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정의당, 수위 높여 상호 비판
이인영 "원점에서 다시 협상 시작"
文의장 "여야, 상식 갖고 협상해야"
선거법 등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를 놓고 찰떡 공조전선을 형성해오던 '4+1 협의체(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 당권파·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가 삐걱대고 있다. 내년도 예산안 512조3000억원 통과를 이끌며 단일 대오를 형성했던 '4+1 협의체'는 각 당의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선거법 앞에서 멈춰섰다. 21대 총선이 불과 4개월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선거법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출마예정자들의 혼선도 커지고 있다.
■밥그릇 싸움에 '본회의' 또 무산
16일 정치권은 두 차례 원내대표회동을 진행하며 임시국회 본회의 일정과 패스트트랙에 대한 협상을 이어갔지만 협상은 모두 결렬 됐고 본회의는 아예 개의조차 못했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본회의 무산'을 발표하며 "책임을 통감한다. 모욕적이고 참단한 심정으로 잠을 이룰 수 없다"고 토로했다. 문 의장은 "집권여당은 물론 제1야당을 비롯한 모든 정당이 무거운 책임감으로 현 상황을 타계하기 위한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며 "제발 상식과 이성을 갖고 협상에 적극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현재 4+1 협의체는 '지역구 250석-비례대표 50석 안'까지 이견을 좁혔다. 비례대표 의석을 받을 수 있는 기준인 '최소 정당 득표율' 3% 설정과 선거구 획정을 위한 인구 기준일을 '선거일 전 3년 평균'으로 확정하는 방안에도 공감대를 이뤘다.
하지만 '비례대표 연동률 50%'에 대해 민주당과 군소정당의 입장이 엇갈렸다. 민주당은 비례대표 50석 중 25~30석에 대해서만 연동률 50%를 적용하자는 수정안을 내놨다. 하지만 군소정당들은 비례대표 50석 전체에 대한 50% 연동률을 고수하고 있다. 석패율제 관련 이견도 큰 상황이다.
■'4+1 공조' 균열 책임공방
민주당과 정의당은 '4+1 협의체' 균열에 대한 책임공방을 펼치고 있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정의당이 선거법에만 매몰돼 검찰개혁 법안 논의에는 거의 나타나지도 않고 있다"면서 "제시해 놓은 협상안도 곧바로 번복해버리곤 한다"며 날을 세웠다. 반면 정의당은 "민주당이 기득권에 집착한다"고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어 '4+1 협의체' 복구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민주당은 패스트트랙 법안 수정안 도출 대신 '원안 상정'으로 입장을 정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4+1 협상이 난항에 직면했음을 고백한다"며 "원점에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다시 협상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4+1협의체와 함께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원내교섭단체 협상 채널을 되살려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겠다는 뜻이다.
이에 한국당은 즉각 호응했다. 김재원 한국당 정책위의장은 기자들과 만나 "원안 상정 시 당내 표결 참여를 설득하겠다. 의원들의 자유투표가 보장된다면 당연히 표결에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당이 선거법 투표 의사를 밝힌 것은 패스트트랙 원안을 상정해 무기명 투표에 나설 경우 부결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기 때문이다.
■예산 부수법안·민생법안 처리 지연
민주당은 17일 패스트트랙법안을 본회의에 올린뒤 19일부터 새로운 임시국회를 열어 이를 처리할 방침이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민주당 입장에선 검찰개혁 법안 통과를 위해 군소정당에 선거법 개정안을 양보한 측면이 크다"면서 공수처 설치법과 검경수사권 조정 법안 통과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한국당이 선거법 개정안 원안 상정시 표결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검찰개혁법안에 대해선 필리버스터를 예고하고 있는 만큼, 충돌이 예상된다. 국회가 또다시 극한 대립에 빠지면서 예산안 부수법안과 데이터3법·유치원3법 등 개혁·민생법안 처리도 지연될 전망이다.
juyong@fnnews.com 송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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