월 기준금리를 두 차례 내렸지만 실질금리는 오히려 급등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물가상승률이 0%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자 화폐가치가 올라가며 실질금리가 상승한 것이다. 이 경우 경제주체들이 느끼는 이자 부담이 늘어나며 '긴축적 통화정책' 기조가 형성되고 설비투자 감소, 민간의 소비 둔화와 같은 부작용이 일어난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을 적용한 우리나라 실질금리는 11월 기준 1.10%로 집계됐다. 지난 9월엔 1.93%까지 찍어 2007년 11월(1.98%) 이후 1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9월(-0.59%)에 비해 크게 오른 셈이다. 실질금리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하락 기조 때문에 낮은 수준을 유지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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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최근 3년간(2016~2018년)은 '마이너스~0%대'에 머물렀었다. 그러다 올해 상반기에 실질금리 1%대가 굳어지고, 하반기에 2%에 육박할 정도로 오른 가장 큰 이유는 디플레이션 우려를 불러올 정도로 낮은 물가상승률에 있다.


근원물가상승률을 대입한 실질금리 역시 11월 0.72%로 작년 11월(0.51%)보다 0.2%포인트 상승했다. 올해 3ㆍ4ㆍ5ㆍ6ㆍ9월에는 1% 넘게 올랐다. 5월 1.18%는 2014년 2월(1.11%) 이후 최대치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예금금리는 1대, 대출금리는 3%선을 오가는 상황에서 실질 기준금리가 1%포인트 이상 오르게 되면 기업과 가계가 느끼는 부담이 (과거 고금리 시절보다) 훨씬 크다"고 진단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실질금리 상승 부작용이 설비투자 급감 및 자영업 부진, 한계가구의 소비 둔화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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