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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라가르드 지원 나선 바이트만 "독일, 재정지출 늘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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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 내 대표 매파서 정책 전도사로?
"재정 흑자가 ‘집착’이 되면 안돼"
감세 등 ECB 정책 동참 촉구
줄곧 반대해왔던 마이너스 금리도
"경제 부양·고용률 상승에 도움"


파이낸셜뉴스

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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옌스 바이트만 독일 분데스방크 총재(사진)가 독일 정부에 재정지출 확대를 촉구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마이너스(-) 금리 불가피성도 강조했다. 바이트만 총재의 이같은 발언은 크리스틴 라가르드 신임 ECB 총재의 정책을 뒷받침하겠다는 의사를 뚜렷하게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ECB내 대표적 매파로 마리오 드라기 전 총재 당시 ECB 정책에 사사건건 반대해 드라기가 '내놓은 자식'쯤 취급했던 바이트만 총재가 달라졌다. 그는 지난 주말 라가르드 총재의 정책에 확실한 지지의사를 밝혔다.

15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바이트만은 독일 '쉬드도이치 차이퉁'과 인터뷰에서 독일 정부에 재정정책을 촉구하고, 재정흑자가 '집착'이 돼서는 안된다고 경고했다. 또 ECB 마이너스 금리에 대한 그동안의 반대를 접고 불가피성과 정책효과 극대화를 위한 재정정책 병행을 촉구했다. 아울러 바이트만은 라가르드가 취임 일성으로 ECB 정책 최우선 순위를 '기후위기'에 두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서도 ECB가 통화정책을 통해 기후위기에 어떻게 대응할 수 있을지는 회의적이라면서도 당위성과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한다고 밝혔다.

■ "재정흑자 집착해서는 안돼"

바이트만은 이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정부에 재정확대를 촉구해 독일 등 재정 흑자국의 경기부양을 강조하고 있는 이코노미스트들과 ECB의 압박에 동참했다. 그는 "단기적으로 재정을 동원해 투자나 시민들에 대한 부담 경감(감세)를 통해 기본 성장 여건을 강화하는 것에 대한 반대는 있을 수 없다"면서 재정을 동원한 인프라 투자와 감세를 촉구했다. 바이트만은 재정정책을 통해 교통망을 확충하고, 효율적인 디지털 인프라를 구축하며 기후위기를 완화시킬 수 있는 친환경적인 에너지 공급을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교육 지출 투자 확대 역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독일 정부의 오랜 '주문(만트라)' 같은 역할을 한 '블랙제로(균형재정)'가 이제는 제 역할을 다 했으며 이것이 집착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독일은 1차대전 이후 하이퍼인플레이션으로 심각한 고통을 겪었고, 결국 아돌프 히틀러의 나치당이 등장하면서 독일을 2차대전 소용돌이 속으로 끌어들였다는 자성 속에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한 균형재정을 고수해왔다.

바이트만은 이제 그런 금기를 깰 때가 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블랙제로'는 건전한 재정을 담보한다는 목적에 충실히 봉사해왔다면서 "지금까지 이는 잘 지켜져왔다"고 평가했다. 바이트만은 그러나 "블랙제로가 집착이 되도록 해서는 안된다"고 못박았다. 독일 정치권에서도 변화의 기조는 감지된다. 연정 파트너인 사회당의 올라프 숄츠 재무장관은 최근 '재정건전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라는 단서를 달기는 했지만 사회당 새 지도부의 공공투자 확대 정책을 지지한다고 선언한 바 있다.

■ ECB 정책 전도사 된 바이트만

바이트만은 ECB 통화정책에 대한 그동안의 입장도 180도 바꿨다. 드라기 전 총재 시절에는 모든 것에 반대한다는 '나인 주 알룸(Nein zu Allum)'으로 간주돼 드라기가 아예 관심을 끊었던 바이트만은 라가르드 취임 이후 ECB 정책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인물로 탈바꿈했다. 그는 이날 인터뷰에서 자신이 그동안 줄기차게 반대했던 마이너스 금리를 옹호하고 나섰다.

바이트만은 "통화정책이 확장적이지 않았다면 어땠을지를 자문해봐야 한다"면서 마이너스 금리는 "경제를 부양했고, 고용과 임금을 끌어올리는데에도 도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같은 저금리 상태에 필요 이상 갇혀 있어서는 안된다는 것이 중요하다"며 라가르드가 강조한 재정정책 병행의 필요성을 재확인했다. 바이트만은 아울러 라가르드의 통화정책 1순위를 기후위기에 두겠다는 발언에 대해서도 "중앙은행들이 스스로 기후정책을 만들 수는 없고, 이는 정부와 의회의 몫"이라면서도 "기후변화와 기후정책이 중앙은행의 핵심 임무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를 반드시 이해해야 한다는 점에서 라가르드의 발언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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